최선호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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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다시 노을처럼 타오르는 조옥동 시인

-「내 삶의 절정을 만지고 싶다」를 읽고

 

 

 

 

  다년간 UCLA 의과대학 연구실에서 화학자의 길을 걷고 있는 조옥동 시인의 제2시집 「내 삶의 절정을 만지고 싶다」가 최근 도서출판 고요아침에서 열린시학 시인선으로 출간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시는 영혼의 뜨거운 울림이다. 그러므로 시는 인간을 영적 감동으로 정화시켜 내는 극적인 비밀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세상은 더욱 밝고 아름다운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이를 앞질러 정진하고 있는 조옥동 시인은 화학자이면서 문인의 길에 정진하고 있는 보기 드문 시인이다.

 

  수년 전 출간된 처녀시집 「여름에 온 가을엽서」에 이어 제2시집에서 퍼내는 시정(詩情)이 우리를 한결 더 뜨겁게 감동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숨가쁜 호흡이 아니면 그냥 넘길 수 없는 이민생활의 생생한 현실감(철새 아이 들), 조국에 대한 뜨거운 사랑(남겨진 노래), 고향 그리움, 인간 본연의 향수, 과거 현재 미래 속에 존재하는 삶의 환경적 간격을 치밀하게 자(尺)질하고(어느 묘 비 앞에서, 데스벨리), 삶의 고독한 휴식처를 보여 주는가 하면(간이역 하나), 비 온 뒤 실개천 흐르듯 이어져 흐르는 문장의 묘미(귀거래사), 절절한 눈물로 짜 올린 한국의 여인상(외할머니전 상서), 원초적 자아발견의 열망(태초에 나는 무엇 이었을까)… 주옥같은 시 61편이 진귀한 의미의 깃발이 되어 아름답게 나부끼고 있는 것이다.

 

  평범 속에 비범이 있듯이 평범한 시어(詩語)들이 보석처럼 빛나는가 하면, 서정(抒情)의 옷자락을 여며 언어의 오색실로 비단 누비듯 누벼낸 시편들이다. 갈피마다 서려있는 그 영롱함에 오히려 눈물나는 언어들의 유영(遊泳)을 본다. "다시 노을처럼 타고 싶다"(남겨진 노래) 는 조옥동 시인은 "돌아보면 눈으로 피를 흘린 거야"(씨앗이 된 것들), "수평선 위에/바닷새 한 마리/불타고 있다", " 하루의 제물을 바치고 있다"(황혼)고 자신의 솔직한 고백을 절절히 퍼내고 있다.

 

  조옥동 시인의 대학 캠퍼스에서 시작(詩作)했던 소녀시절이 무지개를 퍼 올린 옹달샘이라면 이제는 그 찬란한 무지개가 곱게 내려앉는 오곡이 무르익는 가을들판을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 오기에는 풍부한 언어의 조탁(彫琢), 자연과 인생에 스며있는 의미의 사유(思惟), 잉크가 아니라 피로 쓰고 지우고 또 쓰는 작업의 끊임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훌륭한 시를 써내면서 우리의 가슴에 감동의 불을 지펴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로 하여 많은 영혼들이 위로를 받게 되고, 세상은 더욱 밝아지는 것이다.

 

  조옥동 시인은 어린 시절부터 글재주가 뛰어났고, 1960년대 초, 사울사대 재학 시 화학도로서 중앙일간지에 시를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당시 조병화 시인에게 발탁되어 대견하리만큼 놀라운 칭찬을 받아낸 재원이다.

 

  문정희 시인(동국대 석좌교수)은 "…오늘 이 시집이 우리의 가슴을 잡아당기며 긴 울음을 토해 놓는다", 나태주 시인은 "…한 장의 리트머스 시험지같이 반응하 는 시인의 시들은 우리에게 많은 삶의 추억들을 제시해 준다", 이승하 시인(중앙 대 교수)은 "세월의 갈피 속에 접힌 아픔을 만나기 위하여…시인은 긴 순례를 마 치고 언어의 연금술사가 되어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서정주)의 자세를 보여준다" 며 이구동성으로 조옥동 시인을 치하하고 있다.

 

  미주 한인사회에 귀감으로 활동을 넓혀 한국시단에 우수시인으로 선정되기까지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제3집에 더 큰 기대를 거는 바이다. - 최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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