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90
어제:
72
전체:
248,403

이달의 작가

밥상

2024.01.10 17:58

Noeul 조회 수:54

밥상 - 이만구(李滿九)

  나보다는 열 살쯤 어린 내 어머니가 멀리서 환히 웃음 짓고 걸어온다

  평상 위에 잠든 날 흔들어 깨운다 

  그때처럼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여남은 살 철부지 동생들 챙기며 울 밑 애호박을 따서 찌개 끓이고 황세기 젖 쪄서 저녁상 차린다

  산 위에서 어렴풋이 비치는 노을빛

  난 툇마루에 앉아 옛 모습 살피며 목이 메어와 한 술 밥도 넘길 수 없다 

  어릴 적, 생계란 하나씩 건네주며 타고난 손금이 있어 넌 좋을 거라던 될수록 멀리 떠나가야 명 이을 거라고 앞 내다보시던 속마음 여쭐 수 없다 

  무엇이 그리 급해 먼저 떠난 젊은 내 어머니가 이국땅까지 찾아와 차려준 꿈속의 밥상을 마주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2 테라스 장미화분 new Noeul 2024.05.11 1
81 오월의 장미꽃 update Noeul 2024.05.01 29
80 최고의 도시락 Noeul 2024.02.03 41
79 정월의 봄비 Noeul 2024.01.28 44
78 이월의 바람 Noeul 2023.06.14 45
77 한 편 만들기 Noeul 2023.06.14 45
76 낙타의 고백 Noeul 2023.06.14 46
75 그림 속 레몬향 물컵 Noeul 2023.06.14 46
74 마음속 줄금 Noeul 2024.01.18 46
73 길 잃은 새 Noeul 2023.06.14 48
72 네 안에 내 모습처럼 Noeul 2023.06.14 48
71 충무공 이순신 Noeul 2024.01.23 49
70 하얀 동백꽃 Noeul 2023.06.14 50
69 11월의 밤 Noeul 2023.06.13 51
68 소풍 Noeul 2023.06.14 51
67 하얀 고백 Noeul 2023.06.10 53
» 밥상 Noeul 2024.01.10 54
65 주홍장미 Noeul 2024.04.13 55
64 밤하늘 그 이름 별들 Noeul 2023.06.13 55
63 어머니의 섬 Noeul 2023.06.13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