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가족

2014.11.16 13:24

강민경 조회 수:31

엉뚱한 가족/강민경


    
햇빛 밝은
알라모아나* 공원 푸른 잔디밭에 앉아
점심을 꺼내는데
작은 새 한 마리 저만큼에서
머리통 갸웃거리는 재롱이 한참 귀엽다
사실은 내가 그들을 불러들였다

고소한 밥 냄새 따라온  
비둘기 두서너 마리
목 깃털 빳빳이 치켜세운
뾰족한 부리에 채워 팍팍한 힘
콕콕  
사납게 작은 새를 쫓아낸다

암비둘기와  아기 새들에게
어서들 와서 먹으라는 신호였는가!
금방 먹어 치울 듯
입으로 조물 조물 요리를 끝내자
이리 쪼르르 저리 쪼르르
앞 다퉈 배 불리고
어느새
아버지의 울타리 밖 언제였냐는 듯
오글오글
어머니 포근한 날개 밑을 파고드는
그쪽 보다는

부스러기라도 감사히 받는
작은 새의 세상에 위로를 얻는
우리는 모두
엉뚱하지만
한 가족으로 평화롭다



                      *        알라모아나: 하와이 바닷가에 있는 = 공원 명.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499 엄마가 시인이었다면 장정자 2008.05.05 0
10498 숲에 들다 박정순 2009.04.17 0
10497 정류장 박정순 2009.04.17 0
10496 그녀의 펌프질 이월란 2009.04.17 0
10495 부재중 전화 박정순 2009.04.17 0
10494 담소 박정순 2009.04.17 0
10493 과메기 이영숙 2009.04.17 0
10492 거래----------------------유타,덴버 이월란 2009.04.17 0
10491 비문 오영근 2008.06.28 0
10490 꽃덧 이월란 2008.05.10 0
10489 수덕사에서 신영 2009.08.25 0
10488 신발 가장론(家長論) 성백군 2012.12.19 0
10487 Dexter 이월란 2008.05.10 0
10486 짝사랑 강민경 2009.05.13 0
10485 휴거----------미주(가을),신문,시집2 이월란 2008.05.12 0
10484 노망과 치매 그리고 가족 신영 2009.08.31 0
10483 둥근 눈물 / 석정희 석정희 2009.08.29 0
10482 몽유병 쏘나타 오영근 2009.08.25 0
10481 정용진 2009.08.25 0
10480 시인 안경라 2009.08.25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