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1
전체:
281,077

이달의 작가

 

 

'한흑기독교연맹'태동을 보며

 

 

 

  인종 또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인종차별, 인종분리, 심지어 인종격리 등의 갖가지 정책이 꼬리를 물어 사회적 정치적으로 심각성을 야기 시켜 왔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로디지아에서의 흑인문제 등은 인종주의(racism)의 편견으로 인류사에 아픈 획을 그었다.

 

  오늘날 미국에서의 다인종사회가 더욱 복잡해지고 특히 극심한 경제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데다가 타인종과의 위화감에서 야기되는 상황을 참다못해 분별없이 저지르는 일들로 하여 특히 한인과 흑인 사이에 심각성이 날로 증폭되고 있음은 자타의 공인 사실이다.

 

  누가 누구를 탓할 때는 지났다. 이미 우리 집에 붙은 불이다. 뒷전에 앉아서 이러니 저러니 탁상공론을 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수수방관 하다가 인종폭동이 폭발한다면 누구의 책임이라 할 것인가?

 

 이에, 예방책을 세우고 한. 흑 간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서로의 친선을 도모하며 진정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지속적으로 나누기 위하여 '한.흑기독교연맹'이 태동을 보게 된다니 각박한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기회를 한.흑문제 해결의 절호의 기회로 잡아야 한다. 따라서 역사를 거울 삼아 미래를 향한 밝은 눈을 떠야 한다. 그러자면 한.흑기독교연맹 태동과 함께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몇 가지 생각해 보기로 하자.

 

  첫째로, 쌍방의 시대정신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정확한 목표를 찾아 명중시켜야 한다. 시대정신은 그 시대의 불가피한 객관적 정신이라는 관점에서 그 시대를 사는 개인이나 단체, 문화의 모든 체계는 그 시대정신에 의하여 좌우되므로 우리로서는 흑인사회의 구체적인 목적, 가치, 사고방식 및 미래에 대한 비전 등에서 일반적 상황과 특수상황을 확인하고 이해하며 전체적인 사회의 발전과 관련을 갖고 목표를 향한 걸맞는 규모의 계열을 형성해야 한다.

 

  둘째로, 상대방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건설적으로 도와야 한다. 그들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우리가 하자고 하면 결과는 뻔하다. 문제의 심각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절실한 문제 해결에 우리가 앞장 서 주어야 한다. 그들의 시대정신 속에 선봉자로서 우리의 위치를 굳혀야 한다.

 

  셋째로, '한.흑기독교연맹'만의 문제가 아니라 양 커뮤니티 전체의 과업으로 확산, 결속되어야 한다. 산발적인 노력을 피하고 한 곳으로 모여야 한다. 따라서 새로운 시대정신을 창조하고 커뮤니티로서의 자세를 확립하여 상대방의 입에서 진실로 '감사합니다'란 고마움이 절로 나오도록 우리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다음으로, 하나님 앞에서 거리낌없이 우리의 최선을 다해 상대방을 도와야 한다. 그 방안을 예시해 보자면

 

 첫째로, 의료기술을 동원하여 연차적으로 시술사업을 확장해야 한다. 심장수술, 개안수술 등을 통해 깊이 있는 우리의 충정을 그들에게 심어야 한다.

 

 둘째로, 교육의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장학사업, 취직을 위한 기술교육 등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지위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로, 가능한 한 한인 기업체에 흑인을 고용해야 한다.

 

  넷째로, 쌍방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가운데 종교행사를 마련하고 기도로 도우며 복음증거에 힘써야 한다.

 

  이 모든 일들을 우리의 각고 끝에 실천해 간다면 인류역사는 훈훈해지고 주님의 사랑 실천과 복음의 물결이 그들의 가슴에서 진정한 감사의 눈물로 흘러나올 것 아닌가. 예수 그리스도는 말고의 귀를 자른 베드로에게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하나니 칼을 칼집에 꽂으라"고 명령하셨다.

 

  한.흑기독교연맹 태동과 함께 쌍방 전체의 결속을 통해 비극의 종지부를 찍고 행복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바란다.(1991. 10.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