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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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산문 옛 사진을 보며

2016.12.13 16:14

최선호 조회 수:41

 

 

옛 사진을 보며

 


  여성으로 가장 아리따운 20대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청상 과부 되어 70 평생을 살아온  한 여인의 파란만장한 얼굴에서 너희 일인들의 만행을 본다. 침략주의와 강권주의를 밥먹듯 자행하면서 외침에 능했던 일인들은 자유 대한을 식민지로 짓밟고 누르고 국민을 때리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면서 이곳 저곳에서 처절한 곡성 듣기에 재미를 붙이던 너희가 아니냐? 심지어 산골 제암리까지 찾아가서 예배당 문을 봉하고 불을 질러 교인들을 화장하고도 진정한 참회와 눈물을 흘릴 줄 모르는 자들. 너희는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말살했다.

 

  제암리 예배당이 불타는 그 순간에 살아남은 이 여인을 보라. 이 여인의 억울하고 외로운 70 평생을 무엇으로 어떻게 보상하겠는가?

 

  전동례 장로! 그녀는 예배당이 불타던 그 현장의 마지막 증인이었다. 남편과 전 교우들을 잃고 70 평생을 홀로 살면서 지암리교회의 장로가 되어 교회를 섬기다가 90여 세를 일기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지만 전 장로는 하나님 앞에 가서 일인들의 터무니없는 만행을 아뢰었을 것이다.

 

  힘없고 나약한 민족이라고 멸시와 천대로 악마 같은 행동을 자행하면서 남자는 징용으로 여자는 정신대로 막무가내 끌어다가 인간 대접은커녕 노예처럼 부렸던 너희가 아니냐? 우리의 문화를 말살하려 들었고, 우리의 말과 글을 빼앗고, 심지어 우리의 제기(祭器)까지 빼앗고, 학교운동장까지 갈아엎던 너희가 아니냐? 정치적 탄압, 경제적 착취, 사회적 노예화, 창씨 개명 강요, 재산과 자원의 몰수, 뿐이랴! 무기 제조에 혈안이 되어 쇠붙이 공출을 강요하고 심지어 성당의 종까지 떼어놓던 그 잔인한 모습을 무엇으로 씻을 수 있느냐?  

 

  나약한 여성을 끌어내어 부역을 시키고, 가정을 지키며 자녀를 키워야 할 주부들을 쉬는 날도 없이 강제노동을 시켰으니 어린이 보호는커녕 철부지들의 불상사가 얼마나 많이 났는지 짐작이나 하느냐?
 
  한국인 권(김)희로 씨가 거의 반평생의 옥살이를 마치고 풀려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유와 평등의 나라 미국에서 한인 이명섭 씨가 자살을 했다. 이명섭 씨는 일본인 회사인 "니폰 익스프레스"사의 사원이었다. 그는 자살 전에 니폰 익스프레스사 사원이 자기에 대해 차별을 했다는 기록을 남겼다. 그래, 미국 땅에까지 와서도 그 버릇 그대로 저질렀다면 일인의 한국민족에 대한 심보는 과연 무엇이냐? 강자에게는 질질 매면서 약자에게는 건방진 너희라면 참으로 비겁하기 짝이 없구나.

 

  1945년 8월 15일, 일본 제국주의의 수뇌이던 덴노헤이까는 두 손을 들어 항복을 했다. 일본이 침략적 근성을 버리지 못하고 얼마나 얄밉게 굴었으면 원자폭탄을 투하했겠는가? 우리도 우리의 노력이나 우리의 힘보다는 외세에 의해 해방을 맞았지만 너희들은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포에 떨며 손을 들었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금치 못하는 바이다. 그래도 우리는 너희를 용서하고자 했다. 개인은 개인대로 사회는 사회대로 민족은 민족대로 깔보던 너희의 미련함을 보고도 이웃의 정을 나누려 했던 우리 민족이다. 그러나 용서는 아무에게나 오는 것이 아니다. 철저하게 회개하는 자에게 주는 값진 선물이 바로 용서다. 눈물을 흘려야 하리라. 회개와 통회의 울음을 울어라. 그러면 참된 용서를 받으리라. 

 

  일인들이여!
 지금, 당신들의 가슴속에 진정한 회개의 눈물이 흐르는가. 아니면 강렬한 증오의 서슬 퍼런 빛만 아직도 감도는가. 무참하게 인생들을 짓밟고도 아직도 악마의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가. 너희가 우리를 짓밟던 1900년대는 며칠 후면 자취를 감춘다. 그러나 너희의 죄과는 감추어지지 않는다.  

 

  진실로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한 민족은 하나님의 진노하심을 피할 길이 없다. 우상 숭배에서 탈피하고 진정한 진리 안에서 국민들을 자유하게 하고 경제동물이라는 그림자를 벗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다시 태어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