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2014.09.10 06:05

서용덕 조회 수:7

보름달 / 설천.서용덕 일 년 중 한 번씩 챙기는 생일보다 새해 첫날과 추석만큼은 2.3대 전 가족이 종갓집에 모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는 민족 문화의 큰 명절이다. 종갓집에 모인 가족들의 훈훈한 덕담과 하얗게 떠오른 초저녁 보름달은 은은한 달빛을 맞이한다. 보름달은 음력 매월 14~15일 날 뜬다. 정월 대보름과 팔월 보름날(추석)은 일 년 중 달이 가장 가까이 떠올라서 크고 밝다. 이날은 달맞이하여 조상에게 감사와 축복을 기원하는 차례상을 드린다. 8월 추석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푸짐한 마음만큼은 넉넉하게 나누는 날이다. 50년 전 보릿고개 때 보다 첨단 과학의 힘으로 덕담은커녕 세대 간에 인사도 나누지 못하는 세대 차이와 전통 문화마저 잊혀 가고 있다. 가문의 선조를 모신 차례상으로 온 가족들이 나누는 마음과 덕담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보름달만큼 나누어야 한다. 보름달이 맑을 淸(청) 흐릴 濁(탁) 너무 맑아도 안 되고 너무 흐려도 안 되는 오랜만에 만난 얼굴들을 드러내고 못 볼 구석은 감추고 좋은 마음 볼 수 있을 것을 기대하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바라는 희망이다. 매일 달의 또 다른 힘이 무엇일까 뉴턴(Isaac Newton 1642-1727)의 만유인력인가. 달과 태양이 서로 끌어당기는 힘과 지구의 원심력으로 하루에 두 번 바닷물을 끌어당긴다. 한번은 달의 인력으로 한번은 지구의 원심력으로 간조(썰물:빠져나가는 물)와 만조(밀물:들어 오는 물)로 지구의 자전 속도를 유지한다고 한다. 나는 달의 힘이 썰물과 밀물의 물때*의 힘만큼 그리움이 싹트는 상상력의 온상이다. 달이 없으면 소원도 꿈도 사랑도 눈물도 없는 머리나 가슴이 텅텅 비어 있을 것이다. 달 속에 토끼와 계수나무가 있다는 중국의 설화가 아니더라도 달 표면의 반점은 계수나무와 토끼의 떡방아, 선녀의 모습을 그려보고 이태백(시인)이 달을 건지려다 빠져 죽을 만큼 상상력으로 믿고 싶다. 인류의 역사는 용이 여의주를 입에 무는 순간 왕이 잉태하는 신비의 창조가 쉬지 않고 일어난다. 모든 인간의 수정은 여자의 나팔관 꼭대기에 보름달이 된 난자(여의주)를 가졌을 때 태양을 마중하여 용(정자)을 만나는 기적이 일어나 어머니 태중에 왕으로 태어난 바로 '나'였다. 내가 태어난 비밀은 어머니가 가진 보름달이었다. 하늘에 보름달 하나 떴는데 이 땅에 별의 숫자만큼 많은 여자의 궁에서 용을 만나지 못한 보름달이 뜨고 진다. 그러고 보니 보름달이 또 있다.새(鳥) 알(卵) 속에도 보름달이 안에서 깨어나오면 날개를 가져 하늘에서 놀아나고, 밖에서 깨어내면 달걀부침이라 내 입맛에 별미 였던가. 달나라는 상상력 만큼 과학자들은 끊임없이 달•지구•사람이 왜 생겨났는지 진화설 창조설로 정답을 찾아 나서고 있다. 또한, 과학자들이 연구 발표한 달은 지구를 공전하면서 1년에 3.8㎝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한다. 달이 지구를 떠나면 지구의 힘으로 살아남지 못한다 한다. 그래서 달은 지구를 지켜주는 수호신이라 한다. 타향이나 타국에서 보름달은 고향 하늘이다. 보름달 바라보며 울며불며 늑대의 하울링(Howling)으로 색바랜 추억을 꺼내 들고 가슴 가득한 그리운 얼굴을 달빛 하얗게 그려내어 달래본다. *물때 (밀물 간 시간 간격) 지구가 하루 동안 자전을 할 때 달은 13° 공전하므로 같은 위치가 되려면, 지구는 52분만큼을 더 움직여야 한다. 따라서 지구와 달이 같은 위치에 다시 오려면, 총 24시간 50분 정도가 걸리고, 밀물 간 시간 간격은 12시 25분이다. (출처:살아있는 지리 교과서, 조석 현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79 보름달 차신재 2014.10.01 53
10378 외로운 방 차신재 2014.10.01 287
10377 거울 앞에서 차신재 2014.10.01 327
10376 부끄러운 일 차신재 2014.10.01 34
10375 노을 차신재 2014.10.01 35
10374 한 마디 말 차신재 2014.10.01 32
10373 그 사람, 야채장수 차신재 2014.10.01 29
10372 새해 아침에 차신재 2014.10.01 16
10371 선창에서 차신재 2014.10.01 17
10370 나는 본 적이 없다 차신재 2014.10.01 57
10369 이 가을에는 차신재 2014.10.01 14
10368 두고 온 여름 차신재 2014.10.01 405
10367 대나무 숲에서 차신재 2014.10.01 19
10366 풍경화 한 폭 차신재 2014.10.01 259
10365 그 빨간 토마토 차신재 2014.10.01 22
10364 전율 차신재 2014.10.01 43
10363 메아리 차신재 2014.10.01 10
10362 바위섬 차신재 2014.10.01 256
10361 사막의 선인장 차신재 2014.10.01 355
10360 어머니의 장독대 차신재 2014.10.0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