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2004.10.29 14:15

홍인숙(그레이스) 조회 수:41 추천:9



    그대에게



    홍인숙(그레이스)




    "거리에 온통 낙엽이 날리고 있어. 완연한 가을이야"

    생활엔 아무 보탬도 안 되는 시인인 아내가
    무슨 예쁜 구석이 있으랴마는
    아내의 잃은 시심까지 불러일으키는 밝은 목소리

    내가 이렇게 아픈 중에도 가을은 왔단 말인가
    창문으로나 바라보는 정원엔
    감나무에 감만 몇개 열렸을 뿐인데
    나도 모르는 사이 거리 가득 가을이 쏟아졌단 말인가

    옷을 입혀주고, 머리를 빗겨주고
    아침 저녁 양 어깨를 주물러주며
    밤마다 고통하는 아내의 신음소리에 안쓰러워 하는 사람

    벌써 시월은 떠나가는데
    세월도 못 느끼고 두문불출인 아내에게
    가을을 한아름 안겨준 계절의 전령사

    그대여
    난 정말 그대에게 미안한 게 많은 사람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59 가을 자국 정어빙 2004.10.22 61
10358 결혼축의금 조만연.조옥동 2004.10.23 62
10357 프리웨이 인생 조만연.조옥동 2004.10.23 50
10356 현대시사에 대한 요약 (해방 전까지) 길버트 한 2004.10.24 98
10355 영월루(迎月樓) 정용진 2004.10.24 44
10354 낙엽 김영교 2004.10.25 40
10353 그 국화에 대하여 문인귀 2004.10.26 49
10352 옆에서 김영교 2004.10.26 52
10351 주차장에서 장태숙 2004.10.27 28
10350 시월의 시카고 오연희 2004.10.27 31
10349 어떤 호의 이성열 2004.10.28 61
10348 부치지 않은 편지 김영교 2004.10.28 82
» 그대에게 홍인숙(그레이스) 2004.10.29 41
10346 신문지 김혜령 2004.10.30 31
10345 행복한 날 홍인숙(그레이스) 2004.10.30 58
10344 죤의 행복, Good day 강학희 2004.10.30 110
10343 희망의 뿌리는 어디에도 내린다 강학희 2004.10.30 102
10342 비상과 낙하, 그 분기점에서 강학희 2004.10.30 163
10341 가을엔 슬프지 않은 이유 홍인숙(그레이스) 2004.10.31 155
10340 해를 보내며 오연희 2004.11.03 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