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이~게 뭡니까? 17
2007.07.15 12:02
도~대체 이게 뭡니까? 17
인프라?
사회적으로 웬만큼 내로라하고 활동을 하는 사람치고 강연회나 토론회에서 “인프라”라는
말을 쓰지 않으면 무식자 취급을 받는가 보다.
몇 해 전 어버이날을 즈음하여 어느 사회단체의 간부급 여류 인사가 노인복지관계에 대한
강연을 하면서 “노인 복지에 대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될 시기”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도대체 “인프라”라는 말이 무슨 말인가 하고 나랏말 사전을 비롯해서 영어사전을 한참 뒤져
infra라는 단어를 겨우 찾았다.
그 뜻을 보니 ‘아래에, 아래쪽에’라는 뜻을 가진 부사(副詞)였다.
필자와 같이 무식한 사람이 위의 말의 뜻을 해석하자면 “노인 복지에 대한 아래쪽을 구축해야 될 시기”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노인들의 아래쪽이 허약하니 튼튼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뜻인가?
이것이 오늘날 우리말의 현실이다.
“노인 복지에 대한 기반시설을 구축해야 될 시기”라고 했으면 이 사람같이 무식한 사람도
금방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죽어버린 영어를 지껄여서 뭇 백성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어법이 오늘날 우리말의 현실이다.
남의 나랏말을 빌려 쓸 때 자기네 어법에 맞게 꼬리를 뚝 자르는 나쁜 습성이 있는 일본에
서조차 “인후라(インフラ)”라는 말은 없고 “인후라스또라꾸쨔-(インフラストラクチャ-)”라
고 온전하게 기재되어 있는데 우리는 원산지의 발음은 제쳐놓고라도 한술 더 떠서
일본사람들이 즐기는 방법으로 꼬리를 뚝 잘라버리고 부사를 명사로 만들어 쓰고 있다.
“아파트”라는 말도 apartment에서 명사 어미 -ment를 뚝 잘라서 “apart"을
[アパト(아빠또)]라는 일본말을 받아들여 [아파트]라고 쓰고 있으니 apart이라는
단어의 원래의 뜻은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
광복 60돐을 맞이하여 우리나라에 만연하고 있는 일본식 영어를 정리하겠다고 국립국어원
에서 발표를 했었다.
모처럼 철이든 올바른 소리를 했으나 실천이 되지 않고 있다.
실천이 되기는커녕 대통령을 비롯해서 푸른 기와집 사람들도 [인프라]라는 말을 많이 쓴다.
이 “인프라”라는 말은 영어의 infrastructure에서 -structure라는 꼬리말을 잘라 버린
것인데 일본은 이런 종류의 말을 만들어 내는 데는 귀재(鬼才)들이다.
우리도 이런 못된 재주를 이어받아 죽은 영어를 잘도 만들어 쓰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우리말이 일본의 어법을 본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이다.
사람들은 “우리말의 어법에 맞게” 외국어를 바꾸어 외래어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지
만 과연 이처럼 원형을 훼손시켜가면서까지 극단적인 방법으로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일본이라는 나라는 말의 소리와 글자가 적고 워낙 국민성이 조그마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말도 긴 어휘가 별로 없다.
더구나 중국이나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기타의 한자를 쓰는 나라들은 한자라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가 있어서 낱말을 짧게 줄여 쓸 수가 있으나 서양의 글자는 뜻을 가진 글자가
없으므로 부득이 낱말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상태이다.
그런 서양 낱말들의 꽁무니를 뚝 잘라버리면 그 낱말은 이미 살아있는 낱말이 아닌 죽은
낱말이 되거나 아니면 엉뚱한 낱말이 되는 것이다.
말이란 서로간의 의사소통을 하기 위하여 내는 소리인데 infrastructure라는 말이 길어
불편하다고 꼬리를 잘라 infra로 말한다면 말이 통하지 않을 것은 빤한 이치가 아닌가?
아마도 “인프라”라는 말은 우리끼리만 통하는 말이 아닐까 여겨진다.
남의 나랏말을 받아들이면서 이와 같이 마구잡이로 난도질해서 쓴다는 것은 마치 남의 옷을
빌려다가 자기 몸에 맞추어 재단해서 입는 것과 마찬가지의 강도행위나 진배없다.
서양 사람들도 infrastructure라는 낱말이 길고 귀찮다고 여기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이 재단을 하지 않는 이유는 따로 뜻을 가진 infra라는 말이 있기 때문이다.
죽은 말을 써서 자신의 유식을 나타내며 식자연하는 사람들을 보면 불쌍하게 느껴진다.
더구나 infra의 원산지 발음은 [인러]이며 “인프라”라는 발음 자체도 일본식 영어 발음이
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죽은 영어를 더구나 올바른 발음도 아닌 소리로 지껄이며 나랏말 망신시키지 말고
“사회 기반” 아니면 간단히 “토대”라는 말을 써서 나랏말 사랑하고 자신의 값을 올리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어떨까?
나라의 대표인 대통령까지도 “인프라”라는 어휘를 서슴지 않고 쓰는 것을 보니 우리말
어휘를 갉아먹는 데는 상하가 따로 없는 것 같다.
도~대체 이~게 뭡니까?
한글 연구회
최성철
인프라?
사회적으로 웬만큼 내로라하고 활동을 하는 사람치고 강연회나 토론회에서 “인프라”라는
말을 쓰지 않으면 무식자 취급을 받는가 보다.
몇 해 전 어버이날을 즈음하여 어느 사회단체의 간부급 여류 인사가 노인복지관계에 대한
강연을 하면서 “노인 복지에 대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될 시기”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도대체 “인프라”라는 말이 무슨 말인가 하고 나랏말 사전을 비롯해서 영어사전을 한참 뒤져
infra라는 단어를 겨우 찾았다.
그 뜻을 보니 ‘아래에, 아래쪽에’라는 뜻을 가진 부사(副詞)였다.
필자와 같이 무식한 사람이 위의 말의 뜻을 해석하자면 “노인 복지에 대한 아래쪽을 구축해야 될 시기”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노인들의 아래쪽이 허약하니 튼튼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뜻인가?
이것이 오늘날 우리말의 현실이다.
“노인 복지에 대한 기반시설을 구축해야 될 시기”라고 했으면 이 사람같이 무식한 사람도
금방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죽어버린 영어를 지껄여서 뭇 백성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어법이 오늘날 우리말의 현실이다.
남의 나랏말을 빌려 쓸 때 자기네 어법에 맞게 꼬리를 뚝 자르는 나쁜 습성이 있는 일본에
서조차 “인후라(インフラ)”라는 말은 없고 “인후라스또라꾸쨔-(インフラストラクチャ-)”라
고 온전하게 기재되어 있는데 우리는 원산지의 발음은 제쳐놓고라도 한술 더 떠서
일본사람들이 즐기는 방법으로 꼬리를 뚝 잘라버리고 부사를 명사로 만들어 쓰고 있다.
“아파트”라는 말도 apartment에서 명사 어미 -ment를 뚝 잘라서 “apart"을
[アパト(아빠또)]라는 일본말을 받아들여 [아파트]라고 쓰고 있으니 apart이라는
단어의 원래의 뜻은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
광복 60돐을 맞이하여 우리나라에 만연하고 있는 일본식 영어를 정리하겠다고 국립국어원
에서 발표를 했었다.
모처럼 철이든 올바른 소리를 했으나 실천이 되지 않고 있다.
실천이 되기는커녕 대통령을 비롯해서 푸른 기와집 사람들도 [인프라]라는 말을 많이 쓴다.
이 “인프라”라는 말은 영어의 infrastructure에서 -structure라는 꼬리말을 잘라 버린
것인데 일본은 이런 종류의 말을 만들어 내는 데는 귀재(鬼才)들이다.
우리도 이런 못된 재주를 이어받아 죽은 영어를 잘도 만들어 쓰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우리말이 일본의 어법을 본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이다.
사람들은 “우리말의 어법에 맞게” 외국어를 바꾸어 외래어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지
만 과연 이처럼 원형을 훼손시켜가면서까지 극단적인 방법으로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일본이라는 나라는 말의 소리와 글자가 적고 워낙 국민성이 조그마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말도 긴 어휘가 별로 없다.
더구나 중국이나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기타의 한자를 쓰는 나라들은 한자라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가 있어서 낱말을 짧게 줄여 쓸 수가 있으나 서양의 글자는 뜻을 가진 글자가
없으므로 부득이 낱말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상태이다.
그런 서양 낱말들의 꽁무니를 뚝 잘라버리면 그 낱말은 이미 살아있는 낱말이 아닌 죽은
낱말이 되거나 아니면 엉뚱한 낱말이 되는 것이다.
말이란 서로간의 의사소통을 하기 위하여 내는 소리인데 infrastructure라는 말이 길어
불편하다고 꼬리를 잘라 infra로 말한다면 말이 통하지 않을 것은 빤한 이치가 아닌가?
아마도 “인프라”라는 말은 우리끼리만 통하는 말이 아닐까 여겨진다.
남의 나랏말을 받아들이면서 이와 같이 마구잡이로 난도질해서 쓴다는 것은 마치 남의 옷을
빌려다가 자기 몸에 맞추어 재단해서 입는 것과 마찬가지의 강도행위나 진배없다.
서양 사람들도 infrastructure라는 낱말이 길고 귀찮다고 여기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이 재단을 하지 않는 이유는 따로 뜻을 가진 infra라는 말이 있기 때문이다.
죽은 말을 써서 자신의 유식을 나타내며 식자연하는 사람들을 보면 불쌍하게 느껴진다.
더구나 infra의 원산지 발음은 [인러]이며 “인프라”라는 발음 자체도 일본식 영어 발음이
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죽은 영어를 더구나 올바른 발음도 아닌 소리로 지껄이며 나랏말 망신시키지 말고
“사회 기반” 아니면 간단히 “토대”라는 말을 써서 나랏말 사랑하고 자신의 값을 올리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어떨까?
나라의 대표인 대통령까지도 “인프라”라는 어휘를 서슴지 않고 쓰는 것을 보니 우리말
어휘를 갉아먹는 데는 상하가 따로 없는 것 같다.
도~대체 이~게 뭡니까?
한글 연구회
최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