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꽃은 희망이다.

무궁화(無窮花)

연보라 빛
애틋한 품속에
백의민족(白衣民族)의
맑은 혼을
가득히 숨겨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살아 숨쉬는
경천애인(敬天愛人)
홍익인간(弘益人間)
높고 깊은 조국애.

하늘 향한
곧은 줄기
푸르른 잎
한얼의 기상일레.

영원무궁한 선열들의
고결한 숨결 속에
아름다운 후예들의
뜨거운 사랑아!

연보라 빛
그윽한 가슴 가득
타오르는
민족의 혼 불
우리나라꽃
무궁화.     –정용진, <무궁화> 전문

무궁화
             -續章-

올애비 보완듯이
이 낢을 훔쳐다가
제 뜰에 심어 놓고 몰래 반겨 하던 것을
고모부 야단 바람에 되 옮겨다 심었더니.....

한해를 건너서도 팔월 보름게야
활활 타는 볕을 몰라라 피는 양은
스러진 조카놈 모습을 다시 보는듯 하구나.

무엇을 못잊어서 아물지 못하느냐
이제 남은 것은 오막살이 뿐이로다
달빛에 임종을 보는듯 혼자 밤을 지킨다.     -박병순, <무궁화> 전문

  무궁화 꽃

미주로 이민 온지
어언 서른 다섯 해
떠나온 조국이 하도 그리워
문 앞 뜰에
조국의 얼
민족 혼(魂)의 상징인
나라꽃 무궁화 한그루를 심고
새 싹이 돋고
꽃이 필 때 마다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슴을 기울였다.

한해가 기우는 세밑
첫 서리가 내리던 날
무궁화나무 앞에 서서
경례를 붙이고
전정가위를 들고
곁가지를 치기시작 했다.

더 나은
민족의 꽃을 피우기 위하여
더 강한
민족의 힘을 키우기 위하여
더 광활한
한얼의 꿈을
이 젊은 대륙에 펼치기 위하여

나는
조국의 혼
민족의 꽃 앞에
온갖 정성을 기우려
물과 거름을 주었다.

우리나라의 국화
우리 조상의 얼
우리 민족의 영원한 혼
무궁화 꽃 만세!     -정용진, <무궁화 꽃> 전문

무궁화  

1
태초 신의 뜻은 천지 곁의 한 알 씨앗
삼천리 고을마다 철철이 피고 지리니
내일은 신의 약속만큼 밝아오는 저 언덕

2
푸름 향해 뻗은 줄기 꺽여저도 다시 뻗고
어딜디 어디신 할버지 살아생전 말씀처럼
순박한 겨레의 뜻을 꽃잎마다 새겼다.

3
날 저문 뜨락에도 저리 밝은 모습이듯
슬픈 단 하나 원도 꽃이 피듯 잎이 피듯
무궁화 꽃 앞에 서서 두 손 가만 모은다.     -김호길, <무궁화> 전문

벗 꽃

봄이 산들 바람을 안고 오아진 것이라면
벚꽃은 바람결 위에 피는 황홀한 무데기 구름이뇨.

구름을 따라 청춘이 아롱저
구름을 따라 벌 나비 달가워

꽃구름 타고 조는 사월의 태양.....
심장을 태우며 태우며....

꽃이 바람결 위에 피는 구름이라면
구름은 젊은 숨결을 수놓은 한폭의 그림이러뇨.     -박병순, < 벗 꽃> 전문

수은등 아래 벗꽃

사직공원 비탈길,
벗꽃이 필 때면
나는 아팠다
견디기 위해
도취했다
피안에서 이쪽으로 터져 나온 꽃들이
수은등을 받고 있을 때 그 아래선
어떤 죄악도 아름다워
아무나 붙잡고 입맞추고 싶고
깬 소주병으로 긋고 싶은 봄밤이었다

사춘기 때 수음 직후의 그
죽어버리고 싶은 죄의식처럼,
그 똥덩어리에 뚝뚝 떨어지던 죄처럼,
벗꽃이 추악하게, 다 졌을 때
나는 나의 생이 이렇게 될 줄
그때 이미 다 알았다

이제는 그 살의의 빛,
그 죄마저 부럽고 그립다
이젠 나를 떠나라고 말한,
오직 축하해주고 싶은,
늦은 사랑을
바래다 주고 오는 길에서
나는 비로서
이번 생을 눈부시게 했던
벗꽃들 사이 수은등을 올려다본다.     –황지우, <수은등 아래 벗 꽃> 전문

버들 꽃

버들 꽃  바람을 싫어하는데
바람은 한사 버들을 졸라댄다.

꾀꼬리 울음을 잊은 가지에
속깃 가벼운 한숨을 하늘 몰래 띄우면

한 점 사푼 떠 사라질듯 살아나
한나절 햇볕 포근히 젖어 꿈도 애리다.     -이설주, <버들 꽃> 전문

싸리 꽃

붉은 꽃이 핀다
어떠냐
이만해도 제법 산향(山香)이 풍기지 않느냐.     -김동명, <싸리 꽃> 전문

싸리 꽃

1
테 머리 지끈 질끈
물 밀 듯 노호하며

번개같이
너희들 뛰어넘던
이 울타리
어느덧 홍 싸리 꽃이
울미하게 피었군.

2
울분이
서린 누리
스쳐오는 가을 바람

귓전을 치는 듯
이글대는 혼의 부르짓음

가슴이 찔리는구나
뼈마디가
쩔한다.

3
백로가 어젯밤.
어젯밤에도 피는 싸리 꽃.

앞으로 며칠이면
철이 바뀌어
추분인데

피빛 채
펄럭이던 기폭
눈시울이 선하다.

4
아직도 희부덕덕
이 못난
하늘 아래

풀벌레 소리에
싸리 꽃은 피는군

이 땅이 하 그리워
정성스리
피는 영들.     –철운, 조종현 <싸리 꽃> 전문

선인장

어느 알길 없는
험상한 뜻으로
어찌 이렇게도 상형(象形)하였느뇨.

그 무슨 원한에 골이 패어
스스로 형속(荊 東東)의 관을 쓰고도
견디어 견디어
창상(滄桑)스처간 십년
하루 같이 지켜 온
이제 섬돌위에
붉은 놀빛도 걷히고
한밤 이슬지는 이 정밀(靜謐)을 밀고
전설처럼 피어나는 황홀이여!

또 무슨 계시(啓示)를 위하여
경건한 입술 가으로
은은한 훈향(薰香)을 사리느뇨.     -서정봉, <선인장> 전문

선인장

바람이 좋아서
알몸으로
전신에 멍이 들도록
바람을 맞으며
선인장이 서있다.

오뉴월 땡볕에도
지칠 줄 모르고
달아오르는 모래밭에
발을 묻고 선 너는

천하대장군(天下大將軍)
지하여장군(地下女將軍)

몰려오는 바람 소리에
신명이 나서
가시 돋친 손을 휘저으며
광야를 사랑하는
방랑의 혼.

바람이 좋아서
알몸으로
전신에 멍이 들도록
바람을 맞으며
선인장이 서 있다.     -정용진, <선인장> 전문

선인장

도사려
온 몸을
가시로 동인
천년의
발돋움

고달픈
사막의 여정
혼자 앓던 가슴
꽃봉오리를
물었다

아!
이 어인 만남인가
상흔(傷痕)을 딛고 선
내 육순의
뜨락에

우뚝 솟은
초록 가시 기둥.     –김모수 <선인장> 전문

오동 꽃

조찰히 맑은 아침
먼 천상에 선 듯
소리 없이 땅에 지누나.

오직 높으고 으젓하기
당신 같은 꽃!
하늘만한 애모(哀慕)의 애달픔에도
끝내 도리(桃李)처럼
스스로 낮추지는 않았거니.

목숨이란 본시
한갓 죄욕일진대
입어야 하던 청춘도
이제사 남길 회한 하나도 없이
회한과 함께 하나 둘
부끄러운 의상(衣裳)인양
밤 아래 던저 벗는 당신이야!
끝내 닿을 수 없던 사랑이매
오동꽃 소리 없이 지는 아침은
신신산골 알리는
간장 속 저물은 뻐꾸기 울음소리-     -유치환, <오동 꽃> 전문

가을 오동

외진 골목
돌우물 가득
차가운 달이 고인다.

풍우잔설(風雨殘雪)에
온 몸이 주름진
오동 한그루.

전신에
바람을
두루마리로 감고

끝 끝이 매어 달린 하늘
마지막 잎새마저 떨구며
마음을 비우고
가슴을 비운다.

한이 쌓이면
소리가 되는가
소리가 잦으면
가락이 되는가

오동의
텅 빈 가슴 속에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혼이 살아
춤을 춘다.

그 슬픈 가락이
달빛 같이 푸르다.     -정용진, <가을 오동> 전문

   생명의 특징은 희망을 품고 산다는 것이다. 꽃은 열매를 바라며 스스로 발하는 향기로 벌과 나비를 부르고, 새들은 간절한 노래를 통하여 짝을 만나고, 인간들은 그리워하는 마음과 깊은 사랑으로 가정을 이루고, 자손들을 낳아 인격체로 성장 시킨다. 이 모두가 희망의 아름다운 결실이다. 모든 생명들이 저마다 저다운 노래와 몸짓으로 반려를 부르는 것은 음양의 조화를 이뤄 자신의 희망을 고귀한 열매로 완성 시키려는 욕망 때문이다. 이것이 없다면 세상은 얼마나 무미건조 하겠는가?
무궁화는 우리나라 국화다. 꽃말 “일편단심”이 의미하듯 태국기와 함께 한(韓) 민족의 절대적인 존재 의미 이기도하다.
  김호길 시인은 미주에 시조를 보급하며 농장을 경영하는 시조 시인이다.
애국가와 태국기 이를 위하여 우리의 조상들은 목숨을 걸었다. 이는 우리의 조국과 민족의 고귀한 상징이요 민족혼의 총체이기 때문이다.
싸리 꽃을 쓴 조종현 시조 시인은 미당 서정주 시인과 함께 중앙불교 전문학교(현 동국대) 출신으로 소설가 조정래씨의 엄친이다. 나와는 우석상고에 몸담고 있을 때 교장선생님으로 모신 인연이 있는 분이다.
벚꽃은 일본의 국화다. 그들은 사구라고 하면서 일시에 몰려 핀다고 자기들의 국민성답다고 자랑한다. 이들은 자기들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요. 민족의 뿌리가 되는 우리나라를 병탄(倂呑)하고서 우리 민족의 정궁(正宮)인 광화문과 경복궁의 일부를 헐고 북악산 밑에는 경무대를 큰 대자 모양으로, 경복궁 정면에는 중앙청(조선총독부)은 날일자로, 시청은 밑본 자형상으로 지어 상공에서 내려다보면 대일본(大日本)을 나타내었다니 치밀하고 집요하고 악랄한 민족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창덕궁을 비원(秘苑)으로 강등하여 관람객들의 놀이터로,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개조하여 자기나라의 국화인 벚꽃을 가득심고 민족의 심지를 잃은 채 동물들의 재주부림에 한눈을 팔고 벚꽃 놀이에 혼을 빼앗기었으니 너무 한심한 생각이 든다. 근래에 각성된 지성들이 해군의 중심지인 진해 벚꽃놀이를 규탄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 필요가 있다. 하기야 민족의 성(姓)씨를 없애고 언어를 말살하여 내선일체를 주장한 저들이 이제는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돌발적 행위를 일삼고 있으니 저들은 국제적 몰염치 범이다. 우리국민들은  각성해야 할 일이다. 벚꽃의 꽃말은 “뛰어난 미인(絶世美人)”이다.
원산지는 한국, 중국, 일본이다. 우리나라의 진품종인 제주 왕  벚나무로 하루속히 바꿔 심어야 할 일이다.
오동나무는 육질이 연하고 결이 고와 악기의 재료로 쓰이는 나무로 관(棺)으로도 귀하게 쓰인다. 선인들은 “오동 한잎이 땅에 떨어지니 천하에 가을이 온  을 알겠구나(梧桐一葉落 天下盡知秋)라 하였고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고 오동은 천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닌다.“(梅一生寒不賣香 桐千年恒藏曲)이라고 시를 읊고 매화의 지조와 오동의 숨은 가락을 칭송하였다. 꽃말은”상서(祥瑞)“ 다.

민들레

까닭 없이 마음이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럽게 그리워지는데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오느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

잃어버린다 못잊어 차라리 병이 되어도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그대 맑은 눈을 들어 나를 보느니     -조지훈, <민들레꽃> 전문

민들레

민들레 풀 씨처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렇게 세상의 강을 건너는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 씨처럼 가벼워진다고

슬픔은 왜
저만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슬프지 않은 것일까
민들레 풀 씨처럼
얼마만큼의 거리를 갖고
그렇게 세상 위를 떠다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에 풀 씨처럼 가벼워진다고      -류시화, <민들레> 전문

민들레

나를 어찌 알고
내 집 추녀 끝에
자리를 잡고
노랗게 피었느냐?

민들레야
민들레야.

해마다 봄이 오면
개나리, 산수유, 꽃다지
노오란 산천
머 언 고향하늘

내가 황인종인줄 알고
고향 내음 서린
황사 바람에
홀씨를 싣고 온 게로구나.

검은 땅을 덮은
흰 눈
엄동설한은
어머님의 가슴
깊숙이 살다가

이른 봄
잡초 속에 석여
해 같은 얼굴로
웃고 섰는 네 모습.

너는
가난하고
짓밟히고
추위에 떨고 있는
서러운 넋.

이제, 너와 나는
이민자로
내 뜨락에 함께
뿌리를 내리자
누가 뭐라거나 말거나
개의치 말자
여기는 너와 나만의
거룩한
공화국이 아니더냐.     -정용진, <민들레> 전문

민들레꽃

언덕배기에 피어
가장 봄을 먼저 전해주는
민들레꽃을 나는 우연히 수풀 속에서 보았다.

노란 꽃잎은 방금 입에 물었던
아침이슬을 턴 애잔한 몸짓.

조금은 떨리고 불안해 하는
꽃의 몸가짐을 나는 주시했다.

해 나온 오월의 온화한 바람 속에
꽃은 어디 숨어있었나?
저 꽃은 어디서 왔다 하나?

언젠가 이 땅을 떠난 이들이
저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이려고 왔다 하네.

이 불만의 세월 속에
영원한 꿈의 세계를 전하려고 왔다 하네.   –조윤호, <민들레꽃> 전문

민들레

마른 잔디 위에
목을 쑤욱 뽑아 올리고
일찌거니 피어난꽃

별들이 조는 사이사이
깃털을 맵시나게 두르고
지나가는 바람을 기다리고 선 그대
그래, 이번엔 어느 곳으로 날아가
눈뜨는 사랑을 적실까   -문금숙, <민들레> 전문

민들레.4

돌아가지 않겠다
돌아갈 수 없으니까

바람 부는 대로 실려 가겠다
거스를 수 없으니까

발길 닿는 곳에
뿌리를 내리고
스스로 꽃을 피우겠다

시베리아 툰드라 단단한 얼음 위나
하와이 사탕수수밭 뙤약볕 아래

혹은,
로스엔젤레스 공동묘지
로즈힐(Rose Hill)이라도 찾아가
그곳의 흙이 되겠다

우리 형처럼,
우리 엄마처럼     -김동찬 <민들레.4> 전문

민들레

민들레는 누가 심었나
아무도 모르네
민들레는 누가 반겨주나
아무도 없네

나비가 날아간 자리
별도 스쳐만 가고
노오란 꽃잎은 하늘만 보니
길섶엔 쇠똥구리 한 마리가 저 혼자 바쁘다

작은 주막처럼
나그네가 앉았다 간 자리
언젠가 바람에 날려
홀로 떠나갈 채비를 한다

머나먼 하늘에
그리움 두고 꿈꾸는 형상
별 밤에 뜨는 하얀 영혼으로
바람은 탄다
조용한 낙하
설레임 속에 숨어버리는 씨앗
깃털이 날린다.     –박리도, <민들레> 전문

민들레

솜털 같은 민들레의
꽃술이 하늘을 난다.
신석기시대의 돌 바람을 타고
세기말의 햇빛 속을 하야게 반짝이며.
민들레 꽃술은 민들레꽃술
그 꽃술 하나하나에
고유명은 붙여지지 않는다.
자연의 나날들이
일요일과 평일로 구별될 수 없는 것처럼.

지금 민들레 꽃을 하나 따 들고
그 꽃술을 물어본다.
“너의 이름은?”

나에게 이름이 있는 것처럼
이 민들레에게도
그런 고유명이 필요할 것일까

나는 길고 긴 둑 길 위에 서있다.
둑길 위에 서 있는 나는
풍경화 속의 인물,
수로에 떨어지는
붉은 노을 빛이
영원한 저녁을 알리고 있다.     –김윤성, <민들레> 전문

황토 민들레

총탄인들
천 번을 명중한들

도르르
튈뿐.....
깃털 햇무리로
강강수월래

우주의 생명은
건드리지 못한다.

노스다코타주의
황무지...
불 같은 가뭄
붉은 속살까지
쩍쩍 벌어져도

떠날 채비를 한
민들레
잠만 잔
깃털...

내 집 뜰에 핀
민들레도
문안 길 나서고자
바람난

천사님의
속살
하늘의 황토(荒土) 민들레.     -황갑주, <황토 민들레> 전문

시인들이 민들레 꽃을 화두로 떠올린 일이 많은 것은 그이 삶의 모습이 자신의 삶의 형상을 너무나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민들레는 분명 서민적 꽃이다. 찾는 이도 별로 없는 외로운 길녘에서 찬 서리를 맞고 서로의 처지를 동정이라도 하듯 이마를 맞대고 피어있는 군거의식(群居意識)이 민들레의 아름다운 특성이다.

패랭이꽃

외진 길녘에
밟히며 살아온
패랭이꽃.

기다리는 세월이
서러워
흐르는 한 순간이
마음 아파라

아침노을에
두 뺨이 붉었구나

그대가
서럽게 울던 자리에
밤마다 별빛이 가득.

엉겅퀴 손톱에
할퀴운 두 볼을
흐르는 바람이 씻어 준다.

외진 길녘에
천민의 혼으로 서 있는
애닯은 너의 모습
패랭이ㄱㅗㅊ

잘 자거라
이 밤을
기다리던 임이
네 품에 돌아와
고운 꿈길을
엮어 주리라.     -정용진, <패랭이꽃> 전문

패랭이꽃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 때는 자꾸만
패랭이꽃을 쳐다본다
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패랭이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잊혀지지 않는 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패랭이꽃     -류시하, <패랭이꽃> 전문

채송화

내일을 위해
향연을 장식하는
음악입니다.

슬픈 사람을 위해
마음을 푸는
낯도 이름도 없는
동정입니다.

여운에 젖어
흐르는
보드라운 무지개

안타까움에
쏟아진 물감, 촉촉함에
얼룩진 무늬
하늘에 박힌 별처럼
답답함입니다.

긴 고백이
뺨을 스쳐 아물어 간 속에는
계절이 푸근히

마음이 있습니다.     -추소련, <채송화> 전문

복엽 채송화
                 -오월 광주의거를 기념하는 시-

해마다 이맘때면 꽃이여 오는구나.
와서는 겹겹 묻어나는 얼굴로 웃는구나.
내 시름시름 아파하기 무척 오래 전부터
꽃이여, 너희 그렇게 오고 있었구나.
여린 잎들이었지만 흙에 흐느끼던 뿌리로
하늘의 푸른 내력 우러르다 자지러지듯
붉은 꽃이 되곤 하던 너희.
온 강산에 낭자하던 피, 서러움, 진분홍꽃,
이제 내 누추한 뜨락에도 서러움은 되살아,
하지만 지난날의 통곡도
내 강산 구릉 구릉에 쓰러진 수많은 상여도
이젠 꽃술에 묻은 분가루인 양
차마 울음 대신 웃음으로 피어나는 너희.
해마다 이맘때면 꽃이여 오는구나.
와서는 겹겹 묻어나는 얼굴로 웃는구나.
내 시름시름 아파하기 무척 오래 전부터
꽃이여, 너희 그렇게 오고 있었구나.
와서는 다시 해를 보는구나.
그래, 보아라. 겹겹 묻어나는 얼굴로 보아라 해를.
해 속엔 늦은 봄 서러움도
정말로 눈물겨운 너희 꽃상여도
너희 어머니 진분홍 가슴도
내 쓸모없는 시 혼도 모두모두 함께 있었구나.     -이세방, <복엽 채송화> 전문

오랑캐꽃

어스름 달 밤,  네 앞에 서면
어디 선가 애끓는 호궁(胡弓)소리
그윽히 들리는 듯.....

상념(想念)은 어느 새 역사를 거슬러
[로맨쓰]의 화석(化石) 찾아 두만강 기슭을 더듬나니.....    -김동명, <오랑캐꽃> 전문

오랑캐꽃.1

나를 짓밟아 다오
수세식 변소에 팔려 온 이 비천한 몸
억울하게 모가지 부러진 채
유리컵에나 꽂혀 썩어가는 외로움을
이 눈물겨운 목숨을, 누가 알랴.
말라비틀어진 고향의 얼굴을 만나면
죽고 싶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슬픈 전라도 계집애의 죄,
풀꽃들만 흐느끼는 낯익은 핏줄의 벌판은
이미 닳아진 자를 받아주지 않는다.
쑥을 뜯고 있는 주름살의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갈 수 있을까.
이 곪아 터지지도 못하는 아픔
맥주잔에 넘치는 비애의 거품을 마시고
더럽게 더럽게 웃는 밤이여
나를 짓밟아다오 제발       -이가림, <오랑케꽃.1> 전문

오랑캐꽃

안악도 우두머리도 돌볼 새 없이 갔단다
도래샘도 띳집도 버리고 강건너로 쫏겨 갔단다
고려 장군님 무지무지 처 들어와
오랑캐는 가랑잎처럼 굴러 갔단다

구름이 모여 골짝 골짝을 구름이 흘러
백년이 몇 백년이 뒤를 니어 흘러갔나

나는 오랑캐의 피 한 방울 받지않았건만
오랑캐꽃
너는 돌가마도 텔메투리도 몰으는 오랑캐꽃
두 팔로 해 ㅅ 빛을 막아줄게
울어보렴 목놓아 울어나 보렴 오랑캐꽃     - 이용악, <오랑캐꽃> 전문

앉은뱅이

노비산(鷺飛山) 모통이는 어린 내 자라던 곳
이 봄도 그 언덕엔 앉은뱅이 피련마는
따갑던 그 날의 가방은 버린대로 모르겠네      -노산 이은상, <앉은뱅이> 전문

들꽃

축포가 터지고
관중들이 발을 구르고
건각들은 일제히 뛰었다.

땀에 흥건히 적시며 온 몸으로 밀고 나가는
저 필사의 역주(力走),
승패의 호각(互角),
그리고 스탠드에서 터지는 함성,
여기서 지면 안 된다.

하나의 큰 운동장, 이 세상을 보며
신도 고함을 지르고 계실까,
그라운드 가득히 흙먼지가 일고
승자의 머리엔 월계 꽃  꽂혀지지만

운동장은 안다.
꺾인 꽃은 언제인가 버려진다는 것을,
해가 저물고
관중들이 뿔뿔이 흩어진 뒤
보라, 그라운드에 버려져 시든 꽃잎들을,
그러나 비어 있는 운동장은
외롭지 않다.
조용히 누워 우주를 향해 눈을 뜨는
저 충만의 시간,
승자의 발에 짓밟힌 땅에도 그는
한 그루의 들꽃을 키우는 까닭에.      -오세영, <들꽃> 전문

들꽃

천년의 정적이
낡은 시간들처럼
소리없이 쌓이는
후미진 산록에
홀로 서서
임을 기다리는
들꽃 한 송이.

지나는 바람결에
가슴 떨며 손을 흔들고
애타는 마음을
향으로 피워내는
외로운 들꽃.

아침 햇살에
노을 빛 색동옷은
가려 입고
볼 붉히는 너는
순결의 화신(化身).

애틋한 사연을
유채화로 담아
청산에 둘러두고
오늘도
그리운 임을 기다리는
슬픈 들꽃아.     –정용진, <들꽃> 전문

꽃잎.1

누구한테 머리를 숙일까
사람이 아닌 평범한 것에
많이는 아니고 조금
벼를 터는 마당에서 바람도 안 부는데
옥수수 잎이 흔들리듯 그렇게 조금
바람의 고개는 자기가 일어서는 줄
모르고 거룩한 산에 가 닿기
전에는 즐거움을 모르고 조금
안 즐거움이 꽃으로 되어도
그저 조금 꺼졌다 깨어나고

언뜻 보기엔 임종의 생명 같고
바위를 뭉개고 떨어져 내릴
한 잎의 꽃잎 같고
혁명 같고
먼저 떨어져 내린 큰 바위 같고
나중에 떨어진 꽃잎 같고

나중에 떨어진 작은 꽃잎 같고      -김수영, <꽃잎.1> 전문

꽃. 바람

오늘도 너는
깊은 산중의
풀섶 꽃으로
바람을 만난다

거친 들을 지나
먼, 먼 여행을 떠나온
바람은 너의 냄새에 젖고
꽃가루에 떨어
그만 미풍이 된다

그리곤 곧
시들고 말
고운 살결을 위해
밤새껏 향수를 나른다.     -이성열, <꽃. 바람> 전문

이름 없는 꽃

길가에서
가만히 고개든 이름 없는 꽃
뽀얗게 먼지 쓴 솜털
햇살에 털며
하늘대는 바람결에 그리움 보내며
살며시 미소 띠는 몸짓

있는 그대로
주는 대로 받고
받는 대로 살아가는
태어난 대로
자연대로

외로움도 기대도 말없이
뒤로 살포시 물러나 앉은
여린 풀잎의 흰 꽃이여

씨앗으로 남아서
아스팔트 굳은 땅 뚫고 나온
연약한 네 몸 어디에
기와 지혜 품었는가

하잘것없이
작고 어린 꽃 얼굴
우주 속에 내밀고
수줍은 듯 홀로 서서
가만가만 살아가는
너의 모습

아무도 보아주지 않은들
무엇이 대수로운가
네가 그곳에 피었는데.....      -김인자, <이름 없는 꽃> 전문

풀꽃

흘러가는 저 강물에
시간이 감기듯
그렇게 그렇게 또다시 돌아 갈
영원한 내 집.....

흙으로 빚을까
타는 술로 빚을까, 눈물로나

한 떨기
풀내음- 물내음- 살내음
하나로 터
머언 먼 셋째 하늘 자락.....

거기 미움도 사랑도
두루 하나로 섞어
풀빛으로 마구 흔들리는

아, 당신
그 크나큰 울타리
멀리 굽이돌아

꽃 피는 소리, 꽃 지는 소리, 꽃 타는 소리
이슬 떨어지는 소리.....
새벽을 푸는 소리
두레박으로 목숨 푸는 소리 소리 소리.....

아, 가슴께로 파도쳐
사랑으로 마구 일렁이는 한 송이

      풀꽃이여.....   -염천석, <풀꽃> 전문

  앉은뱅이 꽃은 오랑캐꽃과 종류가 같은 꽃이다. 노산은 어릴 적자라던 노비산의 노산을 따서 아호를 정하고 사향가(思鄕歌)를 부른 것 같다. 가곡으로 널리 부르는 노산의“가고파”와“성불사의 밤”도 하나같이 고향을 그리워한 작품들이다.
한적한 길녘 들풀 속에 진하지도 않고 엷지도 않은 노을 빛의 가련한 모습으로 피어있는 꽃이 패랭이 꽃이다.
장미나 백합이 귀족적이라면 패랭이꽃은 단연 민초를 상징하는 가엾고, 가냘프고, 쓸쓸해 보이는 서민적 꽃이다.
오늘의 아픈 현실을 딛고 맑고 밝은 내일을 기다리는 인고의 시간들은 지루하고 고달 퍼도 미래의 꿈과 희망이 있기 때문에 보람이 있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속에 늘 꽃이 자리하고 시가 함께한다면 능히 슬픔을 딛고 일어설 용기를 지닐 수가 있을 것이다. 꽃과 시는 모두의 힘이요, 향기며, 숨결이고 혼이기 때문이다.
오랑케꽃은 이름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민족에겐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불편한 꽃이다. 그러나 시인은 누구보다도 꽃을 대변하고, 사랑하고, 그의 편에 서서 옹호해 주어야 한다. 초라한 모습으로 들녘에 피어 외로운 오랑케꽃, 그 마음의 쓸쓸함을 알듯하다. 고려시대 수시로 처 들어온 오랑캐들의 침공을 이용악은 뼈아프게 되새겨 주고 있다. 이 시는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우리의 고향 야산에 봄이면 지천으로 피어있는 들꽃들 이는 우리들의 삶에 아름다운 향기요, 삶 속에 체취로 배어 흐르는 고유의 냄새 이기도하다.
복엽 채송화의 이세방시인은 조국의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심혈을 기울인 분이요 사진의 조예가 깊은 예술가다.

해바라기

방카로풍의 발코니-
거기 장미꽃 피부를 가진 소녀는
암, 체아에 누운채
잠이 들었다.

창 너머로
노오란 해바라기란 놈이
고개를 끼웃거려
들여다보고..... .          -장만영, <해바라기> 전문

해바라기

자꾸만 설움은 안으로 파고드는데
머리가 무거워 고개를 못 든다

푸른 요정(妖精)이 사푼 옷자락을 필 무렵
생각은 달빛을 먹고 꽃가루처럼 흩어진다

하나하나 야무저가는 씨알을 이고
이 밤도 다른 하늘의 태양을 돌고 있다.     -박로춘, <해바라기> 전문

해바라기 연가

내 생애가 한번 뿐이듯
나의 사랑도
하나입니다

나의 임금이어
폭포처럼 쏟아져 오는 그리움에
목메어
죽을 것만 같은 열병을 앓았습니다

당신이 아닌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내 불치의 병은
사랑

이 가슴 안에서
올올이 뽑은 고운 실로
당신의 비단옷을 짜겠습니다

빛나는 얼굴 눈부시어
고개 숙이면
속으로 타서 익는 까만 꽃씨
당신께 바치는 나의 언어들

이미 하나인 우리가
더욱 하나가 된 날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나의 임금이어
드릴 것은 상처뿐이어도
어둠에 숨지지 않고
섬겨 살기 원이옵니다       -이해인 <해바라기 연가> 전문

해바라기

언제부터인가
서울에서 자취 없이 사라진 해바라기들
모두다 어디로 갔는가 궁금했더니
연변 조선족 자치주 가는 길
비암산 일송정 바라보니
쇠락한 한 비암촌 비포장도로에
떼를 지어 몰려 살고 있었다.      -문정희, <해바라기> 일부

은방울꽃

나는
그때 외롭게
산길을 걷고 있었다.

그때
나뭇가지를 옮아 앉으며
‘동박새’가 울고 있었다.

어쩜
혼자 우는‘동박새’는
나도 곤 더 외로웠는지 모른다.

숲길에선
은방울꽃 내음이 솔곳이
바람결에 풍겨오고 있었다.

너희들의
그 맑은 눈망울을
은방울꽃 속에서 난 역력히 보았다.

그것은
나의 꿈이었는지도 모른다.
너희 가슴속에 핀 꽃이었는지도 모른다.     -신석정, <은방울꽃> 전문

초롱꽃

끝까지 무섭게도 흩으러 져 피었구나!
숲이 마치 흰 바다이다.
따뜻한 바람
온화 히 흔들어
젊디 젊은 미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그 미도
이동해 가고
눈처럼 희던 화관(花冠)도 꺼매졌다.
모든 이 세상 일이 시들어지듯.....
관 머리에 내 쓸쓸히 홀로 서다.

“그대 생각는 흰 꽃은 우리
남모르는 가슴 길섶에 피는도다.
어둠침침한 길을 그대 묵묵히 헤매다닐 때
우리고요 속에 까달 않고 빛난다.

우리를 지킨 것은 변하기 쉬운 바람이 아니로다.
우리는 그대를 눈바람으로부터 지켜 왔다.
비 사나운 서쪽을 건너 어서 오라.....
우리야말로 그대를 위해서는 맑게 퍼진 남쪽이로다.
설사 안개가 눈을 가리고
불길한 천둥 번개질 치더라도-
우리 가슴은 꽃이 피고 탄식한다.....     -쏘로보오프, <초롱꽃> 전문

그라디오라스의 유혹

밑에서부터 오르며
차례로 피어 무는데
한 꽃은 시를 읊고
한 꽃은 노래를 부르고
한 꽃은 그림을 그리자고
사뭇 눈짓을 해대는데

이제 저 꼭대기 끄트머리까지
얼마를 더 피어 물며
사연, 사연들을 엮어 갈는지

사람들은 항아리에 담자하고 나서지만
벌써 내 가슴 깊으막에
확 피어버린
저녀러 꽃들.     -문인귀, <그라디오라스의 유혹> 전문

다리아

봄바람에 꽃송이 저버리어도
나무 잎새 가지마다 푸르르 듯이
삼십 나이 순아의 정은 짙을 대로 짙어
여름철 뜨거운 햇볕 아래 다리아로 피었어라.     -장만영, <다리아> 전문

   해바라기는 해 같은 황금 얼굴로 해를 향해 또 해를 따라 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훌쩍 큰 키에 강인하고 서구적인 풍모가 인상적이다. 이해인 시인은 수녀로서 주님을 향하여 늘 아름다운 시를 쓰고 있다. 해바라기의 꽃말은 “숭배“다. 반 고호의 해바라기 그림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명화인가? 해바라기는 그의 희망인 태양을 따라 스스로 돌기 때문이다.
은방울꽃은 한랭 지방의 꽃으로 남국적인 낭만과 열기는 없어 보이지만 북극인의 귀족적인 기품이 풍겨 나는 꽃이다. 그 꽃말 “행복이 온다. 사랑의 꽃”이 의미하듯 고국에도 중부 이북 고산지대에 자생하며 꽃 모양이 은방울 같고 한랭한 기후를 좋아한다.
글라디올러스는 창포 잎을 연상하는 날렵한 몸매에 줄 이은 꽃들이 아래로부터 위로 향하며 피어 오르는 기품이 우아하고 요염한 아가씨의 눈웃음 같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꽃이다. 문인귀 시인은 시. 그림, 음악에 다재 다능하여 꽃을 보는 모습이 남다르게, 시 속에 자신의 모습이 잘 투영 되었다. 꽃말은 “주의. 견고”다
달리아는 꽃 모양이 요염하고 꽃의 빛깔과 형태가 다양하며 여름부터 가을 까지 계속하여 핀다. 향기가 없는 것이 큰 흠이고 꽃말은 “감사“다.

자카렌다 (Jacaranda)

자카렌다
신비의 여인이
오월의 문을 연다.

누님의
소매 자락 같이
치렁치렁 늘어진
보랏빛 옷자락

가슴 속엔
청자 항아리의
천년 얼이
출렁이고

사랑을 갈구하던
연인들이
자카렌다 그늘
그윽한
호심(湖心)에 안겨
석류꽃 같은
입을 맞춘다.     -정용진, <자카렌다> 전문

5.6월 미 서부대륙을 수놓는 능소화과 보라색 꽃 자카렌다는 한국에서는 일찍이 볼 수 없었던 낭만적이고 귀족적인 꽃이다. 내가 좋아하는 붓꽃의 그윽한 빛깔, 조국의 야산에 새벽이슬을 함초롬히 머금고 야산 계곡에 애잔하게 돋아나는 도라지 꽃, 라반다 장미꽃의 빨아들일 듯 유혹적인 빛깔과 진한 향기에 비하면 초여름 열기가 달아오르는 거리에 줄지어 서서 졸업시즌을 축하라도 하듯 장식하는 자카렌다는 거리의 왕자답다. 그래서 동부에서 온 여행객들도 찬사를 보내며 그 정취에 흠뻑 취하고 만다.
가난한 거리를 티 없이 수놓으면서도 당당한 모습, 처다 볼 수 없을 정도로 떠도는 구름과 벗하는 의연한 풍모, 고풍스러운 위엄에 압도 당할 수  밖에 없다. 우리 모두의 가슴을 담는 청자 항아리의 아늑함에 빠지게 된다.

연(蓮)

수천만 마리
떼를 지어 날으는 잠자리들은
  한 뼘 가웃 남짓한 날빛을 앞에 두고 마지막 타는 안스러이 부서
지는 저녁 햇살을…..
ㅇㅑㄿ은 나래야 바스러지건 말건
불타는 눈동자를 어지러이 구을리며
바람에 흐르다가 한동안은 제대로 발을 떨고 곤두서서
어제 밤 자고 온 풀시 밭을 다시는 내려가지 않으리라고
갓난애기의 새끼손가락보다도 짧은 키를 가지고
허공을 주름잡아 가로세로 자질하며 가물가물 높이 떠 돌아다
니고 있었다.

연못가에서는
인제 마악 자라 오르는 어리디 어린 아그배 나무같이
물 오른 아희들이 윗도리를 벗고 서서
물 가운데 어떤 놈은 물속의 하늘만을 들여다보고 제가끔 골똘한
생각에 잠겼다.

  허전히 무너져 내린 내 마음 한구석 그 어느 그늘진 개흙밭에선
감돌아 흐르는 향기들을 마련하며
연꽃이 그 큰 봉오리를 열었다.      –김관식, <연(蓮)> 전문  



꽃아
정화수(井華水)에 씻은 몸
새벽마다
참선(參禪)하는

미끈대는 검은 욕정(欲情)
그 어두움을 찢는
처절한
미소로다
꽃아
연꽃아     -허영자, <연> 전문

연꽃

하나의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집단(集團)에서처럼
그것은 어쩌면
뜨거운 신음 같은 것
차라리 입상(立像)같이
차며
향기 없는 미련한 몸짓.

잔잔한 물결로 하여금
이끼가 뜨는
거기 보람은 두고
속으로 거두우기에 충실하여
무거히 가라않은
꽃이여.              -박창균, <연꽃> 전문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지는 말고
좀 섭섭한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엇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 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미당. 서정주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전문

수련화(水蓮花)

수록색(水綠色) 깊은 고궁(古宮)
묵은 연못에
수련화 피었네 활짝 솟았네.

백(白).
황(黃).
홍(紅).

이렇게 잎사귀들이 첩첩히 엉킨 검은 물위에
목욕 단장을 한 시인의 애인들이
여름의 수레를 몰고
일년 한번 외떠러진 고궁을 찾아 왔네.

변함이 없이 변하는 나의 가슴
물기는 가시고 남은 한자리

여름이 쏟아지는 대낮
그늘이 없는 수심(水深)에
물자마리처럼 나는 떠 있네.

백.
황.
홍.      -조병화, <수련화> 전문

수련(垂蓮)

수려(秀麗)하구나
추(醜)는
옥빛 물결에 감추고

미(美)만 드러낸 채
영롱여옥(玲瓏如玉)
이슬 머금은 입술.

감히
하늘을 향해
추파를 던지며
웃고 있다니
오만(傲慢)하구나.     -정용진 <수련> 전문

백합이 기독교의 상징적 꽃이라면, 연꽃은 불교의 상징적 꽃이다. 불교에서 극락세계(極樂世界) 연화대(蓮花臺)란 의미도 큰 뜻을 내포하고 있는듯하다. 잎과 고귀하고 자애로운 꽃은 진흙을 뚫고 물을 솟구치고 올라와 고결한 모습으로 피어난다. 그래서 그런지 꽃말도 “순결”이다.
고려 충선왕이 원나라에 가 있을 때 객고에 시달리던 중 한 미인을 만나 사랑하게 되었는데 충선왕이 연경을 떠나 고국으로 돌아오게 되어 연인에게 사랑의 표시로 붉은 연꽃을 선물하였는데 그 미희(美姬)는 연꽃을 남기고 간 충선왕을 오매불망(寤寐不忘) 생각하며 정절을 지키고 먼 후일 이익제(李益齊)가 돌아오는 편에 시한 수를 적어 보내니 “ 떠나실 때 주신 연꽃이 처음에는 붉더니 얼마 안가 떨어지고, 이제는 시드는 빛이 사람과도 같도다. ( 贈送蓮花片 初來灼灼紅 辭枝今幾日 憔倅與人同) 이라 읊었다는데 이는 마치 함경도사로 있을 때 사랑에 빠진 연인 홍랑을 두고 한양으로 돌아가는 최경창에게 홍랑(洪浪)이 건네준 시 한편 ” 묏버들 가려 꺾어 님에게 드리노라 자시는 창밖에 심궈 두고 비온 후 잎 피거든 날인 듯 보옵소서“ 요지 음은 이런 기생들의 낭만과 시정이 없이 악어 핸드백에 몸을 마구 벗어던지다니, 고결한 선비와 시심을 곁들인 옛 기생들의 모습이 애틋하다.
수련은 연꽃의 동생같이 보이는 애교스러운 꽃이다. 그의 꽃말 “신비”가 의미하듯 빨강, 노랑, 분홍, 흰 꽃이 연못 위에 떠서 연 초록 잎들과 함께 실바람에 춤을 출 때는 넋 나간 사람처럼 멀거니 바라볼 뿐 할 말이 없다.
달밤에 물위에 떠있는 애잔한 모습, 과연 신비에 가깝다. 수련이 달빛을 받으며 아련히 떠오르면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동화 속에 젖게 되는데, 물방울을 구슬처럼 굴리며 물위에 떠있는  연꽃은 싱그러운 처녀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선인들이 그 이름을 부용(芙蓉)이라 부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듯   하다.

홍 춘(紅椿)

춘(椿) 나무 꽃 피 뱉은 듯 붉게 타고
더딘 봄날 반은 기울어
물방아 시름없이 돌아간다.

어린 아이들 제 춤에 뜻 없는 노래 부르고
솜병아리 양지쪽에 모이를 가리고 있다.

아지랑이 조름조는 마을 길에 고달 퍼
아름아름 알어질 일도 몰라서
여윈 볼만 만지고 돌아오노니     -정지용, <홍춘> 전문

돔 백 (椿 )

시들 줄 몰라
열정만 같이, 정이
애정만 같이, 정이
도타운 이파리.

해에 쪼여.
진 푸른 사랑 결로 애타는 광채
흰 눈에 덮인 채
등(燈)에 쪼여도 타는 돔백.

애정에 쪼여도
숨결에 쬐도
잎과 같이 타는 꽃송이.
짓밟힐 줄 모르는 타는 고백.

떨어져도 뚝 떨어저서
사랑 깊던 발길에사 뚝, 떨어저도
시들 줄 모르던
짓밟힐 줄 모르던

사모만은
끝 다할 줄 몰라라 몰라.     -김영삼, <돔 백> 전문

동백(冬柏)

1) 흰 동백

너의 순수는
순결의 상징.

푸른 물결이
몰려 와 둘러섰다
버리고 떠나면
홀로 남는
섬의 외로움.

너는
태초 이브의 고독
숫처녀의 아픔이다.

2) 분홍 동백

너는
수줍은 영혼.

내 누님의 실눈 뜨는 첫사랑
동백기름의 윤기다.

가슴 뛰던
첫정이 부끄러워
서산마루에 걸린
저녁노을
연지 빛 사연
내 누님의
속 가슴은.

3) 붉은 동백

타는 정열은
사랑의 혼 불.

눈꽃이
하늘 가득 덮이는 날
비로서 신비의 문을 여는
황홀한
그 아픔.

이제 너는
여인으로
성숙하는 구나
붉은
동백아!     -정용진, <동백> 전문

동백꽃

뒤 울안에
동백꽃이 피어
푸른 나무 잎새 사이사이로
피같이 새빨간 것이
햇볕에 고웁다.

이 꽃은 지난날
이제는 없는
누나가 심은 것.

나는 눈물 속에 그려본다.
꽃 잎새 뚝뚝 떨어지는 소리
머리맡까지 들리던
봄날의 그 밤을.....

아 아 누나는 그 이튿날
아주 이세상을 떠나갔었지
......................................

땅에 떨어져 있는
동백꽃 속에
그리운 누나 넋이
아직도 숨 쉬고 있는 것 같어..... .     -장만영, <동백꽃> 전문

동백꽃

섬에는 어딜 가나 동백이 있다
동백이 없는 섬은
동백을 심어야지

동백은 섬을 지키기에
땀을 흘렸다

동백은 바위에 뿌리 박기에
못이 박혔다

동백은 고독이 몰려와도
울지 않았다     -이생진, <동백꽃> 전문

동백

만약
내가 네 개로 가서
문을 두드리면.

내 몸에 숨은
봉오리 전부로
흐느끼면.

또는 어느 날
꿈 끝에
네가 내게로 와서

마른이 살은
비추고
활활 우리 피어나면.

끝나기 전에
아, 모두
잠이기 전에.     -강은교, <동백> 전문

붉은 동백

신라의 여승 설요는 꽃 피어 봄 마음 이리 설레 환속했
다는데
나도 봄날에는 작은 절 풍경에 갇혀 우는 눈먼 물고기
이고 싶더라
쩌렁쩌렁 해빙하는 저수지처럼 그렇게 큰 소리는 아니
어도
봄밤에는 숨죽이듯 갇혀 울고 싶더라
먼발치서 한 사람을 공양하는 무정한 불목하나로 살
아도
봄날에는 사람이 살짝 들키기도 해서
절 마당에 핀 동백처럼 붉은 뺨이고 싶더라     -문태준, <붉은 동백> 전문

동백의 꽃말은 “자랑”이다. 미인은 자신의 미를 자랑하고 싶어 한다. 이는 본능적 생득지심(生得之心)이다.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태어난다는 말이다.
강단에 서보면 너는 인물이 그리 빼어난데 왜 공부를 못하니? 하면 공부를 못한다는 책망은 아득히 잊어버리고 인물이 빼어나다는 말에만 온 신경을 쏟는다. 우리들의 어머니들은 동백기름을 머리에 바르고 참빗으로 빗으며 사셨다. 하얀 이가 머리에 기어다니는 일이 더러 있기는 하였어도 그들은 그 나름대로 행복하게 사셨다. 목포 사람들은 유달산을 내세우고 여수 사람들은 오동도를 자랑한다. 오동도의 동백은 일품이기 때문이다.

파초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을 향한 불타는 향수
너의 넋은 수녀보다도 더욱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열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나는 너를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
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김동명, <파초> 전문

파초우(芭蕉雨)

외로이 흘러간 한송이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 쉬라던고.

성긴 비 ㅅ 방울
파초  ㅅ 잎에 후두기는 저녁 어스름

창 열고 푸른 산과
마조 앉어라.

들어도 싫지 않은 물소리기에
날마다 바라도 그리운 산아.

온 아츰 나의 꿈을 스처간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 쉬리라던고.       - 조지훈, <파초우> 전문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사고와 감정을 인간적 대상에 전이(轉移)시키는 의인법의 양식으로 화자는 파초를 인격화 시키고 있다.
작자 김동명은 가곡으로 작곡되어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내 마음”의 시인이다.
우리는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 조국을 떠나온 이민자들에게는 추억과 깊은 감회를 일깨워주는 정감의 시다. 나도 이민자의 삶을 감지라도 한 듯 이 시를 퍽 좋아 하였다. 꽃말은 “미인”이다.
조지훈은 파초에 내리는 빗소리를 통하여 인간 존재의 실존을 잔잔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묻고 있다. 옷깃을 여미게 하는 진솔한 시심으로 내면의 세계를 조명하는 명편이다.

붓꽃

이른 아침
창을 여니
뒤뜰에 붓꽃이
푸른 잉크 듬뿍 찍어
하늘 자락에 시를 쓰고 있다.

참으로 생명은
오묘하고 심오하다

오늘 너는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지
기쁘게 맞이하고
그를 사랑하라

그는 너의 삶을
윤택한 길로 인도해주는
귀한 스승이 될 것이다.

비록 네 생이
오늘 끝날지라도
주님께 감사하고 송축하라

이아침
너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고 진실하다고
후원의 붓꽃이
시를 쓰고 있다.     -정용진, <붓꽃> 전문

칸나(紅蕉)

가을 햇살이
유난히 따가운 오후
고목 가지 끝을
솔개가 찾아와
한가히 돌고 있는데

연못가에서
한여름 물만 퍼 마시던
싱그러운 칸나가

푸른 하늘에
붉은 잉크 듬뿍 찍어
추상열일(秋霜烈日)이라 써놓고
빙그레 웃는다.

밤에는 넓은 자락으로
한기(寒氣)를 가리우고

낯에는 가슴깊이
하늘과 땅
과원(果園)의 향을 담다가

저문 하늘에
추야장장(秋夜長長)이라 써놓고
호젓이 웃는다.                 -정용진, <칸나> 전문

해당화(海棠花)

바닷가에 해당꽃
홀로 피어서
하소연한 심사에
고개 숙였소.

소군소군 바람이
수작을 하면
수집은 어린 맘에
얼굴 붉히오.      -김억 <해당꽃>전문

해당화

당신은 해당화가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
은 벌서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합니다.

철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었다고, 다
투어 말하기로 듣고도 못 들은 척 하였더니,
야속한 봄바람은 나는 꽃을 불어서 경대 위에 놓입
니다그려.
시름없이 꽃을 주워서 입술에 대이고, “너는 언제
피었니“ 하고 물었습니다.
꽃은 말도 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 둘도 되고 셋
도 됩니다.        -만해. 한용운, <해당화> 전문

해당화

저 바다
거센 파도 내 남편 잃고
덕장에서 손 찔리며 고기를 말린다

내 남편 고향은
명사 십릿벌
해당화도 피어나는 영흥 땅이라네

62.5 적 월남해와
눌러앉은 이곳
배고파 막막해 다시 탔던 배
명태잡이 영랑호는 해일을 만나
깊고 깊은 바다 속에 휩쓸려갔네

해당화야, 해당화야
질긴 뿌리야
남편 없는 살림살이 자식은 다섯
바닷바람 견딘
네 뿌리는
내 허리 신경통에 약이 될 건가

배를 타면 고향도 바라보인다고
웃으면서 떠나던
남편의 모습

저 바다
거센 파도 내 남편 잃고
부두에 나가서 그물 깁는데

파도야 파도야
높은 파도야
봄이 되면 속초바다 모랫벌에도
폭풍에 안 꺾이는 해당화 피랴     -김명수, <해당화> 전문

감꽃

쑤꾸기 소리 따라 감꽃은 하나 둘 피어났는가?
다시는 오지 못할 푸르름 밑에
하마트면 뜨지 못할 나의 눈빛이
진정 새로운 뜻으로만 피어났는가?

의좋은 어느 집 어린 형제와 같이
돌담위에 서로의 손짓이 보일 듯
어제 밤 너와 나와의 아쉽던 가슴위엔
저기 저 감꽃이 쑤꾸기 소리 따라 피어났는가?      -이철균, <감꽃> 전문

감꽃

어릴 적엔 떨어지는 감꽃을 ㅆㅓㅅ지
전쟁통엔 죽은 사병들의 머리를 세고
지금은 엄지에 침 발라 돈을 세지
그런데 먼 훗날엔 무었을 셀까 몰라.     ㅡ김준태, <감꽃> 전문


밤꽃

생 내 난 바람이 나뭇가지에 몸 비비며 지나가고
양수 하얗게 피어올린 밤꽃도
햇살이 뜨겁다며 잎사귀 밑으로 길을 내 준다
날아다니는 멧새도 길 옆 개망초도 땅속에 사시는
우리 어머니도
초여름에는 밤꽃 내음만으로도 허기 한 끼 때운다.     -이한종, <밤꽃> 전문

탱자나무 꽃

하아얀 꽃 위로
비 솔솔 날리네요.

꽃잎에 향내 젖은
물 뚜욱 뚝 지네요.

누나가 퍽은
보고 싶네요.       -최승열, <탱자나무 꽃> 전문        
              
붓꽃은 마치 붓 모양으로 솟아올라 자색 잉크를 찍어 시를 쓰고 싶은 욕망을 느끼게 한다. 칸나도 붓 모양으로 솟아나지만 붓꽃이 여성적인데 비하여 칸나는 남성적이고 붉은 잉크를 듬뿍 찍은 형상을 하고 있다. 붓꽃은 선비들의 사랑을 받기에 그 자태가 단아하고 빛깔이 우아하다. 꽃말은 꽃의 모양에 어울리지 않게 “분노”다. 달빛에 비친 모습이나 이른 아침 이슬을 머금은 모습이 청순하다. 붓꽃은 빈센트 반 고호가 그린 그림으로도 유명하다.
칸나는 초여름에 피어나서 늦가을 까지 계속되는 시원하고 활달해 보이는 꽃 중에 하나다. 연못가에 자색으로 피어오른 붓꽃이 소녀 적이라면, 울 가에 남성적으로 핀 꽃이 칸나다. 인도가 원산으로 꽃창포 모양의  칸나의 꽃말은 “존경”이다.  대만에서는 약혼할 때 남자 집에서 여자 집에 사주를 보내면 그 답례로 여자 집에서는 남자 집에 토란과 칸나를 보내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해당화는 원산 명사십리가 유명하여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2005년 5월 원산을 간다기에 방북 여행에 신경을 곤두 세웠으나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온 몸에 무슨 죄라도 진 듯 가시를 두루마리로 감고 흰색과 분홍색을 겹 하여 피어오르는 해당화 가새당꽃, 때찔레꽃 이라고도 부른다. 곧은 몸매에 청초한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꽃이다.
해당화는 무슨 애틋한 연심(戀心)이 있어 전신에 가시를 두르고 해풍에 손짓을 보내는 것일까?
감꽃은 어릴 적에 이웃 소년 소녀들이 소꿉장난을 하면서 그릇으로 쓰던 꽃이다. 푸른 감잎에 쌓여 푸르게 피는 감꽃, 향기는 없어도 시골 풍경을 잘 대변해 주는 꽃이다.
밤꽃은 구린내 비슷한 냄새를 향기처럼 피워 올리며 그 꽃모양은 국수 같다. 가을에는 밤송이가 입을 열고 윤기 흐르는 밤알들을 쏟아낸다. 겨울밤 눈길에 군밤사려군밤사려 군밤장수의 메아리가 숙제를 하던 밤 아름다운 추억으로 다가온다.
탱자나무의 원산지는 중국이지만 우리나라에도 남쪽 지방에 많이 자란다.
봄이면 흰 꽃이 피고 노란 열매를 맺으며 전신에 가시가 돋아 울타리로 많이 쓰인다.

목화

누님
눈물겨웁습니다.

이, 우물물같이 고이는 푸름 속에
다수굿이 젖어있는 붉고 흰 목화 꽃은
누님
누님이 피우셨지요?

퉁기면 울릴듯한 가을의 푸루름엔
바윗돌도 모다 바스러져 네리는데.....

저, 마약(痲藥)과 같은 봄을 지내여서
저, 무지한 여름을 지내여서
질갱이풀 지름길을 오르내리며
허리 굽흐리고 피우셨지요?       -미당 서정주, <목화> 전문

호박꽃

나무 울타리를 무성히 뒤덮는 파-란 잎 사이로
노랗게 들어난 네 얼굴에는 드메서 왔다는
순이의 순직한 얼굴이 또한 그 속에 있어 좋구나.

날개달린 놈이면 잉잉거리며 진득한 향을 듣고 누구나 오라
내 입술 그리 고울 건 없어도 어서들 오라
이 가슴 속에다 묻어 문질러 주마

마음은 수줍어도 젊음은 푸르러
이들이들 타는 해는 오오 나의 숨결 숨죽어
아물기 전에 어서들 빨리 오라

장미처럼 눈부시진 못하여도 사나움 없고
백합처럼 말쑥하진 못하여도 가냘픔 없고
부득진 삶은 하늘을 우르러 구김없이 피었노라

순아 호박꽃 피는 마을로 돌아가자 울 밑에
호박씨 묻고 뒤곁에 채전을 가꾸어
오매는 없어도 아들을 낳아
먼 후일 마련하자     -박병순, <호박꽃> 전문

호박꽃

호박꽃 속에 있는
조그만 마을.
마을 앞으로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흐르는 물에 물방아 시름없이 돌아가는데
아낙네들의 방추 소리 꼴작에 울린다.
뒷상 숲에서는 한 종일 뻐꾹새가 울고..... .     -장만영, <호박꽃> 전문

하얀 고추꽃

사랑한다는 말보다
좋아한다는 말이 좋은

좋아한다는 말보다
맵싸한 말이 좋은

그마저
머금고 살아
제 속이 매워서 핀다     ㅡ김영수, <하얀 고추꽃> 전문

파 꽃

머리에는
백설을 이고
창연(蒼然)히 서서
민중을 굽어보는
녹두장군(綠豆將軍)
전봉준(全琫準).

죽창을 들고
고부(古阜)고을
뒤흔드는 함성이
정말, 엄청 나구나

길이길이 푸르거라
헐벗은 농민들의
자존심답게

하늘 우러르며
우람히 솟은
초록기둥
민중의 혼(魂)
파 꽃아!        -정용진, <파 꽃> 전문

감자꽃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권태응, <감자꽃> 전문

메밀꽃

메밀꽃 한 다발
가슴에 안고
어둠이 내리는 거리를
걷노라.

사람들은
창문 고리를 깊게 걸어놓고
눈망울 껌뻑거리며
바깥을 기웃거리고,

지금은
거리를 한차례
물청소 차라도 지나가야
할 때

아메리카.
무엇을 기다리는가.
아메리카
그대 성조기도.
아메리카의 영광을
기다리는가.       -곽상희, <메밀꽃> 전문

  목화는 인도가 원산으로 중국을 거쳐 문익점에 붓 뚜껑 속에 숨겨져 우리나라에 전래되었다고 한다. 꽃도 나팔꽃 모양으로 귀족적이고 목화는 솜으로 틀어 무명으로 직조되어 옷감으로 쓰이는 유용한 꽃이다.
  호박꽃은 박꽃과의 인도산 덩굴성 식물로 시골 울타리를 타고 오르며 주렁주렁 가을을 장식하는 유용 식물로 꿀이 많아 벌들이 좋아한다.
나는 파 꽃을 보면 초록 기둥에 백설을 이고 섰는 모습이 마치 민중의 영웅 전봉준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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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이주희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3.19 1216
공지 "유봉희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3.18 1209
1808 시인들의 시로 쓴 자화상/샌디에고 문장교실 강론 초록/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2.10.14 949
1807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윤철 김학 2013.12.16 937
1806 꽃의 시학(詩學)(2)) 꽃은 사랑이다./鄭用眞 詩人/증보편/ 정용진 2012.09.23 875
1805 아름다운 고국 8도 기행.2/정용진 시인(2) 정용진 2014.02.27 869
» 꽃의 시학(詩學) 3.(꽃은 희망이다.) 정용진 2009.08.28 864
1803 꺼꾸리/김효순 김학 2013.08.02 856
1802 북유럽 기행( 러시아. 핀랜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4.07.01 855
1801 꽃의 시학(詩學) 2.(꽃은 사랑이다.) 정용진 2009.08.28 835
1800 초상화 그리던 시절의 박수근 / 박완서(朴婉緖, 1931-2011 ) 김영교 2011.01.23 828
1799 한국 대전 방문한 석정희 시인 내외분, 한국 일간지 충남일보 연재소설 '대흥동 연가'에 소개 화제 나은 2007.06.11 824
1798 꽃의 시학 (2) 꽃은 사랑이다 정용진 2008.02.05 805
1797 秀峯 明心寶鑑/증보편/秀峯 鄭用眞/(1) 정용진 2011.04.03 805
1796 전북 임실군 삼계면 박사골은 142명 박사 배출, 면단위 전국 최다 김학 2009.10.05 804
1795 오늘 현재 460만명이 읽은/죽음의 시학/'구글 한글에 들어가 '죽음의 시학'확인/정용진 정용진 2011.12.06 802
1794 꽃의 시학(詩學)(1) 꽃은 시다./鄭用眞 詩人/증보편/ 정용진 2012.09.23 800
1793 본관별 족보 김학 2012.03.14 7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