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씨

2014.10.27 17:49

차신재 조회 수:37

꽃씨
          차신재

여름 내내
봉숭아꽃을 사랑했다

싹을 틔우고
꽃대를 세우고
꽃잎을 터뜨리는
소리들을 사랑했다

윤기 없는 손톱과
빨간 꽃잎들을
번갈아 들여다보면서
빛보다 그림자로 살아 온
저릿저릿한 한 생을
사랑하다가

어느 날
생애 단 한번
툭 터지는 큰 울음을 보았다

까만 사리들이
우르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