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08 06:28
해바라기 사랑
죽암 장석대
분꽃처럼 발갛게 이쁘신 그 님
치자물들인 모시적삼 매무새하고
마른 수숫대 바람에 옷고름 날리며
과수원 모퉁이 돌아 사뿐히 가시네
뜬 마음 앞세우고 그렇게 가실 걸
옷소매 걷어 꽃씨는 왜 뿌렸나요
끄져가는 이가슴에 불씨는 왜 지폈나요
가시려면 그냥 가시지 왜 뒤돌아 보나요
오실 때 님의 향기 가득 담아 오셨길래
녹슬은 빈 가슴 살며시 열어 두었지요
사랑이란 말 아껴 나중에 하려했는데
이별이란 아린 말 남기고 그리 가시나요
꽁꽁 얼은 손 호호불며 다시 오시렵니까
이가슴에 손을 데워 마냥 기다릴겁니다
따스한 봄날 철새 따라 성큼 오시렵니까
해바라기 꽃밭에 못을 박고 기다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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