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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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산문 수잔 브링크의 눈물

2016.12.13 16:33

최선호 조회 수:176

 

 

수잔 브링크의 눈물

 



 사람 누구에게나 눈물이 있다. 물기 중에 가장 빨리 마르는 것이 눈물이라고 하지만 눈물은 언제 어디서나 '눈물'로만 끝나지 않는다. 뜨겁게 흐르면서 우리의 두 눈을 씻어 더 밝은 마음으로 하나님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소리 없이 눈에 맺히거나 볼을 적시며 흐르지만 우는 것은 눈이나 볼이 아니다. 마음이 우는 것이다. 바로 그 인생 심령의 샘에서 퍼 올리는 가장 진한 목숨의 진액이 우는 것이다. 그러므로 눈물은 피와 다를 바가 없다.

 냇물이나 강물은 둑을 쌓아 막을 수도 있고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할 수도 있지만 눈물의 힘은 막을 길이 없다. 눈물 속에는 믿음, 소망, 사랑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믿음, 소망, 사랑 중에 그 어느 것도 들어 있지 않는 눈물은 눈에서 나오는 물일 뿐, 인간이 흘리는 진정한 눈물은 아니다. 눈물다운 눈물은 진실하게 인생을 사는 자만이 흘릴 수 있는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이다.

 눈물로 사귄 친구, 눈물로 키운 자녀, 눈물로 섬기는 교회, 눈물 선교, 총이나 칼이 아닌 진정한 눈물의 정치…, 눈물다운 눈물 속에 보이는 참 인생 위에 하나님의 나라는 건설된다.
 
 엄마 품에 포근히 안겨 사랑을 독차지 할 2 살 반의 나이에 스웨덴으로 입양된 한국의 어린이가 26 년이 지난 지금, 어엿한 주님의 사역자가 되어 우리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수잔 브링크. 그녀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과 시시각각으로 저며드는 냉대와 설움의 세월을 홀로 걸으면서 얼마나 많이 울었을까!

 핏덩이에 지나지 않는 어린것이, 내던져지듯 이역만리 낯선 땅으로 보내진 후, 양부모에게 받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못 견디게 아파하면서 실오라기 하나 잡히지 않는 현실을 살아온 그녀,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야 할 13 세 나이와 묘령을 지나면서 두 번씩이나 자살을 기도했던 그녀의 눈물 온도는 과연 몇 도쯤이었을까? 생각만 해도 저려오는 자신의 입양생활에 한없이 울고 또 울었다.

 그러나 그녀가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에 영접하고부터는, 원통하고 분하고 외로워서 흘리던 눈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사와 은혜의 눈물로 변화되었다. 진실로 그 뜨거운 눈물 속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발견하게 되자 이전보다 더 진한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한인 해외 입양아로 최초의 선교사가 된 그녀는 자기를 버린 생모도, 속속들이 학대하던 양부모도 미워하지 않는다고 자신의 진실을 털어놓았다. 스웨덴을 중심으로 3 만 5 천여 한인 입양아들을 위해 눈물로 헌신하겠다는 눈물의 여왕 수잔 브링크야말로 오늘을 사는 지혜의 울음을 울고 있다.

 현대의 아픈 가시밭 문화에 주님 사랑으로 피어난 향기 짙은 꽃, 수잔 브링크의 눈물은 모든 이의 가슴에 시들지 않는 백합으로 피어날 것이다.(1992. 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