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옆에서

2004.10.20 10:07

오연희 조회 수:95 추천:2








국화옆에서/오연희


 


 


하루 지나면 값이 곤두박질치는


만개한 국화 옆에서


지독하게 값을 깍아대는


여고동창  얼굴이 퍼드러진 국화보다


야속하다


 


아들 하나 보다 못한 딸 넷이


한 철 벌어들인 꽃값보다 더 비싼


한복 곱게 차려입고


국화를 들러리 삼아


사진기를 눌러댄다


 


흐뭇하게  바라보는 아버지 얼굴에


가을햇살 곱게 내려 앉는다


 


베개 속 국화 꽃잎


문풍지 속 꽃무늬 이파리


그윽한 아버지 훈기로


겨울을 덥힌다


 


아버지의 속 울음 소리 깊게 배인


국화향기



 




 



2004년 미주문학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