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메기

2009.04.17 06:22

이영숙 조회 수:0

과메기

살을 찢는 바닷바람에 이리지리 피멍들고
삼한 사온이 불러 온 따뜻함에
어 녹다가
다시 꽁꽁 얼음 되어
얼마른다

뼈도 추려내고 껍질도 벗겨져
내 놓을 수 있는 속 다 내놓고
속도 없는 것이란 소리에
움츠린 여린 몸으로 부르르 서리 떤다

엄마의 자궁 저 양수 속을
태평양 넘어
헤엄쳐 노닐던 그 어린 시절
묶인 끈 끊으려 발버둥 쳐도
곤두박질 내려오면
바다 아닌 사막 모래일 뿐

너무 말라 딱딱해도
덜 말라 물컹거려도 안 된다
뼈 살 도리는 추위와
바다의 짠 내  
고드름 되어버린 울음까지
살 속에 모두 집어넣고

해 저뭇할 때부터 모래 속삭이는 파도소리
동살 잡히는 아침녘까지 혼자 듣고
세상의 온갖 냉대와
살 에이는 바닷바람을 잘 이겨야 한다


1-19-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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