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씨
2014.10.27 17:49
꽃씨
차신재
여름 내내
봉숭아꽃을 사랑했다
싹을 틔우고
꽃대를 세우고
꽃잎을 터뜨리는
소리들을 사랑했다
윤기 없는 손톱과
빨간 꽃잎들을
번갈아 들여다보면서
빛보다 그림자로 살아 온
저릿저릿한 한 생을
사랑하다가
어느 날
생애 단 한번
툭 터지는 큰 울음을 보았다
까만 사리들이
우르르
쏟아졌다
차신재
여름 내내
봉숭아꽃을 사랑했다
싹을 틔우고
꽃대를 세우고
꽃잎을 터뜨리는
소리들을 사랑했다
윤기 없는 손톱과
빨간 꽃잎들을
번갈아 들여다보면서
빛보다 그림자로 살아 온
저릿저릿한 한 생을
사랑하다가
어느 날
생애 단 한번
툭 터지는 큰 울음을 보았다
까만 사리들이
우르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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