놋그릇
2009.08.15 14:44
놋그릇
아웃도어 스왑밋
각종 인종들이
마치맞게 터 잡고 앉아
복작복작 흥정하여
공치고 가는 사람 없는 곳
기웃기웃 나도 섞어 중심이 된다
붐빔 속
구질구질한 헌 것들 나열된 뒤 쪽
심드렁 놓여 있는 놋그릇 하나
갸우뚱,나를 본다
멋 모르고 따라나선 길이
이국땅이었나 보다
본차이나에 밀려나 더부살이로 연명한 듯
이리저리 옮겨다닌 팔자가
명절 때마다 놋그릇 쌓아 놓고
반짝반짝 닦아내던 봉순이 언니 같다
쌩 총각인줄 알고 애까지 낳고 살다
청천벽력 유부남으로 들통난 뒤
맘 못 잡고 떠돌다가
외국으로 갔다는 소문만 들었는데
어느 벽에 못처럼 콕 박혀
잘 사는줄 알았는데
덕지덕지 엉겨 붙은 인곡의 세월
뿌리치지 못하고 데리고 와
지병같은 푸른 녹 박박 벗겨 놓았더니
고봉밥 담아논 듯 배부른 모습이
제 고향 돌아 온 듯 평온하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63 | 포쇄 | 정국희 | 2011.09.25 | 711 |
» | 놋그릇 | 정국희 | 2009.08.15 | 705 |
161 | 디아스포라의 밤 | 정국희 | 2011.01.02 | 696 |
160 | 매실 | 정국희 | 2010.01.25 | 695 |
159 | 요지경 세상 | 정국희 | 2010.01.25 | 694 |
158 | 무숙자 | 정국희 | 2010.02.04 | 689 |
157 | 나의 아바타 | 정국희 | 2011.04.20 | 687 |
156 | 나이아가라 | 정국희 | 2011.02.13 | 683 |
155 | 꿈자리 | 정국희 | 2010.11.11 | 680 |
154 | 오냐 | 정국희 | 2010.12.18 | 677 |
153 | 빈 칸 | 정국희 | 2009.12.23 | 671 |
152 | 그것은 욕망인가 | 정국희 | 2009.08.20 | 670 |
151 | 이면우시집<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 감상문 | 정국희 | 2015.07.03 | 670 |
150 | 미역 | 정국희 | 2008.08.28 | 657 |
149 | 상현달 | 정국희 | 2013.02.11 | 653 |
148 | 패싸움 | 정국희 | 2010.10.31 | 653 |
147 | 그늘 | 정국희 | 2012.10.04 | 650 |
146 | 계절 | 정국희 | 2012.05.30 | 649 |
145 | 시간 | 정국희 | 2009.01.22 | 649 |
144 | 대책 없는 수컷 | 정국희 | 2012.08.20 | 6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