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피면

2005.01.26 11:12

오연희 조회 수:208 추천:1

목련꽃 피면/오연희 길 건너 앞 집 마당엔 목련 두 그루 장승처럼 서 있다 지난 해 정월 백목련 자목련 하늘 향해 합장하던 그 자태 터져가던 꽃 잎 보며 내 가슴도 터졌었는데… 한해를 닫고 새해를 여는 연말 연시 연일 쏟아 붓는 빗줄기 쓰나미 소식에 땅도 하늘도 사람도 온통 젖어 버렸다 폭풍이 지나간 자리 새해가 주춤하고 움푹 들어간 상처 자국이 길 위에 널려 있고 잿빛 하늘은 눈만 껌뻑 거렸다 유한한 모습 내 놓고 하늘 뜻 헤아려 보려는 젖은 눈망울들 그 사이로 햇살 한줄기 쏟아져 들어왔다 그 빛 향해 백색 자색 꽃 망울은 여전히 툭, 툭 터지고 있었다 비 바람, 쓰나미 속에서도 봄은 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