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산에서

2016.12.06 20:10

채영선 조회 수:76

모리아산에서

 

 

                                         소담  채영선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말씀

한 마디 대꾸도 못하고

돌아서던 그때

날 선 벼랑 아래로

바람결에 날아가버린

한 가닥 깃털이 되었습니다

 

약속과 의지 사이

순종과 무의식 사이

의문과 확신 사이에서

차라리 한 마리 까마귀 되어

마른 가지 끝에서

까악까악 토해내고 싶었습니다

 

긴 침묵의 시간

가룩한 산 녘 하루치 티끌 속에서

모래알처럼 흩어지던  달콤한 속삭임

소문도 없이 찾아와

서로의 눈빛을 두드릴 때

끝이 없는 터널 햇살마저 무디어질 때

밤처럼 젖어들던 두려움

 

이지러진 변명을 중얼거리며

당신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 목숨을

새겨 넣을 이름으로 바꾸어야 할 그때

폭포처럼 무너져 내리던 소망을

기억하시나요,  당신은

댓글 0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 높고 깊고 넓은... 채영선 2016.12.06 49
23 무엇이 보일까 채영선 2016.12.06 17
» 모리아산에서 채영선 2016.12.06 76
21 채영선 시집 <사랑한다면> 해설 채영선 2016.12.21 563
20 채영선 제2시집 < 미안해 >해설 채영선 2016.12.22 178
19 시 / 당신은 채영선 2017.01.22 39
18 *아이오와 글 사랑*을 열며 채영선 2017.01.22 29
17 '상' 주시는 하나님 -창조문학대상을 받고 채영선 2017.03.12 64
16 믿으니까 사랑하니까 -아이오와에서 온 편지 [1] 채영선 2017.03.19 97
15 시와 자연과 당신의 향연 /홍문표 (채영선시집 해설) 채영선 2017.04.26 211
14 시ㅣ 어머니의 소망 채영선 2017.05.11 70
13 시 ㅣ 연어 채영선 2017.05.15 27
12 수필 ㅣ 아기 오리와 어머니 채영선 2017.05.15 67
11 아이오와에서 온 편지 - 소담 채영선 채영선 2017.07.16 58
10 시 ㅣ 향연 - 소담 채영선 채영선 2017.07.16 30
9 시 ㅣ 가보지 않은 길 채영선 2017.07.30 40
8 시 ㅣ 나이아가라 -소담 채영선 2017.08.19 31
7 시 ㅣ 못다 한 고백 - 소담 채영선 2017.08.19 192
6 무 타령 - 소담 채영선 2017.10.05 71
5 안과 병동 -- 소담 채영선 2017.10.05 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