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국(優國)의 시학(詩學)

2010.01.16 02:02

정용진 조회 수:65 추천:1

우국(憂國)의 시학(詩學)
                                     정용진

우리 민족의 탁월한 지도자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는 국민들을 향하여 “나라가 없고서 한 집과 한 몸이 있을 수 없고, 민족이 천대받을 때 혼자만이 영광을 누릴 수 없다. 고 역설하였다.
조국은 민족은 담는 집이요, 민족을 감싸주는 울타리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인도, 우리나라도 조국을 타 민족에 빼앗기고 숱한 세월 갖은 학대와 멸시를 받은 민족이 아닌가.

조국강산

대대로 물려받은 조국강산을
언제나 잊지 말고 노래 부르자
높은 산 맑은 물이 우리 복지다
어느 곳 가서든지 노래 부르자

겨레여 우리에겐 조국이 있다.
내 사랑 바칠 곳은 오직 여기뿐
심장에 더운피가 식을 때까지
즐거이 이 강산을 노래 부르자.   <노산 이은상>

가고파, 성불사의 깊은 밤, 오륙도 등 주옥 같은 시조들을 남긴 노산 이은상 시조 시인은 근대 한국 시조사의 한 획을 긋는 대가이다.
초정 김상옥, 백수 정완영, 가람 이병기, 조운등도 많은 명 시조들을 남겼다.

녹이상제(綠耳霜蹄) 살찌게먹여 시냇물이 씻겨타고
용천설악(龍泉雪鍔)을 들게갈아 둘러메고
장부의 위국충절(爲國忠節)을 세워볼가 하노라   <최영>

삭풍(朔風)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은 눈속에 찬데
만리변성에서 일장검 집고 서서
긴파람 큰 한소리에 거칠것이 없세라   <김종서>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시절이하 수상하니 올동말동 하여라   <김상헌>

장검을 빼어들고 백두산에 올라보니
대명천지에 성진(腥塵)이 잠겼세라
언제나 남북 풍진을 헤쳐볼고 하노라   <남이>

한산섬 달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앉아
깊은시름 하는적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나의 애를 끊나니   <이순신>

백두산석(白頭山石)은 마도진이요
두만강수는 음마무라
남아이십 미평국이면 후세수칭 대장부리요   <남이>

성균관에 가보면 공자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과 유학을 강론하고 과거를 시행하던 명륜당과 책을 보관하던 존경각 그리고 동쪽에는 동제가 서쪽에는 서제가 있다. 동재는 문관의 기숙사요 서재는 무관의 기숙사였다.
나라가 어려울 때에는 많은 무관들이 조국을 지켰는데 그들도 학문을 깊이 익혀 무과에 급제하고 자신의 우국충정을 시조로 남겼다.
김상헌의 시조는 병자호란이후 홍익한 오달제 윤집 삼학사와 함께 청태종에 항복하는 것을 반대하다가 인질로 잡혀가면서 남긴 시조다. 당시의 국가 상황이 여실이 잘 기록되어 있다.

무궁화(無窮花)

연보라 빛
애틋한 품속에

백의민족(白衣民族)의
맑은 혼을
가득히 숨겨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닭도록“

살아 숨쉬는
경천애인(敬天愛人)
홍익인간(弘益人間)
높고 깊은 조극애.

하늘 향한
곧은 줄기
푸르른 잎
한얼의 기상일레.

영원무궁한 선열들의
고결한 숨결속에
아름다운 후예들의
뜨거운 사랑아!

연보라 빛
그윽한 가슴 가득
타오르는
민족의 혼 불
우리라 꽃
무궁화.   <수봉 정용진>

조국은 민족의 영원한 텃밭이다. 조국을 잃은 민족의 불행을 역사 속에서 우리는 숱하게 보아 왔다. 이스라엘의 피맺힌 방황, 인도의 200년 동안의 영국 식민지 생활, 우리 민족의 나라를 빼앗긴 36년간의 고난의 삶. 이 얼마나 슬프고 한 맺힌 삶의 역정이었는가. 우리는 너무나 절실하게 깨달았다.
나는 시인으로서 조국을 사랑하는 시인들의 우국시 또는 애국시를 통하여 잠자는 민족혼을 일깨워 보기 위하여 이 글을 쓰기로 하였다.

기미독립선언문(己未獨立宣言文)

조선민족대표 삼십삼인(朝鮮民族代表 三十三人)
오등(吾等)은 자(慈)에 아(我) 조선(朝鮮)의 독립국(獨立國)임과 조선인(朝鮮人)의 자주민(自主民)임을 선언(宣言)하노라.차(此)로써 세계만방(世界萬邦)에 고(告)하여 인류평등(人類平等)의 대의(大義)를 극명(克明)하며, 차(此)로써자손만대(子孫萬代)에 고(誥)하여 민족자존(民族自存)의 정권(正權)을 영유(永有)케 하노라.
반만년(半萬年) 역사(歷史)의 권위(權威)를 장(仗)하여 차(此)를 선언(宣言)함이며, 이천만(二千萬) 민중(民衆)의성충(誠忠)을 합(合)하여 차(此)를 포명(佈明)함이며, 민족(民族)의 항구여일(恒久如一)한 자유발전(自由發展)을 위(爲)하여차(此)를 주장(主張)함이며, 인류적(人類的) 양심(良心)의 발로(發露)에 기인(基因)한 세계개조(世界改造)의 대기운(大機運)에순응병진(順應幷進)하기 위(爲)하여 차(此)를 제기(提起)함이니, 시(是) 천(天)의 명명(明命)이며, 시대(時代)의대세(大勢)이며, 전인류(全人類) 공존동생권(共存同生權)의 정당(正當)한 발동(發動)이라, 천하하물(天下何物)이든지 차(此)를저지억제(沮止抑制)치 못할지니라.
구시대(舊時代)의 유물(遺物)인 침략주의(侵略主義), 강권주의(强權主義)의 희생(犧牲)을 작(作)하여 유사이래(有史以來)누천년(累千年)에 처음으로 이민족(異民族) 겸제(箝制)의 통고(痛苦)를 상(嘗)한지 금(今)에 십년(十年)을 과(過)한지라.아(我) 생존권(生存權)의 박상(剝喪)됨이 무릇 기하(幾何)이며, 심령상(心靈上) 발전(發展)의 장애(障碍)됨이 무릇기하(幾何)이며, 민족적(民族的) 존영(尊榮)의 훼손(毁損)됨이 무릇 기하(幾何)이며, 신예(新銳)와 독창(獨創)으로써세계문화(世界文化)의 대조류(大潮流)에 기여보비(寄與補裨)할 기연(機緣)을 유실(遺失)함이 무릇 기하(幾何)이뇨.
희(噫)라, 구래(舊來)의 억울(抑鬱)을 선양(宣揚)하려 하면, 시하(時下)의 고통(苦痛)을 파탈(擺脫)하려 하면, 장래(將來)의협위(脅威)를 삼제(芟除)하려 하면, 민족적(民族的) 양심(良心)과 국가적(國家的) 염의(廉義)의 압축소잔(壓縮銷殘)을흥분신장(興奮伸張)하려 하면, 각개(各個) 인격의 정당(正當)한 발달(發達)을 수(遂)하려 하면, 가련(可憐)한 자제(子弟)에게고치적(苦恥的) 재산(財産)을 유여(遺與)치 아니하려 하면, 자자손손(子子孫孫)의 영구완전(永久完全)한 경복(慶福)을도영(導迎)하려 하면, 최대급무(最大急務)가 민족적(民族的) 독립(獨立)을 확실(確實)케 함이니, 이천만(二千萬) 각개(各個)가인(人)마다 방촌(方寸)의 인(刃)을 회(懷)하고, 인류통성(人類通性)과 시대양심(時代良心)이 정의(正義)의 군(軍)과인도(人道)의 간과(干戈)로써 호원(護援)하는 금일(今日), 오인(吾人)은 진(進)하여 취(取)하매 하강(何强)을 좌(挫)치못하랴. 퇴(退)하여 작(作)하매 하지(何志)를 전(展)치 못하랴.
병자(丙子) 수호조규(修好條規) 이래(以來) 시시종종(時時種種)의 금석맹약(金石盟約)을 식(食)하였다 하여 일본(日本)의무신(無信)을 죄(罪)하려 아니 하노라. 학자(學者)는 강단(講壇)에서, 정치가(政治家)는 실제(實際)에서, 아(我)조종세업(祖宗世業)을 식민지시(植民地視)하고, 아(我) 문화민족(文化民族)을 토매인우(土昧人遇)하여, 한갓 정복자(征服者)의쾌(快)를 탐(貪)할 뿐이오, 아(我)의 구원(久遠)한 사회기초(社會基礎)와 탁락(卓犖)한 민족심리(民族心理)를 무시(無視)한다하여 일본(日本)의 소의(少義)함을 책(責)하려 아니 하노라. 자기(自己)를 책려(策勵)하기에 급(急)한 오인(吾人)은타(他)의 원우(怨尤)를 가(暇)치 못하노라. 현재(現在)를 주무(綢繆)하기에 급(急)한 오인(吾人)은 숙석(宿昔)의징변(懲辨)을 가(暇)치 못하노라. 금일(今日) 오인(吾人)의 소임(所任)은 다만 자기(自己)의 건설(建設)이 유(有)할뿐이오, 결(決)코 타(他)의 파괴(破壞)에 재(在)치 아니하도다. 엄숙(嚴肅)한 양심(良心)의 명령(命令)으로써 자가(自家)의신운명(新運命)을 개척(開拓)함이오, 결(決)코 구원(舊怨)과 일시적(一時的) 감정(感情)으로써 타(他)를질축배척(嫉逐排斥)함이 아니로다. 구사상(舊思想), 구세력(舊勢力)에 기미(羈靡)된 일본(日本) 위정가(爲政家)의공명적(功名的) 희생(犧牲)이 된 부자연(不自然), 우(又) 불합리(不合理)한 착오상태(錯誤狀態)를 개선광정(改善匡正)하여,자연(自然), 우(又) 합리(合理)한 정경대원(正經大原)으로 귀환(歸還)케 함이로다. 당초(當初)에 민족적(民族的)요구(要求)로서 출(出)치 아니한 양국병합(兩國倂合)의 결과(結果)가, 필경(畢竟) 고식적(姑息的) 위압(威壓)과차별적(差別的) 불평(不平)과 통계수자상(統計數字上) 허식(虛飾)의 하(下)에서 이해상반(利害相反)한 양(兩) 민족간(民族間)에영원(永遠)히 화동(和同)할 수 업는 원구(怨溝)를 거익심조(巨益深造)하는 금래(今來) 실적(實績)을 관(觀)하라.용명과감(勇明果敢)으로써 구오(舊誤)를 확정(廓正)하고, 진정(眞正)한 우호적(友好的) 신국면(新局面)을 타개(打開)함이피차간(彼此間) 원화소복(遠禍召福)하는 첩경(捷徑)임을 명지(明知)할 것 안인가. 또, 이천만(二千萬) 함분축원(含憤蓄怨)의민(民)을 위력(威力)으로써 구속(拘束)함은 다만 동양(東洋)의 영구(永久)한 평화(平和)를 보장(保障)하는 소이(所以)가 아닐뿐 아니라, 차(此)로 인(因)하여 동양안위(東洋安危)의 주축(主軸)인 사억만(四億萬) 지나인(支那人)의 일본(日本)에대(對)한 위구(危懼)와 시의(猜疑)를 갈수록 농후(濃厚)케 하여, 그 결과(結果)로 동양(東洋) 전국(全局)이공도동망(共倒同亡)의 비운(悲運)을 초치(招致)할 것이 명(明)하니, 금일(今日) 오인(吾人)의 조선독립(朝鮮獨立)은조선인(朝鮮人)으로 하야금 정당(正當)한 생영(生榮)을 수(遂)케 하는 동시(同時)에 일본(日本)으로 하야금 사로(邪路)로서출(出)하여 동양(東洋) 지지자(支持者)인 중책(重責)을 전(全)케 하는 것이며, 지나(支那)로 하야금 몽매(夢寐)에도면(免)하지 못하는 불안(不安), 공포(恐怖)로서 탈출(脫出)케 하는 것이며, 또 동양평화(東洋平和)로 중요(重要)한일부(一部)를 삼는 세계평화(世界平和), 인류행복(人類幸福)에 필요(必要)한 계단(階段)이 되게 하는 것이라. 이 어찌구구(區區)한 감정상(感情上) 문제(問題)이리오.
아아, 신천지(新天地)가 안전(眼前)에 전개(展開)되도다. 위력(威力)의 시대(時代)가 거(去)하고 도의(道義)의 시대(時代)가내(來)하도다. 과거(過去) 전세기(全世紀)에 연마장양(鍊磨長養)된 인도적(人道的) 정신(精神)이 바야흐로 신문명(新文明)의서광(曙光)을 인류(人類)의 역사(歷史)에 투사(投射)하기 시(始)하도다. 신춘(新春)이 세계(世界)에 내(來)하여만물(萬物)의 회소(回蘇)를 최촉(催促)하는도다. 동빙한설(凍氷寒雪)에 호흡(呼吸)을 폐칩(閉蟄)한 것이 피일시(彼一時)의세(勢)이라 하면 화풍난양(和風暖陽)에 기맥(氣脈)을 진서(振舒)함은 차일시(此一時)의 세(勢)이니, 천지(天地)의복운(復運)에 제(際)하고 세계(世界)의 변조(變潮)를 승(乘)한 오인(吾人)은 아무 주저(躊躇)할 것 없으며, 아무기탄(忌憚)할 것 업도다. 아(我)의 고유(固有)한 자유권(自由權)을 호전(護全)하여 생왕(生旺)의 낙(樂)을 포향(飽享)할것이며, 아(我)의 자족(自足)한 독창력(獨創力)을 발휘(發揮)하여 춘만(春滿)한 대계(大界)에 민족적(民族的) 정화(精華)를결뉴(結紐)할지로다.
오등(吾等)이 자(慈)에 분기(奮起)하도다. 양심(良心)이 아(我)와 동존(同存)하며 진리(眞理)가 아(我)와병진(幷進)하는도다. 남녀노소(男女老少) 없이 음울(陰鬱)한 고소(古巢)로서 활발(活潑)히 기래(起來)하여만휘군상(萬彙群象)으로 더불어 흔쾌(欣快)한 부활(復活)을 성수(成遂)케 하도다. 천백세(千百世) 조령(祖靈)이 오등(吾等)을음우(陰佑)하며 전세계(全世界) 기운(氣運)이 오등(吾等)을 외호(外護)하나니, 착수(着手)가 곳 성공(成功)이라. 다만,전두(前頭)의 광명(光明)으로 맥진(驀進)할 따름인저.
공약 삼장(公約 三章)
一.금일(今日) 오인(吾人)의 차거(此擧)는 정의(正義), 인도(人道), 생존(生存), 존영(尊榮)을 위(爲)하는 민족적(民族的)요구(要求)이니, 오직 자유적(自由的) 정신(精神)을 발휘(發揮)할 것이오, 결(決)코 배타적(排他的) 감정(感情)으로일주(逸走)하지 말라.
一. 최후(最後)의 일인(一人)까지, 최후(最後)의 일각(一刻)까지 민족(民族)의 정당(正當)한 의사(意思)를 쾌(快)히 발표(發表)하라.
一. 일체(一切)의 행동(行動)은 가장 질서(秩序)를 존중(尊重)하여, 오인(吾人)의 주장(主張)과 태도(態度)로 하여금 어디까지든지 광명정대(光明正大)하게 하라.
조선건국(朝鮮建國) 사천이백오십이년(四二五二年) 삼월(三月) 일일(一日)
조선민족대표(朝鮮民族代表)
손병희(孫秉熙) 길선주(吉善宙) 이필주(李弼柱) 백용성(白龍成) 김완규(金完圭)  김병조(金秉祚) 김창준(金昌俊) 권동진(權東鎭) 권병덕(權秉悳) 나용환(羅龍煥)  나인협(羅仁協) 양순백(梁旬伯) 양한묵(梁漢默) 유여대(劉如大) 이갑성(李甲成)  이명룡(李明龍) 이승훈(李昇薰) 이종훈(李鍾勳) 이종일(李鍾一) 임예환(林禮煥)  박준승(朴準承) 박희도(朴熙道) 박동완(朴東完) 신홍식(申洪植) 신석구(申錫九)  오세창(吳世昌) 오화영(吳華英) 정춘수(鄭春洙) 최성모(崔聖模) 최 린(崔 麟)  한용운(韓龍雲) 홍병기(洪秉箕) 홍기조(洪其兆)


기미 독립 선언문(번역문)

우리 조선은 이에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하노라. 이로써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평등하다는 큰 뜻을 똑똑히 밝히며, 이로써 자손 만대에 일러, 민족의 독자적 생존의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도록 하노라.

반 만 년 역사의 권위를 의지하여 이를 선언함이며, 2천 만 민중의 충성을 모아 이를 두루 펴 밝히며, 겨레의 한결같은 자유 발전을 위하여 이를 주장함이며, 인류가 가진 양심의 발로에 뿌리 박은 세계 개조의 큰 움직임에 순응해 나가기 위하여 이를 내세움이니, 이는 하늘의 분명한 명령이며 시대의 큰 추세이며, 온 인류가 더불어 같이 살아갈 권리의 정당한 발동이기에, 하늘 아래 그 무엇도 이를 막고 억누르지 못할 것이니라.

낡은 시대의 유물인 침략주의, 강권주의에 희생되어, 역사 있은 지 몇 천 년 만에 처음으로 다른 민족에게 억눌려 고통을 겪은 지 이제 십 년이 지났는지라, 우리 생존권을 빼앗겨 잃은 것이 무릇 얼마이며, 겨레의 존엄과 영예가 손상된 일이 무릇 얼마이며, 새롭고 날카로운 기백과 독창력으로써 세계 문화의 큰 물결에 이바지할 기회를 잃은 것이 무릇 얼마인가!

오호, 예로부터의 억울함을 떨쳐 펴려면, 지금의 괴로움을 벗어나려면, 앞으로의 위협을 없이 하려면, 겨레의 양심과 나라의 체모가 도리어 짓눌려 시든 것을 키우려면, 사람마다 제 인격을 올바르게 가꾸어 나가려면, 가엾은 아들딸들에게 괴롭고 부끄러운 유산을 물려주지 아니하려면, 자자손손이 완전한 경사와 행복을 길이 누리도록 이끌어 주려면, 가장 크고 급한 일이 겨레의 독립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니, 2천만 각자가 사람마다 마음의 칼날을 품고, 인류의 공통된 성품과 시대의 양심이 정의의 군대와 인도의 무기로써 지켜 도와주는 오늘날, 우리는 나아가 얻고자 하매 어떤 힘인들 꺾지 못하랴? 물러가서 일을 꾀함에 무슨 뜻인들 펴지 못하랴?

병자 수호 조약 이후 때때로, 굳게 맺은 갖가지 약속을 저버렸다 하여 일본의 신의 없음을 죄주려 하지 아니 하노라. 학자는 강단에서 정치가는 실제에서, 우리 옛 왕조 대대로 물려 온 터전을 식민지로 보고, 우리 문화 민족을 마치 미개한 사람들처럼 대우하여, 한갓 정복자의 쾌감을 탐할 뿐이요, 우리의 오랜 사회 기초와 뛰어난 겨레의 마음가짐을 무시한다 하여, 일본의 의리 적음을 꾸짖으려 하지 아니하노라. 우리 스스로를 채찍질하기에 바쁜 우리는 남을 원망할 겨를을 갖지 못하노라. 현재를 준비하기에 바쁜 우리는 묵은 옛일을 응징하고 가릴 겨를도 없노라.

오늘 우리의 할 일은 다만 자기 건설이 있을 뿐이요, 결코 남을 파괴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로다. 엄숙한 양심의 명령으로써 자기의 새 운명을 개척함이요, 결코 묵은 원한과 한 때의 감정으로써 남을 시기하고 배척하는 것이 아니로다. 낡은 사상과 낡은 세력에 얽매여 있는 일본 정치가들의 공명심에 희생된, 부자연스럽고 불합리한, 그릇된 상태를 고쳐서 바로잡아,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바른 길, 큰 으뜸으로 돌아오게 함이로다.

당초에 민족의 요구로서 나온 것이 아닌 두 나라의 병합의 결과가 마침내 한때의 위압과 민족 차별의 불평등과 거짓으로 꾸민 통계 숫자에 의하여, 서로 이해가 다른 두 민족 사이에 영원히 화합할 수 없는 원한의 구덩이를 더욱 깊게 만드는 지금까지의 실적을 보라! 용감하고 밝고 과감한 결단으로 지난날의 잘못을 바로잡고, 참된 이해와 한 뜻에 바탕한 우호적인 새 판국을 열어 나가는 것이 피차간에 화를 멀리하고 복을 불러들이는 가까운 길임을 밝히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또 울분과 원한이 쌓인 2천만 국민을 위력으로써 구속하는 것은 다만 동양의 영구한 평화를 보장하는 길이 아닐 뿐 아니라, 이로 말미암아 동양의 안전과 위태를 좌우하는 굴대인 4억 중국 사람들의, 일본에 대한 두려움과 새암을 갈수록 짙게 하여, 그 결과로 동양의 온 판국이 함께 쓰러져 망하는 비참한 운명을 불러올 것이 분명하니, 오늘날 우리 조선 독립은 조선 사람으로 하여금 정당한 삶의 번영을 이루게 하는 동시에, 일본으로 하여금 그릇된 길에서 벗어나 동양을 지지하는 자의 무거운 책임을 다하게 하는 것이며, 중국으로 하여금 꿈에도 면하지 못하는 불안과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이며, 또 동양 평화로 그 중요한 일부를 삼는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에 필요한 계단이 되게 하는 것이라. 이 어찌 구구한 감정상의 문제리요?

아아! 새 천지가 눈앞에 펼쳐지도다. 힘의 시대가 가고 도의의 시대가 오도다. 지난 온 세기에 갈고 닦아 키우고 기른 인도의 정신이 바야흐로 새 문명의 밝아오는 빛을 인류의 역사에 쏘아 비추기 시작하도다. 새 봄이 온 누리에 찾아들어 만물의 소생을 재촉 하는 도다. 얼어붙은 얼음과 찬 눈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이 저 한때의 형세라 하면, 화창한 봄바람과 따뜻한 햇볕에 원기와 혈맥을 떨쳐 펴는 것은 이 한때의 형세이니, 하늘과 땅에 새 기운이 되돌아오는 때를 맞고, 세계 변화의 물결을 탄 우리는 아무 머뭇거릴 것 없으며, 아무 거리낄 것 없도다. 우리의 본디부터 지녀온 자유권을 지켜 풍성한 삶의 즐거움을 실컷 누릴 것이며, 우리의 풍부한 독창력을 발휘하여 봄기운 가득한 온누리에 민족의 정화를 맺게할 것이로다.

우리가 이에 떨쳐 일어나도다. 양심이 우리와 함께 있으며, 진리가 우리와 더불어 나아가는도다. 남녀노소 없이 음침한 옛집에서 힘차게 뛰쳐나와 삼라만상과 더불어 즐거운 부활을 이루어내게 되도다. 천만세 조상들의 넋이 은밀히 우리를 지키며, 전 세계의 움직임이 우리를 밖에서 보호하나니, 시작이 곧 성공이라, 다만 저 앞의 빛으로 힘차게 나아갈 따름이로다.

독립선언문은 육당 최남선이 기초하였는데 명문 중에 명문이요, 구구절절이 우리 민족의 독립의 필요성과  동양 평화의 긴요함과  세계의 질서의 중요성을  호소한 대 서사시다.  
토마스 제퍼슨이 기초한 미국의 독립선언문이 청교도들의 개척정신을 바닥에 깔면서 기독교정신에 입각하였다면, 우리나라의 기미 독립 선언문은 유교의 도덕적 사상을 중심으로 만민평등의 독립 사상에 역점을 두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어려운 원문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번역문을 첨부하였다.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 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
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 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살아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라ㅣ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
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뜩밖
의 일이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
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배기
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음
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
싸고 돕니다.

한용운 시인은 불자로서 독립선언문에 서명한 33중 한분으로 독립선언 말미에 ‘공약삼장‘첨가한 분으로 유명하다.
이 시는 절대자를 향한 고백이라는 해석도 있고, 이 시에서 님은 조국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아니하다. 여하간 우리 조국과 민족을 사랑하였던 애국자의 한분임에는 틀림이 없다.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 나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리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시인은 말한다.
조국이 무엇인가 민족이 무엇인가. 애국이 무엇인가. 시인은 말한다.
민족이 힘을 잃어 통 배를 내어주고 배 속을 빌어먹으면서 만주 벌판에서 중원 들판에서 굶주리고 헐벗을 때 그 시대의 지성의 대변자인 시인들의 처신한 모습들이 실로 다양하다.
어떤 시인은 학병으로 가야 대 일본 제국의 황성시민 답다고 역설하고, 또 어떤 시인은 자연과 풍광만 솔솔 읊으면서 기회를 엿보는 들쥐처럼 처신하고, 소수의 시인들은 “재능은 고독 속에서 연마되고 인격은 위난 속에서 형성 된다고 목숨을 내 걸었다.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 가” 이 뼈아픈 물음과 절규 앞에 나는 밤잠을 설쳤다. 적어도 우리 한민족이라면 가슴깊이 새겨둘 민족의 대 서사시임이 분명하다. 역사 앞에 당당히 서는 인격은 영원히 외롭지 아니하고 만인의 존경을 받아 마땅하다.

그날이 오면     
                       - 심훈 -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며는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漢江)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鐘路)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딩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상록수의 저자 심훈은 절규한다.
자신의 아픔을 아는 사람만이 남의 아픔을 절감하고 민족의 고뇌를 가슴속 깊이 간직한 사람만이 그 노래가 절절하고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린다.
늘 푸른 나무를 가슴속 깊이 간직하고 상록수를 민족의 표상으로 기린 심훈 그는 그날 조국의 관광 그날이 자신의 생존에 오기만 한다면 잘 드는 칼로 자신의 몸 가죽을 도려내어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들의 행렬에 앞장서리라고 절규한다.

직녀에게
              문병란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선 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
단 하나 오작교마저 끊어져 버린
지금은 가슴과 가슴으로 노둣돌을 놓아
면도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선 채로 기다리기엔 세월이 너무 길다.
그대 몇 번이고 감고 푼 실을
밤마다 그리움 수놓아 짠 베 다시 풀어야 했는가.
내가 먹인 암소는 몇 번이고 새끼를 쳤는데,
그대 짠 베는 몇 필이나 쌓였는가?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사방이 막혀 버린 죽음의 땅에 서서
그대 손짓하는 연인아.
유방도 빼앗기고 처녀막도 빼앗기고
마지막 머리털까지 빼앗길지라도
우리는 다시 만나야 한다.
우리들은 은하수를 건너야 한다.
오작교가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가슴을 딛고 건너가 다시 만나야 할 우리,
칼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이별은 이별은 끝나야 한다.
말라붙은 은하수 눈물로 녹이고
가슴과 가슴을 노둣돌 놓아
슬픔은 슬픔은 끝나야 한다, 연인아.

문병란 시인은 조선대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친 선구자적 시인이다.
내가 샌디에고에서 아내와 에덴장미 농장을 경영 하면서 많은 조국의 명사들이 나를 찾아 주시고 격려하여 주심을 주님께 감사한다.
온타리오에서 농장을 경영할 때에는 동국대학교 농대학장을 지내신 김종희 박사님의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때 내가 정신적 아버님으로 존경하는 이당 안병욱 교수님내외를 내 농장에 모실 수 있었음을 인생의 행복으로 생각한다.
샌디에고로 옮겨와서 장미농장을 경영하면서는 1999년 10월15일 내가 경영하는 에덴장미농장에서 한국 시인의 대가 고은(高銀)시인님을 형님으로 모시는 장미원의 결의형제 맹약을 하였다.
나는 고은 시인의 형제 결의를 제안 받고 가슴이 떨렸다. 나의 친구 시인  문인귀 형이 내 집으로 고은 시인을 모시고 온다하여 삼국지를 펴놓고 유비 관우 장비의 삼형제 도원의 결의를 생각하고 열어보니 소를 잡아 피를 나누며 형제의 결의를 하였다고 전한다. 하여 나는 육간대청에 돗자리를 펴고 형님을 상좌에 모시고 ‘천지신명이시여 이제 형 고은시인과 아우 정용진 시인이 형제의 결의와 맹약을 맺나니 이 약속이 평생을 지나도록 변치 않게 하옵소서. 한 후 백세주를 나누며 형제의 결의를 맺은 것을 내 인생의 천복(天福)으로 생각한다.
그이 후 내 농장에는 박화목 성춘복 문병란 황석영 고원 황갑주 이세방 이승하 김종회 등 많은 시인과 묵객들이 찾아와 대화를 나누며 기쁨을 누린 것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련다.

4월의 노래
                    정용진

우리는
생명의 물이 오른
푸른 눈으로
4월의 거리를 보았습니다.

부활을 예언하는
젊음의 합창

하늘이
멀리서부터
우리에게로
다가오고

거리에 늘어선
가로수들이
나붓기는 손길을
보았습니다.

승리를 다짐하는
젊음의 합창

더러는
두려워 떨고
더러는
분노로 치달으며
무덤을 열고
거리에 넘쳤습니다.

마른 가지에
꽃망울이
돋아오르는
봄언덕에

죄스러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뛰는 심장에
총을 겨누는
검푸른 제복을 보았습니다.

민족을 세우느라
삶을 사른
조국 강산에
다시 사월의 노래가
들여오고 있습니다.


4.19 학생 혁명은 세계의 유례가 드문 학생혁명이다. 그들의 염원은 순수 하였기에  모든 결과가 성공적으로 완성 되었다.
그들이 피는 순수하였고, 그들의 염원은 확고하였고 ,그들의 부르짓음은 강열, 하였다. 목숨을 걸고 총 뿌리 앞에 당당히 나서는 그 힘과 정열, “총은 쏘라고 준 것이지” 헛소리를 치던 권력의 일가는 하루아침에 몰락하였고 마산의 ‘김주열‘ 한 젊은이의 죽음이 횃불이 되어 이 강산, 이 겨레의 영원을 비추는 등불이 되었다. 이들의 거룩한 죽음은 과연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진리를 우리 민족과 역사 앞에 분명하게 보여준 것이다.
‘학생의 피에 보답하라‘ 마침내 프랭카드를 들고 제자들의 죽엄을 아파하던 여러 대학교수들의 거리 행진이 4.19혁명성공의 큰 힘이되었고, 오늘의 우리 한국이 이렇게 세계 인류들의 찬사를 받는 믿 거름이 된 것이다. 이유 없는 위대한 결과는 역사 앞에 결코 없다.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
                                                    김준태      
      


아아, 광주여 무등산이여
죽음과 죽음 사이에
피눈물을 흘리는
우리들의 영원한 청춘의 도시여.

우리들의 아버지는 어디로 갔나.
우리들의 어머니는 어디서 쓰러졌나.
우리들의 아들은
어디에서 죽어 어디에 파묻혔나.
우리들의 귀여운 딸은
또 어디에서 입을 벌린 채 누워있나.
우리들의 혼백은 또 어디에서
찢어져 산산이 조각나 버렸나.

하느님도 새떼들도
떠나가버린 광주여
그러나 사람다운 사람들만이
아침 저녁으로 살아남아
쓰러지고, 엎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우리들의 피투성이 도시여.
죽음으로써 죽음을 물리치고
죽음으로써 삶을 찾으려 했던
아아 통곡뿐인 남도의
불사조여 불사조여 불사조여.

해와 달이 곤두박질 치고
이 시대의 모든 산맥들이
엉터리로 우뚝 솟아있을 때
그러나 그 누구도 찢을 수 없고
빼앗을 수 없는
아아, 자유의 깃발이여
살과 뼈로 응어리진 깃발이여.

아아, 우리들의 도시
우리들의 노래와 꿈과 사랑이
때로는 파도처럼 밀리고
때로는 무덤을 뒤집어쓸지언정
아아, 광주여 광주여
이 나라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무등산을 넘어
골고다 언덕을 넘어가는
아아, 온몸에 상처뿐인
죽음뿐인 하느님의 아들이여.

정말 우리는 죽어버렸나.
더 이상 이 나라를 사랑할 수 없이
더 이상 우리들의 아이들을
사랑할 수 없이 죽어버렸나.
정말 우리들은 아주 죽어버렸나.

충장로에서 금남로에서
화정동에서 산수동에서 용봉동에서
지원동에서 양동에서 계림동에서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아아, 우리들의 피와 살덩이를
삼키고 불어오는 바람이여.
속절없는 세월의 흐름이여.

아아, 살아남은 사람들은
모두가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구나.
살아남은 사람들은 모두가
넋을 잃고 밥그릇조차 대하기
어렵구나 무섭구나.
무서워 어쩌지도 못하는구나.

(여보 당신을 기다리다가
문밖에 나가 당신을 기다리다가 나는 죽었어요…
왜 나의 목숨을 빼앗아 갔을까요.
아니 당신의 전부를 빼앗아 갔을까요.
셋방살이 신세였지만
얼마나 우린 행복했어요.
난 당신에게 잘해주고 싶었어요.
아아, 여보!
그런데 나는 아이를 밴 몸으로
이렇게 죽은 거예요 여보!
미안해요, 여보!
나에게서 나의 목숨을 빼앗아 가고
나는 또 당신의 전부를
당신의 젊은 당신의 사랑
당신의 아들 당신의
아아, 여보! 내가 결국 당신을 죽인 것인가요!)

아아, 광주여 무등산이여
죽음과 죽음을 뚫고 나가
백의의 옷자락을 펄럭이는
우리들의 영원한 청춘의 도시여
불사조여 불사조여 불사조여
이 나라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골고다 언덕을 다시 넘어오는
이 나라의 하느님 아들이여.

예수는 한번 죽고
한번 부활하여
오늘까지 아니 언제까지 산다던가
그러나 우리들은 몇 백번을 죽고도
몇 백번을 부활할 우리들의 참사랑이여
우리들의 빛이여, 영광이여, 아픔이여
지금 우리들은 더욱 살아나는구나.
지금 우리들은 더욱 튼튼하구나.
지금 우리들은 더욱

아아, 지금 우리들은
어깨와 어깨 뼈와 뼈를 맞대고
이 나라의 무등산을 오르는구나.
아아. 미치도록 푸르른 하늘을 올라
해와 달을 입맞추는구나.

광주여 무등산이여
아아, 우리들의 영원한 깃발이여.
꿈이여 십자가여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젊어져갈 청춘의 도시여.
지금 우리들은 확실히
굳게 뭉쳐있다 확실히
굳게 손잡고 일어선다

시인의 사명은 민중에 가슴속에 숨어 잠자고 있는 민족혼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시는 언어로 그리는 영혼의 그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고지를 손에 들고 시인이 그 앞에 섰을 때에는 가슴이 떨리고 흥분하게 된다.
전두환 정권의 만행으로 죄 없는 빛고을 광주의 양민들이 수없이 죽어 갔을 때 김준태 시인은 이렇게 피를 쏟아내듯 시를 토해냈고 세계의 언론들은 대서특필 하였다. 그래서 나는 시란 직관의 눈으로 바라다본 사물의 세계를 사유의 체로 걸러서 탄생시킨 생명의 언어인 동시에 영혼의 메아리라고 정의 한다.

 김지하(金芝河)

오적(五賊)
 
 
 1
 
시(詩)를 쓰되 좀스럽게 쓰지말고 똑 이렇게 쓰럇다.
내 어쩌다 붓끝이 험한 죄로 칠전에 끌려가
볼기를 맞은지도 하도 오래라 삭신이 근질근질
방정맞은 조동아리 손목댕이 오물오물 수물수물
뭐든 자꾸 쓰고 싶어 견딜 수가 없으니, 에라 모르겄다
볼기가 확확 불이 나게 맞을 때는 맞더라도
내 별별 이상한 도둑이야길 하나 쓰것다.
옛날도, 먼옛날 상달 초사훗날 백두산아래 나라선 뒷날
배꼽으로 보고 똥구머으로 듣던 중엔 으뜸
아동방(我東方)이 바야흐로 단군아래 으뜸
으뜸가는 태평 태평 태평성대라
그 무슨 가난이 있겠느냐 도둑이 있겠느냐
포식한 농민은 배터져 죽는 게 일쑤요
비단옷 신물나서 사시장철 벗고 사니
고재봉 제 비록 도둑이라곤 하나
공자님 당년에고 도척이 났고
부정부패 가렴주구 처처에 그득하나
요순시절에도 시흉은 있었으니
아마도 현군양상(賢君良相)인들 세상 버릇 도벽(盜癖)이야
여든까지 차마 어찌할 수 있겠느냐
서울이라 장안 한복판에 다섯 도둑이 모여 살았겄다.
남녘은 똥덩어리 둥둥
구정물 한강가에 동빙고동 우뚝
북녘은 털빠진 닭똥구멍 민둥
벗은 산 만장아래 성북동 수유동 뾰죽
남북간에 오종종종종 판잣집 다닥다닥
게딱지 다닥 코딱지 다닥 그위에 불쑥
장충동 약수동 솟을 대문 제멋대로 와장창
저 솟고 싶은 대로 솟구쳐 올라 삐까번쩍
으리으리 꽃궁궐에 밤낮으로 풍악이 질펀 떡치는 소리 쿵떡
예가 바로 재벌(재벌)1), 국회의원(국獪의猿)2), 고급공무원(고급功無猿)3), 장성(長猩)4), 장차관(暲차관)5)이라 이름하는,
간뗑이 부어 남산하고 목질기기가 동탁배꼽 같은
천하흉포 오적(五賊)의소굴이렷다.
사람마다 뱃속이 오장육보로 되었으되
이놈들의 배안에는 큰 황소불알 만한 도둑보가 겉붙어 오장칠보,
본시 한 왕초에게 도둑질을 배웠으나 재조는 각각이라
밤낮없이 도둑질만 일삼으니 그 재조 또한 신기(神技)에 이르렀것다.
하루는 다섯놈이 모여
십년전 이맘때 우리 서로 피로써 맹세코 도둑질을 개업한 뒤
날이날로 느느니 기술이요 쌓으느니 황금이라, 황금 십만근을 걸어놓고 그간에 일취월장 묘기(妙技)를 어디 한번 서로 겨룸이 어떠한가
이렇게 뜻을 모아 도(盜)짜 한자 크게 써 걸어놓고 도둑시합을 벌이는데
때는 양춘가절(陽春佳節)이라 날씨는 화창, 바람은 건 듯, 구름은 둥실
지마다 골프채 하나씩 비껴들고 꼰아잡고
행여 질세라 다투어 내달아 비전(泌傳)의 신기(神技)를 자랑해 쌌는다.
 
 
2
 
첫째 도둑 나온다 재벌이란 놈 나온다
 
돈으로 옷해 입고 돈으로 모자해 쓰고 돈으로 구두해 신고 돈으로 장갑해 끼고
금시계, 금반지, 금팔지, 금단추, 금넥타이 핀, 금카후스보턴, 금박클, 금니빨,
금손톱, 금발톱, 금작크, 금시계줄.
디룩디룩 방댕니, 불룩불룩 아랫배, 방귀를 뽕뽕뀌며 아그작 아그작 나온다
저놈 재조봐라 저 재벌놈 재조봐라
장관은 노랗게 굽고 차관은 벌겋게 삶아
초치고 간장치고 계자치고 고추장치고 미원까지 톡톡쳐서 실고추과 마늘 곁들여
나름
세금받은 은행돈, 외국서 빚낸 돈, 왼갖 특혜 좋은 이권은 모조리 꿀꺽
이쁜 년 꾀어서 첩삼아 밤낮으로 작신작신 새끼까기 여념없다
수두룩 까낸 딸년들 모조리 칼쥔놈께 시앗으로 밤참에 진상하여
귀뜀에 정보얻고 수의계약 낙찰시켜 헐값에 땅샀다가 길뚫리면 한 몫잡고
천(千)원 공사(工事) 오원에 쓱싹, 노동자임금은 언제나 외상외상
둘러치는 재조는 손오공할애비요 구워삶는 재조는 뙤놈술수 빰치겄다.
 
또 한놈 나온다.
국회의원 나온다.
곱사같이 굽은 허리, 조조같이 가는 실눈,
가래끓는 목소리로 응승거리며 나온다
털투성이 몽둥이에 혁명공양 휘휘감고
혁명공약 모자쓰고 혁명공약 배지차고
가래를 퉤퉤, 골프채 번쩍, 깃발같이 높이들고 대갈일성, 쪽 째진 배암샛바닥에
구호가 와그르르
혁명이닷, 구악(舊惡)은 신악(新惡)으로! 개조(改造)닷, 부정축재는 축재부정으로!
근대화닷, 부정선거는 선거부정으로! 중농(重農)이닷, 빈농(貧農)은 잡농(雜農)으로!
건설이닷, 모든집은 와우식(臥牛式)으로! 사회정화(社會淨化)닷,
정인숙(鄭仁淑)을, 정인숙(鄭仁淑)을 철두철미하게 본받아랏!
궐기하랏, 궐기하랏! 한국은행권아, 막걸리야, 주먹들아,
빈대표야, 곰보표야, 째보표야,
올빼미야, 쪽제비야, 사꾸라야, 유령(幽靈)들아, 표도둑질 성전(聖戰)에로 총궐기하랏!
손자(孫子)에도 병불(兵不) 후사, 치자즉 도자(治者卽盜者)요 공약즉 공약(公約卽空約)이니
우매(遇昧)국민 그리알고 저리멀찍 비켜서랏, 냄새난다 퉤 -
골프 좀 쳐야겄다.
 
 
3
 
셋째놈이 나온다 고급공무원 나온다.
 
풍신은 고무풍선, 독사같이 모난 눈, 푸르족족 엄한 살,
콱다문 입꼬라지 청백리(淸白吏) 분명쿠나
단 것을 갖다주니 쩔레쩔레 고개저어 우린 단것 좋아 않소,
아무렴, 그렇지, 그렇구말구
어허 저놈 뒤좀 봐라 낯짝 하나 더 붙었다
이쪽보고 히뜩히뜩 저쪽보고 혜끗혜끗, 피두피둥 유들유들
숫기도 좋거니와 이빨꼴이 가관이다.
단것 너무 처먹어서 새까맣게 썩었구나, 썩다못해 문들어져
오리(汚吏)가 분명쿠나
간같이 높은 책상 마다같이 깊은 의자 우뚝나직 걸터앉아
공(功)은 쥐뿔도 없는 놈이 하늘같이 높이 앉아 한손으로 노땡큐요 다른 손은
땡큐땡큐
되는 것도 절대 안돼, 안될 것도 문제 없어, 책상위엔 서류뭉치, 책상밑엔 지폐뭉치
높은 놈껜 삽살개요 아랫놈껜 사냥개라, 공금은 잘라먹고 뇌물은 청(請)해먹고
내가 언제 그랬더냐 흰구름아 물어보자 요정(料亭)마담 위아래로
모두 별탈 없다더냐.
 
넷째놈이 나온다 장성(長猩)놈이 나온다
키크기 팔대장성, 제밑에 졸개행렬 길기가 만리장성
온몸이 털이 숭숭, 고리눈, 범아가리, 벌룸코, 탑삭수염,
짐승이 분명쿠나
금은 백동 청동 황동, 비단공단 울긋불긋, 천근만근 훈장으로 온몸을 덮고 감아
시커먼 개다리를 여기차고 저기차고
엉금엉금 기나온다 장성(長猩)놈 재조봐라
쫄병들 줄 쌀가마니 모래가득 채워놓고 쌀은 빼다 팔아먹고
쫄병 먹일 소돼지는 털한개씩 나눠주고 살은 혼자 몽창먹고
엄동설한 막사없어 얼어죽는 쫄병들을
일만하면 땀이난다 온종일 사역시켜
막사지을 재목갖다 제집크게 지어놓고
부속 차량 피복 연탄 부식에 봉급까지, 위문품까지 떼어먹고
배고파 탈영한놈 군기잡자 주어패서 영창에 집어놓고
열중쉬엇 열중열중열중쉬엇 열중
빵빵들 데려다가 제마누라 화냥끼 노리개로 묶어두고
저는 따로 첩을 두어 운우서수 공방전(雲雨魚水攻防戰)에 병법(兵法)이 신출귀몰(神出鬼沒)
 
마지막놈 나온다
장차관이 나온다
허옇게 백태끼어 삐적삐적 술지게미 가득고여 삐져나와
추접무화(無化) 눈꼽낀눈 형형하게 부라리며 왼손은 골프채로 국방을 지휘하고
오른손은 주물럭주물럭 계집젖통 위에다가 증산 수출 건설이라 깔짝깔짝 쓰노라니
호호 아이 간지럽사와요
이런 무식한 년, 국사(國事)가 간지러워?
굶더라도 수출이닷, 안팔려도 증상이닷, 아사(餓死)한놈 뼉다귀로 현해탄에 다리놓아 가미사마 배알하잣!
째진 북소리 깨진 나팔소리 삐삐빼빼 불어대며 속셈은 먹을 궁리
검정세단 있는데도 벤쯔를 사다놓고 청렴결백 시위코자 코로나만 타는구나
예산에서 몽땅먹고 입찰에서 왕창먹고 행여나 냄새날라 질근질근 껌씹으며
켄트를 피워물고 외래품 철저단속 공문을 휙휙휙휙 내갈겨 쓰고나서 어허 거참
달필(達筆)이다.
추문듣고 뒤쫓아온 말잘하는 반벙어리 신문기자 앞에 놓고
일국(一國)의 재상더러 부정(不正)이 웬말인가 귀거래사(歸去來辭) 꿍얼꿍얼,자네 핸디 몇이더라?
 
 
4
 
오적(五賊)의 이 절륜한 솜씨를 구경하던 귀신들이
깜짝 놀라서 어마 뜨거라 저놈들한테 붙잡히면 뼉다귀도 못추리것다
똥줄빠지게 내빼 버렸으니 요즘엔 제사지내는 사람마저 드물어졌겄다.
이라한참 시합이 구시월 똥호박 무르익듯이 몰씬몰씬 무르익어가는데
여봐라
게 아무도 없느냐
나라망신시키는 오적(五賊)을 잡아들여라
추상같은 어명이 쾅,
청천하늘에 날벼락치듯 쾅쾅쾅 연거푸 떨어져내려 쏟아져 퍼붓어싸니
네이- 당장에 잡아 대령하겠나이다, 대답하고 물러선다
포도대장 물러선다 포도대장 거동봐라
울뚝불뚝 돼지코에 술찌꺼기 허어옇게 묻은 메기 주둥이,
침은 질질질
장비사돈네팔촌 같은 텁석부리 수염, 사람여럿 잡아먹어 피가 벌건 왕방울 눈깔
마빡에 주먹혹이 뛸 때마다 털렁털렁
열십자 팔벌이고 멧돌같이 좌충우돌, 사자같이 으르르르릉
이놈 내리훑고 저놈 굴비엮어
종삼 명동 양동 무교동 청계천 쉬파리 답십리 왕파리 왕십리 똥파리 모두 쓸어모아다 꿀리고 치고 패고 차고 밟고
꼬집어뜯고 물어뜯고 업어메치고 뒤집어던지고 꼰아
추스리고 걷어팽개치고
때리고 부수고 개키고 까집고 비틀고 조이고
꺾고 깎고 벳기고 쑤셔대고 몽구라뜨리고
직신작신 조지고지지고 노들강변 버들같이 휘휘낭창 꾸부러뜨리고
육모방망이, 세모쇳장, 갈쿠리, 긴 칼, 짧은 칼, 큰칼, 작은칼
오라 수갑 곤장 난장 곤봉 호각
개다리 소다리 장총 기관총 수류탄 최루탄 발연탄 구토탄 똥탄 오줌탄 뜸물탄
석탄 백탄
모조리 갖다 늘어놓고 어흥 -
호랑이 방귓소리 같은 으름장에 깜짝, 도매금으로 끌려와 쪼그린 되민증들이 발발
전라도 갯땅쇠 꾀수놈이 발발 오뉴월 동장군(冬將軍) 만난 듯이 발발발 떨어댄다.
네놈이 오적(五賊)이지
아니요
그럼 네가 무엇이냐
날치기요
날치기면 더욱 좋다. 날치기, 들치기, 밀치기, 소매치기, 네다바이 다 합쳐서
오적(五賊)이 그 아니냐
아이구 난 날치기 아니요
그럼 네가 무엇이냐
펨프요
펨프면 더욱 좋다. 펨프, 창녀, 포주, 깡패, 쪽쟁이 다합쳐서
풍속사범 오적(五賊)이 바로 그것 아니더냐
아이구 난 펨프이니요
그럼 네가 무엇이냐
껌팔이요
껌팔이면 더욱 좋다. 껌팔이, 담배팔이, 양말팔이, 도롭프스팔이, 쪼코렛팔이 다
합쳐서
외래품 팔아먹는 오적(五賊)이 그아니냐
아이구 난 껌팔이 아니요
그럼 네가 무엇이냐
거지요
거지면 더더욱 좋다. 거지, 문둥이, 시라이, 양아치, 비렁뱅이 다합쳐서
우범오적(五賊)이란 너를 두고 이름이다. 가자 이놈 큰집으로 바삐가자
애고 애고 난 아니요, 오적(五賊)만은 아니어라우. 나는 본시 갯땅쇠로 농사로는
배고파서 돈벌라고 서울왔소. 내게 죄가 있다면은
어젯밤에 배고파서 국화빵 한 개 훔쳐먹은 그 죄밖엔 없습네다.
이리바짝 저리죄고 위로 틀고 아래로 따닥
찜질 매질 물질 불질 무두질에 당근질에 비행기태워 공중잡이
고춧가루 비눗물에 식초까지 퍼부어도 싹아지없이 쏙쏙 기어나오는건
아니랑께롱
한마디뿐이겄다
포도대장 할 수 없이 꾀수놈을 사알살 꼬실른다 저것봐라
오적(五賊)은 무엇이며 어디있나 말 만하면 네 목숨은 살려주마
꾀수놈 이말듣고 옳다꾸나 대답한다.
오적(五賊)이라 하는 것은
재벌과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이란 다섯 짐승, 시방 동빙고동에서
도둑시합 열고 있오.
으흠, 거 어디서 많이 듣던 이름이다. 정녕 그게 짐승이냐?
그라문이라우, 짐승도 아조 흉악한 짐승이지라우.
옳다됐다 내새끼야 그말을 진작하지
포도대장 하도좋아 제무릎을 탁치는데
어떻게 우악스럽게 처 버렸던지 무릎뼈가 파싹 깨져 버렸겄다, 그러허나
아무리 죽을 지경이라도 사(死)는 사(私)요, 공(功)은 공(公)이라
네놈 꾀수 앞장서라, 당장에 잡아다가 능지처참한 연후에 나도 출세해야겄다.
꾀수놈 앞세우고 포도대장 출도한다
범눈깔 부릅뜨고 백주대로상에 헷드라이트 왕눈깔을 미친듯이 부릅뜨고
부릉 부릉 부르릉 찍찍
소리소리 내지르며 질풍같이 내닫는다
비켜라 비켜라
안비키면 오적(五賊)이다
간다 간다 내가 간다
부릉 부릉 부르릉 찍찍 우당우당 우당탕 쿵쾅
오적(五賊)잡으러 내가 간다
남산을 훌렁넘어 한강물 바라보니 동빙고동 예로구나
우레같은 저 함성 범같은 늠름기상 이완대장(李浣大將) 재래(再來)로다
시합장에 뛰어들어 포도대장 대갈일성,
이놈들 오적(五賊)은 듣거라
너희 한같 비천한 축생의 몸으로
방자하게 백성의 고혈빨아 주지육림 가소롭다
대역무도 국위손상, 백성원성 분분하매 어명으로 체포하니
오라를 받으렸다.
 
 
5
 
이리 호령하고 가만히 들러보니 눈하나 깜짝하는 놈 없이
제일에만 열중하는데
생김생김은 짐승이로되 호화찬란한 짐승이라
포도대장 깜짝놀라 사면을 살펴보는데
이것이 꿈이냐 생시냐 이게 어느 천국이냐
서슬푸른 용트림이 기둥처처 승천하고 맑고 푸른 수영장엔 벌거벗은
선녀(仙女) 가득
몇십리 수풀들이 정원 속에 그득그득, 백만원짜리 정원수(庭園樹)에 백만원짜리
외국(外國)개
천만원짜리 수석비석(瘦石肥石), 천만원짜리 석등석불(石燈石佛), 일억원짜리
붕어 잉어, 일억원짜리 참새 메추리
문(門)도 자동, 벽도 자동, 술도 자동, 밥도 자동, 계집질 화냥질 분탕질도
자동자동
여대생(女大生) 식모두고 경제학박사 회계두고 임학(林學)박사 원정(園丁)두고
경제학박사 집사두고
가정교사는 철학박사 비서는 정치학박사 미용사는 미학(美學)박사
박사박사박사박사
잔디 행여 죽을세라 잔디에다 스팀넣고, 붕어 행여 죽을세라 연못속에
에어턴넣고
새들 행여 죽을세라 새장속에 히터넣고, 개밥 행여 상할세라 개집속에
냉장고넣고
대리석 양옥(洋屋)위에 조선기와 살쩍얹어 기둥은 코린트식(式) 대들보는
이오니아식(式)
선자추녀 쇠로치고 굽도리 삿슈박고 내외분합 그라스룸 석조(石造)벽에 갈포발라
앞뒷퇴 널찍터서 복판에 메인홀 두고 알매달아 부연얹고
기와위에 이층올려 이층위에 옥상트고 살미살창 가로닫이 도자창(盜字窓)으로
지어놓고
안팎 중문 솟을대문 페르샤풍(風), 본따놓고 목욕탕은 토이기풍(風), 돼지우리
왜풍(倭風)당당
집밑에다 연못파고 연못속에 석가산(石假山), 대대층층 모아놓고
열어재킨 문틈으로 집안을 언 듯보니
자개 케비넷, 무광택 강철함롱, 봉그린 용장, 용그린 봉장, 삼천삼백삼십삼층장
카네숀 그린 화초장, 운동장만한 옥쟁반, 삘딩같이 높이 솟은 금은 청동 놋촉대,
전자시계, 전자밥그릇, 전자주전자, 전자젓가락, 전자꽃병, 전자거울, 전자책,
전자가방, 쇠유리병, 흙나무그릇, 이조청자, 고려백자, 거꾸로 걸린 삐까소,
옆으로 붙인 샤갈,
석파란(石坡蘭)은 금칠액틀에 번들번들 끼워놓고, 산수화조호접인물 (山水花
鳥蝴蝶人物)
내리닫이 족자는 사백점 걸어두고, 산수화조호접인물 (山水花 鳥蝴蝶人物)
팔천팔백팔십팔점이 한꺼번에 와글와글,
백동토기, 당화기, 왜화기, 미국화기, 불란서화기, 애태리화기, 호피담뇨 씨운테레비, 화류문갑 속의 쏘니녹음기, 대모책상 위의 밋첼카메라, 산호책장 곁의 알씨에이 영사기, 호박필통에 꽂힌 파카만년필, 촛불켠 샨들리에, 피마주기름 스탠드라이트, 간접직접 직사곡사 천장바닥 벽조명이 휘황칸칸 호화율율.
여편제들 치장보니 청옥머리핀, 백옥구두장식,
황금부로취, 백금이빨, 밀화귓구멍가게, 호박밑구멍마게, 산호똥구멍마게,
루비배꼽마게, 금파단추, 진주귀걸이, 야광주코걸이, 자수정목걸이, 싸파이어팔지 에어랄드팔지, 다이야몬드허리띠, 터키석안경대,
유독 반지만은 금칠한 삼원짜리 납반지가 번쩍번쩍 칠흑암야에 횃불처럼
도도무쌍(無雙)이라!
왼갖 음식 살펴보니 침 꼴깍 넘어가는 소리 천지가 진동한다
소털구이, 돼지콧구멍볶음, 염소수염튀김, 노루뿔삶음, 닭네발산적, 꿩지느라미말림,
도미날개지짐, 조기바톱젓, 민어 농어 방어 광어 은어 귀만 짤라 회무침,
낙지해삼비늘조림, 쇠고기 돈까스, 돼지고기 비후까스, 피안뺀 복지리,
생율, 숙율, 능금, 배 씨만 발라 말리원서 금딱지로 싸놓은 것, 바나나식혜,
파인애플화채, 무화과 꽃닢설탕 버무림,
롱가리트유과, 메사돈약과, 사카린잡과, 개구리알구란탕, 청포우무, 한천묵,
괭장망장과화주, 산또리, 계당주, 샴펭, 송엽주, 드라이찐, 자하주, 압산,
오가피주, 죠니워카, 구기주, 화이트호스, 신선주, 짐빔, 선약주, 나폴레옹 꼬냑, 약주, 탁주, 소주, 정종, 화주, 째주, 보드카, 람주(酒)라!
아가리가 딱 벌어져 닫을 염도 않고 포도대장 침을 질질질질질질 흘려싸면서
가로되
놀랠 놀짜로다
저게모두 도둑질로 모아들인 재산인가
이럴 줄을 알았더면 나도 일찍암치 도둑이나 되었을 걸
원수로다 원수로다 양심(良心)이란 두글자가 철천지 원수로다
 
 
6
 
이리 속으로 자탄망조하는 터에
한놈이 쓰윽 다가와 써억 술잔을 권한다
보도 듣도 못한 술인지라
허겁지겁 한잔두잔 헐레벌떡 석잔넉잔
이윽고 대취하여 포도대장 일어서서 일장연설 해보는데
안주를 어떻게나 많이 쳐먹었는지 이빨이 확 닳아없어져 버린 아가리로
이빨을 딱딱 소리내 부딪쳐가면서 씹어뱉는 그 목소리 엄숙하고 그 조리 정연하기
성인군자의 말씀이라
만장하옵시고 존경하옵는 도둑님들!
도둑은 도둑의 죄가 아니요, 도둑을 만든 이 사회의 죄입네다
여러도둑님들께옵선 도둑이 아니라 이 사회에 충실한 일꾼이니
부디 소신껏 그길에 매진, 용진, 전진, 약진하시길 간절히 바라옵고 또 바라옵니다.
이 말끝에 박장대소 천지가 요란할 때
포도대장 뛰어나가 꾀수놈 낚궈채어 오라묶어 세운뒤에
요놈, 네놈을 무고죄로 입건한다.
때는 가을이라
서산낙일에 객수(客愁)가 추연하네
외기러기 짝을찾고 쪼각달 희게비껴
강물은 붉게 타서 피흐르는데
어쩔꺼나 두견이는 설리설리 울어쌌는데 어쩔꺼나
콩알같은 꾀수묶어 비틀비틀 포도대장 개트림에 돌아가네
어쩔꺼나 어쩔꺼나 우리꾀수 어쩔꺼나
전라도서 굶고살다 서울와 돈번다더니
동대문 남대문 봉천동 모래내에 온갖구박 다 당하고
기어이 가는구나 가막소로 가는구나
어쩔꺼나 억울하고 원통하고 분한사정 누가있어 바로잡나
잘까거라 꾀수야
부디부디 잘가거라.
 
 
7
 
꾀수는 그길로 가막소로 들어가고
오적(五賊)은 뒤에 포도대장 불러다가
그 용기를 어여삐 녀겨 저희집 솟을대문,
바로 그곁에 있는 개집속에 살며 도둑을 지키라하매,
포도대장 이말듣고 얼시구 좋아라
지화자좋네 온갖 병기(兵器)를 다가져다 삼엄하게 늘어놓고 개집속에서 내내
잘살다가
어느 맑게 개인날 아침, 커다랗게 기지개를 켜다 갑자기
벼락을 맞아 급살하니
이때 또한 오적(五賊)도 육공(六孔)으로 피를 토하며
꺼꾸러졌다는 이야기. 허허허
이런 행적이 백대에 민멸치 아니하고 인구(人口)에 회자하여
날같은 거지시인의 싯귀에까지 올라 길이 길이 전해오겄다.  

김지하 시인은 서슬이 시퍼런 박정권시절 오적이란 시를 발표하고 숱한 고
문과 투옥의 고통을 겪었다.
세계의 눈이 그를 주목 하였고 이 시를 계재한 사상계 장준하 사장은 옥고
를 치뤘다. 김지하 시인은 후에 독일에서 수여하는 은 곰상을 수상 하기도 하면서 담시를 세상에 알렸다.


우정(友情) 종(鍾)
                       정용진

태평양의 물보라가
새 하늘과 땅을 위하여
줄기차게
솟아오르는 이아침.

너와 나는
마음의 문을 열고
산페드로
포트맥아더로 가자.

삼국통일의
굳은 신념과
호국 발원의
숭고한 얼이
하나로 응혈져
에밀레 에밀레

고향과
너무나 먼 거리에서
겨레의 음성을 더듬는
우리는 빛나는
코리언의 후예들

반만년의 슬기와
오천만의 정성이여
2백년 번영의 대륙위에
길이길이
울려 퍼지거라.

자유를 위하여
생명도 다하고
신의 영광을 부르며
황무지를 갈고 닦던
청교도들의 뜨거운 열기

그들의
인내와 정열을
오늘도 기억하며
대서양을 향하여
미소 짓는
자유의 여신처럼

이제 제 3세기
새 역사의 장을 여는
아메리카를 위하여
네 겨레의
참 마음을 전하라
우정의 종이여

온 백의민족의 뜻이
새 하늘과 땅을 우러러
줄기차게
솟아오르는 이아침에.

             <미국 독립 200주년에 부쳐>
고향을 심는 사람들
                   정용진

태평양
푸른 물결을 넘어
낯익은
고향 하늘이
캘리포니아
기름진 들에
드높게 열리는 이 가을.

황량한 벌판에 서서
하늘의 뜻을
가늠하던
청교도들의
겸허한 믿음과
따가운 사막 위에
개척의 힘찬
깃발을 세우며
부강의 내일을
스스로 다짐하던
카우보이들의
힘찬 맥박.

지금은 작고
오늘은 가난하고
눌려 살아도
우리에게는
5천년을 한결같이
굽이쳐 흐르는 인내와
착하고 슬기로운
백의민족의
연면한 전통이 있다.

여기는
영원한 승리를
다짐하면서
너와 내가 신념의 닻을 내리는
기항지(寄港地).

우리는 구경꾼이 아니다
남의 행랑채에
유숙하는
길손이 아니다.

지금은 힘겹고
오늘은 벅차고
눈물겨울지라도
우리 모두는
한민족의 땀
한민족의 피
한민족의 얼로
이 젊은 대륙
넓은 가슴에
고향을 심자.


지칠 줄 모르고 치솟는
젊음의 투지를 보라
하버드에서
버클리에서
줄리아드에서
진리의 얼을 캐는
초롱초롱한 눈망울들.

거친 들을 갈아
민족혼이 잉태된
푸른 생명수를 심으러
온타리오로 가자
베이커스 필드로 가자
뉴저지로 가자.

우리는
반만년 역사의
정신의 아들들
언론은 살아서
빼어난 모국어로
우리가
역사의 주역임을
아로 새기라.

태평양
푸른 물결을 넘어
낯익은
고향 하늘이
캘리포니아
기름진 들에
드높게 열리는
이 가을에.

* 미주 중앙일보 창간 기념 축시

자유의 여신상은 19세기 말 미국의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프랑스가 대서양변 뉴욕 허드슨 강에 세운 축하 기념상이고, 우종의 종은 우리 국민들의 이름으로 미국 독립 20주년을 기념하여 태평양변 산 페드로에 세운 종각이다.
미국은 6.25 동란의 어려움 속에서 우리 조국과 민족을 보살펴준 보은의 선물인 것이다.
나는 이때에 미주 동아일보의 청탁으로 “우정의 종”에 대한 이 시를 ㅆㅓㅅ다.
한때는 우리 이민자들은 마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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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3 [김학 행볻통장(16)] 김학 2013.11.09 66
1722 당신의 두 손에/송년시 김영교 2007.12.22 67
1721 애국 동포에게 드리는 글! 뿌리깊은나무 2008.06.24 67
1720 오렌지글사랑 10월 모임 안내 정찬열 2009.10.06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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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7 [한국항공진흥협회] 제2회 항공문학상 공모 (~8.9) 이원형 2014.06.01 67
1716 유안진, 백시종 선생님문학 행사 사진을 드디어 보니 고맙습니다 최미자 2014.09.23 67
1715 정보보호 아이디어 : Korean Information Security BoB Idea Cup 씽굿 2017.01.30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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