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둘리다

2006.08.23 11:12

오연희 조회 수:193 추천:2

휘둘리다/오연희 모난 너 그 써늘한 첫만남의 기억은 까맣게 잊었다 마구 쏟아내는 내 마음의 소리 무한정 수용하는 너 진실된 것, 헛된 것, 가증스러운 것까지 모두 담아도 침묵할 줄 아는 네가 있어 안심이다 너를 부릴 줄 아는 것이 자랑스러운 세월 낡아져 가는 내 저장기능을 탓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잠시만 홀로 두어도 창문을 닫아걸고 죽은 듯이 잠잠한 너 그 섬뜩한 토라짐에 문고리 살짝 흔들어 생존을 확인한다 한숨 길게 돌리고 나면 ‘증명하라’ 엄한 소리 서둘러 나를 입력시킨다 ‘접속권한이 없습니다. 다시 시도해 주세요’ 한치의 오차도 허용 않는 너 또박또박 나를 입력한 후 숨죽여 기다린다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마다 얼만큼의 거리를 두는 결국은 모난 너에게 마냥 휘둘리는 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59 홈리스 피플을 돕는 사람들 정찬열 2005.03.15 201
10358 간장 게장 홍미경 2004.07.31 201
10357 <FONT color==ffcc66><SPAN style="FONT-SIZE: 11pt">수필이란 무엇, 어떻게 쓸까(시리즈, 1) 박봉진 2007.02.01 200
10356 무덥고 긴 여름 밤 이성열 2006.09.22 198
10355 이근배의 시- 자진한 잎 조만연.조옥동 2005.01.13 198
10354 <font color=navy>작품 평(1) <font color==ffcc66><SPAN style="font-size: 10pt">‘야래향’ ‘패션푸룻’ ‘5각 선인장’ 박봉진 2007.10.18 196
10353 백제의 미소 임성규 2004.08.02 196
10352 사망 증명서* 고대진 2004.11.10 195
10351 꽃길 그레이스 2004.08.04 195
10350 <font color=navy>작품 평(2) <font color==ffcc66><SPAN style="font-size: 10pt"> ‘줄 없는 두레박’ 박봉진 2007.10.18 194
10349 꿈 한 두릅 옛 산에 내려놓고 장정자 2007.10.17 194
10348 유토피아 정국희 2015.01.17 193
10347 슬픈 인심 성백군 2015.01.22 193
10346 <FONT color==ffcc66><SPAN style="FONT-SIZE: 11pt">낯설게 하기, 형상화 (시리즈, 2) 박봉진 2007.02.12 193
» 휘둘리다 오연희 2006.08.23 193
10344 깨진 유리창이 웃는다 ---- <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2006년 9-10월호 조만연.조옥동 2006.09.16 193
10343 나는야 현대판 빠삐용 권태성 2005.06.16 193
10342 선정주의 시조-바위에 대하여 조만연.조옥동 2005.01.12 192
10341 떨쳐버릴 수 없는 친구 조정희 2004.09.25 191
10340 유필은 눈 안에 묻고<FONT color==ffcc66><SPAN style="FONT-SIZE: 11pt">(시리즈, 3 예문 수필) 박봉진 2007.08.21 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