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2012.10.04 02:57

정국희 조회 수:650 추천:61



그늘



웃고 있는 남편 사진이
당신 머리맡을 지키는 방
화투패에 하루 생을 맡기고
드라마 보는 것이 낙이 되어버린

처자를 아끼고 술에 정겨워하던
온화한 선비상을 가진 남편
하늘처럼 의지하고 살다가
하루아침에
오십 년 삶 송두리째 묻어버리고
목소리가 한 옥타브 낮아져 버린

말뚝같이 멀뚱이 서 만 있어도
있어야 하는 것이 남편이라며
은왕산 그늘 삼천리라는 말
맞는 말이더라
모든 경치 속에 넣어 놓고
이따금씩 우두커니가 되어버린

건강은 어떠시냐는 물음에
너만 잘 살면 에미는 까딱없다며
사브작사브작
약봉지 더듬는 소리 몰래 내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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