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슬프지 않은 이유

2004.10.31 16:01

홍인숙(그레이스) 조회 수:155 추천:9


    가을엔 슬프지 않은 이유



    홍인숙(그레이스)




    1.

    떠날 것은 떠나보내고 동면으로 향한 발걸음조차 가벼운 것
    은 가을이란 낯설지 않은 이름 때문. 사랑이 떠나가고 사람이
    떠나가도 찬란했던 날들이 눈물을 가릴 수 있는 것은 풍만한 젖
    가슴처럼 농익은 열매를 안고 있는 가을이란 풍성한 이름 때문.
    봄 벚꽃 아래 환희와 여름 부둣가의 낭만이 지는 해 따라 사라
    지고 그 사람 아직도 바라보게 하건만 더는 외로움이 아닌 것은
    기다림도 아름다운 가을이란 향긋한 이름 때문.



    2.

    가을엔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용서하고 용서 받을
    수 있어야 하리. 미련 없이 떠날 것은 떠나보내고 이별의 두려
    움을 잊을 수 있어야 하리. 비명 한 번 없이 제 살점 뚝뚝 떨어
    내는 나무들의 용기를 보라. 어미의 품에서 떨어져 나비의 군무
    처럼 흩날리는 낙엽의 자유로움을 보라. 찬란했던 여름의 잔재
    를 훌훌 털어내고 동면으로 향한 발걸음조차 씩씩한 나무들을
    바라보라. 오늘도 호올로 목이 메인 그대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59 가을 자국 정어빙 2004.10.22 61
10358 결혼축의금 조만연.조옥동 2004.10.23 62
10357 프리웨이 인생 조만연.조옥동 2004.10.23 50
10356 현대시사에 대한 요약 (해방 전까지) 길버트 한 2004.10.24 98
10355 영월루(迎月樓) 정용진 2004.10.24 44
10354 낙엽 김영교 2004.10.25 40
10353 그 국화에 대하여 문인귀 2004.10.26 49
10352 옆에서 김영교 2004.10.26 52
10351 주차장에서 장태숙 2004.10.27 28
10350 시월의 시카고 오연희 2004.10.27 31
10349 어떤 호의 이성열 2004.10.28 61
10348 부치지 않은 편지 김영교 2004.10.28 82
10347 그대에게 홍인숙(그레이스) 2004.10.29 41
10346 신문지 김혜령 2004.10.30 31
10345 행복한 날 홍인숙(그레이스) 2004.10.30 58
10344 죤의 행복, Good day 강학희 2004.10.30 110
10343 희망의 뿌리는 어디에도 내린다 강학희 2004.10.30 102
10342 비상과 낙하, 그 분기점에서 강학희 2004.10.30 163
» 가을엔 슬프지 않은 이유 홍인숙(그레이스) 2004.10.31 155
10340 해를 보내며 오연희 2004.11.03 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