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의자
2008.04.15 06:12
정용진
주님
의자 하나를
말끔히 닦아
대문 앞에 놓아두었습니다.
이 죄인의 집을
찾아 오셔서
문을 두드리실 때
탐욕에 가려
보지 못하고
마음이 닫혀
듣지 못하여
속히
문을 열어드리지 못 하더라도
용서하시고
잠시 앉아
기다려주십시오
곧 돌아오겠습니다.
주님을 향한
믿음으로 살리라고
다짐하지만
늘 반복하는 어리석음에
영안이 흐리고
육신이 지쳐 있음을
고백합니다.
오늘도
빈 의자에
먼지를 털면서
주님의 말씀을 상고합니다.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
오, 오, 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