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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산문 동시 가입

2016.12.12 15:19

최선호 조회 수:3

 

 

동시 가입

 

 

 

  이 달 17일은 남북한이 UN에 동시 가입하는 역사적인 날이다. 제 2차 세계대전 후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고 국제우호관계를 촉진하며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인도적 문제에 대한 협력을 달성하기 위하여 성립된 평화기구인 UN 회원국 의자에 남. 북한이 나란히 앉는다.


  이로써 '동족상잔'이니 '이산가족'이니 하는 말들이 우리 입가에서 가셔지고 그야말로 진정한 평화가 우리 조국 땅에 내려야 하겠다.

  연속되는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해 온 남북한 지도자들의 노고도 노고이려니와 7천만 동족의 눈물어린 염원이 기쁨으로 여물어 가고 있음을 하나님께 감사 드린다.


  요즈음 북한에서의 종교관이 긍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종교를 아편으로 단정, 말살대상으로 삼았던 북한 당국이 '장려할 필요가 있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김일성 주석은 지난 8월 1일, 조평통, 범민련 간부들과 가진 담화에서 '종교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지고 종교를 믿는 사람과의 사업을 잘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3백 명의 신도가 섬기는 봉수교회, 그리고 이 달에 완공예정인 칠골교회와 5백여 개의 가정교회가 있는 북한엔 성경과 찬송가가 충분하며 연간 50-1백여 명씩 전도하고 있을 뿐 아니라 72년에 창립된 평양신학원에서는 3년 주기로 10명 내외의 학생을 모집, 목사, 전도사를 배출하는가 하면 도시 및 지방에도 교회를 신축할 예정이어서 현재 1만여 명의 성도에서 앞으로 신자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북한에선 어색하나마 기독교가 주체사상과 모순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논리가 개발되는가 하면 "기독교의 '네 이웃을 사랑하라'와 주체사상의 '사람 중심의 사상'은 같은 개념"이라고 강조하고 '기독교는 복음 내에서의 자유를, 주체사상은 사회주의 체제 내에서의 자유를 구가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 지이다 라고 한 주기도문의 말씀과 같이 주체사상은 북한 땅에 천국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어쨌거나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이 떠오른다. 기독교가 뿌리 내리기 까지 부딪치는 수난과 착오와 투쟁은 언제 어디서든지 있어 왔다.

 

 칠골교회가 이 달에 완공된다고 한다. 이 달은 남북한이 UN에 동시 가입하는 달이기도 한데 무슨 깊은 연관이 있는 성도 싶고, 나성영락교회가 초청한 고 김계용 목사 유족이 불원천리 나성영락교회를 방문해 줄 것 같기도 하다. 칠골교회의 완공과 함께 김일성 주석의 어머니 강반석 여사의 믿음의 고리를 이어 김 주석은 물론 온 가정과 동포들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사울이 바울로 변하듯, 하나님의 사랑 받는 크리스천이 되는 변화가 일어난다면 얼마나 반가운 일이겠는가!

 

  더욱이 성직자 앞에 겸손히 무릎을 꿇고 세례 받는 모습은 우주의 근본원리인 하나님의 경륜을 따라 구원의 반열에 오르며 영생으로 가는 길목에 나서는 일이 아니겠는가. 이런 감격의 역사가 있는 날, 제도와 체제, 이념과 사상을 초월하여 하나님의 사랑 물결이 삼천리 금수강산에 삽시에 찰 것만 같다.

 

  UN에 동시 가입하는 이 달에 하나님 사랑에도 동시 가입하는 축복이 조국강산에 임하기를 빈다. (1991.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