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2017.07.01 22:17
비
정용진 시인
비실비실 비가 내린다.
내리는 빗방울이
마른땅의 가슴을
촉촉이 적셔주는 모습을
나는 사랑한다.
빌빌 빌 거리를 헤매며
갖은 고생을 밥 먹듯 하던
머슴의 자식이 마을로 돌아와
성가를 이룬 것을
나는 기뻐한다.
비 오는 날이면
마른 대지를 뚫고
힘차게 솟아오르는
생명들의 환호여!
아! 아!
비개인날의
벅찬 환희가 아름답다.
언 땅을 가르고
힘차게 솟는 생명들의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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