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05 20:53
안과 병동
그 문에 들어설 때까지
아무도 짐작할 수 없다
흔하디 흔한
오라 가라는 두 마디에
크고 작은 상자 사이를 오가는
보통 사람에게
다른 상자를 넘본다거나
상자 밖을 내다보는 이른 사치라서
낡은 상자와 새 상자 사이를 요리조리 옮겨 다닐 뿐
때로는 상자 밖을 넘봐야한다
네모난 구멍으로 슬쩍슬쩍 곁눈질도 해야 한다
붉어진 눈으로 넘보는 하늘
마음의 창이 아닌
은빛 찬란한 구멍으로
한눈으로 보아야하는 것은
아스라한 들판에 서 있는 나무
비바람에 모질게 견디고 있는
한 그루 나무의 하늘을 바라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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