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22:04
타인의 해후 - 이만구(李滿九)
눈 오는 숲 헤치고
멈춘 그림자 속으로
그 거리의 옛 추억들
먼 곳의 그리움이기에
다가선 찻집
긴 세월 앞 스치는
회상이 몰고 온 바람결에
싸늘한 찻잔은
이미 식은 지 오래다
겨울 창가에 스치는
얼어붙은
타인의 영역에서
얼룩져 내리는
무거운 침묵의 해후
행여, 믿기지 않아서
그대 앞에 섰노라
머-언 훗날에
잊혀야 할 타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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