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가족
2014.11.16 13:24
엉뚱한 가족/강민경
햇빛 밝은
알라모아나* 공원 푸른 잔디밭에 앉아
점심을 꺼내는데
작은 새 한 마리 저만큼에서
머리통 갸웃거리는 재롱이 한참 귀엽다
사실은 내가 그들을 불러들였다
고소한 밥 냄새 따라온
비둘기 두서너 마리
목 깃털 빳빳이 치켜세운
뾰족한 부리에 채워 팍팍한 힘
콕콕
사납게 작은 새를 쫓아낸다
암비둘기와 아기 새들에게
어서들 와서 먹으라는 신호였는가!
금방 먹어 치울 듯
입으로 조물 조물 요리를 끝내자
이리 쪼르르 저리 쪼르르
앞 다퉈 배 불리고
어느새
아버지의 울타리 밖 언제였냐는 듯
오글오글
어머니 포근한 날개 밑을 파고드는
그쪽 보다는
부스러기라도 감사히 받는
작은 새의 세상에 위로를 얻는
우리는 모두
엉뚱하지만
한 가족으로 평화롭다
* 알라모아나: 하와이 바닷가에 있는 = 공원 명.
햇빛 밝은
알라모아나* 공원 푸른 잔디밭에 앉아
점심을 꺼내는데
작은 새 한 마리 저만큼에서
머리통 갸웃거리는 재롱이 한참 귀엽다
사실은 내가 그들을 불러들였다
고소한 밥 냄새 따라온
비둘기 두서너 마리
목 깃털 빳빳이 치켜세운
뾰족한 부리에 채워 팍팍한 힘
콕콕
사납게 작은 새를 쫓아낸다
암비둘기와 아기 새들에게
어서들 와서 먹으라는 신호였는가!
금방 먹어 치울 듯
입으로 조물 조물 요리를 끝내자
이리 쪼르르 저리 쪼르르
앞 다퉈 배 불리고
어느새
아버지의 울타리 밖 언제였냐는 듯
오글오글
어머니 포근한 날개 밑을 파고드는
그쪽 보다는
부스러기라도 감사히 받는
작은 새의 세상에 위로를 얻는
우리는 모두
엉뚱하지만
한 가족으로 평화롭다
* 알라모아나: 하와이 바닷가에 있는 = 공원 명.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579 | Feminism in Sylvia Plath’s "Daddy" | 이월란 | 2014.05.28 | 17624 |
10578 | The Work of Art in the Age of Mechanical Reproduction | 이월란 | 2014.05.28 | 8236 |
10577 | 벌초 | 김희주 | 2015.01.25 | 7081 |
10576 | 세도나 | 백선영 | 2004.09.12 | 7030 |
10575 | 쁨바 쁨바 그 사이에 | 김영교 | 2005.01.31 | 6990 |
10574 | 미주 힌인 소설연구 6 | 박영호 | 2006.06.19 | 1647 |
10573 | 새롭지만은 않은 일곱 '신인'의 목소리 | 이승하 | 2005.12.19 | 1628 |
10572 | Cajun or Creole? | 이월란 | 2014.05.28 | 1411 |
10571 | 내가 죽는 꿈 | 오연희 | 2006.02.23 | 1120 |
10570 | 정현종의 시-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 조만연.조옥동 | 2005.01.12 | 1052 |
10569 | 채송화 | 차신재 | 2014.10.01 | 1021 |
10568 | 돈 언니 | 김영강 | 2006.02.23 | 980 |
10567 | - 내 사랑 진희 - | 이 상옥 | 2006.05.15 | 883 |
10566 | 미주 한인소설 연구 (5) | 박영호 | 2006.02.27 | 865 |
10565 | 이런 날은 | 정국희 | 2015.01.12 | 777 |
10564 | 재외 동포 문학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 | 박영호 | 2004.08.23 | 761 |
10563 | 타인의 축제 | 김영문 | 2007.09.30 | 743 |
10562 | 감 | 김영교 | 2005.12.23 | 722 |
10561 | 파리 | 정해정 | 2006.02.10 | 692 |
10560 | 알래스카 여행 이야기 | 정찬열 | 2005.11.23 | 6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