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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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산문 죽음

2016.12.11 14:48

최선호 조회 수:3

 

 

 

 

죽음

 

 
  어느 해던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세상을 떠나기 전에 세상 떠날 준비를 착실히 해놓은 목사 한 분을 보았다. 팔순이 넘기까지 오직 성직자로서의 본분을 어그러뜨리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오신 분인 줄 안다.  한창 일할 나이에는 교회 담임자로서 목회에 전념도 하였고, 한때는 목회자들을 양성하는 신학교 교수로도 봉직했으며, 원로가 된 후에도 자신이 속해 있는 교단이나 교회 또는 우리 이민교계를 위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기도는 물론, 선배 목사로서의 후배들에게 권계도 끊임없이 해온 분이다.

 
  그가 어느 날 모 시인을 만났다. 그 시인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던 중 어느 모임에서 맞닥드리게 되었다. 시인과 악수를 나누자마자 끼고 있던 종이 봉투를 시인에게 건네주며 시 한편을 써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그러면서 "이 봉투 안에는 나의 이력서가 들어있고 그리고 내 생애를 간단히 기록한 글이 있는데 이것을 읽어두었다가 내가 죽거들랑 나에 대한 시 한편을 써서 장례식에서 낭송을 해 주시오."라며 만족한 웃음을 짓는 모습을 보았다.

 

 

  그 분은 자신이 묻힐 땅, 자신을 묻을 장례비용 등을 준비해 놓았을 뿐 아니라, 자신이 소장했던 책이라든지 그 외 갖가지 소장품들을 모두 정리했고, 자녀들이나 아웃들에게 나누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기도를 드리고 있다는 말까지 했다.

 

 

  늙은 체구에 깡마른 모습이었으나 항상 꼿꼿하게 몸을 펴서 걸었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마다 웃음으로 대하며 남달리 간절함을 느끼도록 권면도 하고 축복도 해 주곤 하였다.

 

 

  그런 얼마 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물론, 그 분의 부탁을 받았던 그 시인은 시 한편을 지어 장례식에서 낭송을 했다. 그 뿐 아니라, 그 장례순서 모두가 이 분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기 전에 준비하고 부탁해 두었던 그대로 진행이 되었다. 이 분은 갑자기 숨을 거둔 것이 아니라, 정성 들여 죽음준비를 하면서 하나님과 영적 교통을 하는 동안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지난 17일 오후 8시 30분쯤, 승객과 승무원 2백 스물 아홉 명을 태우고 뉴욕 케네디 공항을 이륙한 TWA 항공 보잉 747기가 출발 수분만에 고도 1만 3천 피트 상공에서 폭발하여 산산조각이 난 상태로 롱아일랜드 인근 해상에 추락했다.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보도를 들었다. 2백 스물 아홉 명의 생명이 순식간에 죽음을 맞이했다. 죽을 준비는커녕, 죽음이란 생각조차 못한 사람들이었다.

 

 

  온 가족이 휴가를 받아 여행길에 오른 사람. 결혼을 하기 위해 행복을 안고 탑승한 사람, 용무를 마치고 돌아가거나 용무가 있어서 길을 떠난 사람. 뿐만 아니라 비행기를 목적지까지 안전운행을 해야 한다는 절대적인 생각으로 이륙한 비행사에 이르기까지 죽음을 예측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엄청난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는지. 아직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나님은 우리 인생에게 영생을 주셨다. 영원히 죽지 않는 삶을 주셨지만 인간의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인간은 죽음을 택하고 말았다. 그래서 우리는 죽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되었다.

 

 

  죽음은 영원한 벌이다. 죽음은 하나님의 진노하심이다. 죽음은 영원한 멸망이다.죽음은 하나님으로부터의 분리이다. 이것은 인간이 택한 무섭고 어두운 길이다.

 

 

  그러나 우리를 살려, 다시 사는 영생의 문을 열어 주시는 분이 이 땅에 오셨다. 그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는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망 권세를 깨뜨리셨으므로 성도들은 이 죽음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성경은 성도의 죽음을  예수 안에서의 잠, 축복 속에 쉼, 이 당에서의 삶보다 더 유익함, 평강을 누림, 의의 면류관을 얻음 등으로 묘사하고 있다.

 

 

  준비한 죽음이든, 갑자기 맞은 죽음이든, 하나님 안에서의 죽음은 부활이 약속된 죽음이다.

 

  요한복음 6:40에
  "내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보고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는 것이니 마지막 날에 내가 이를 다시 살리리라"고하셨다.

  그러므로 어떤 모양으로 죽었든, 주 안에서 부활이 있을 것을 믿는다. 이것이 바로 불가능한 인간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 있는 은혜이기 때문이다. (1996. 7.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