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11
전체:
1,291,956

이달의 작가
2006.08.23 11:12

휘둘리다

조회 수 73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휘둘리다/오연희

모난 너
그 써늘한 첫만남의 기억은
까맣게 잊었다
마구 쏟아내는 내 마음의 소리
무한정 수용하는 너
진실된 것 헛된 것 가증스러운 것까지
모두 담아도
침묵할 줄 아는 네가 있어
안심이다
너를 부릴 줄 아는 것이
자랑스러운 세월
낡아져 가는 내 저장기능을 탓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잠시만 홀로 두어도 창문을 닫아걸고
죽은 듯이 잠잠한 너
그 섬뜩한 토라짐에
문고리 살짝 흔들어 생존을 확인한다
한숨 길게 돌리고 나면
‘증명하라’ 엄한 소리
서둘러 나를 입력시킨다
‘접속권한이 없습니다. 다시 시도해 주세요’
한치의 오차도 허용 않는 너
또박또박 나를 입력한 후
숨죽여 기다린다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마다
얼만큼의 거리를 두는
결국은 모난 너에게
마냥 휘둘리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휘둘리다 오연희 2006.08.23 739
116 -도종환의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를 읽고- 오연희 2006.08.09 908
115 지문을 찍으며 1 오연희 2006.08.09 675
114 통마늘 1 오연희 2006.08.09 818
113 오연희 2006.08.09 740
112 Help Me 1 오연희 2006.07.13 748
111 1 오연희 2006.07.13 1072
110 자카란타 꽃잎 떨구며 1 오연희 2006.07.06 932
109 숨쉬는 것은 모두 빛이다 오연희 2006.07.05 771
108 그랜드 케뇬 1 오연희 2006.06.14 743
107 왕의 남자 오연희 2006.06.14 775
106 안부 1 오연희 2006.06.14 692
105 5월의 이별 오연희 2006.06.14 787
104 1 오연희 2006.06.08 809
103 근황(近況) 1 오연희 2006.05.24 835
102 릴레이 오연희 2006.05.24 788
101 ‘모란각’에서 1 오연희 2006.05.10 1009
100 발 맛사지 1 오연희 2006.05.10 1138
99 술떡 1 오연희 2006.03.15 1427
98 그 바람 1 오연희 2006.03.08 81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