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산에서

2016.12.06 20:10

채영선 조회 수:85

모리아산에서

 

 

                                         소담  채영선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말씀

한 마디 대꾸도 못하고

돌아서던 그때

날 선 벼랑 아래로

바람결에 날아가버린

한 가닥 깃털이 되었습니다

 

약속과 의지 사이

순종과 무의식 사이

의문과 확신 사이에서

차라리 한 마리 까마귀 되어

마른 가지 끝에서

까악까악 토해내고 싶었습니다

 

긴 침묵의 시간

가룩한 산 녘 하루치 티끌 속에서

모래알처럼 흩어지던  달콤한 속삭임

소문도 없이 찾아와

서로의 눈빛을 두드릴 때

끝이 없는 터널 햇살마저 무디어질 때

밤처럼 젖어들던 두려움

 

이지러진 변명을 중얼거리며

당신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 목숨을

새겨 넣을 이름으로 바꾸어야 할 그때

폭포처럼 무너져 내리던 소망을

기억하시나요,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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