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하는 말

2004.10.16 20:40

홍인숙(Grace) 조회 수:37 추천:1



    바다가 하는 말


    홍인숙(그레이스)



    날더러 누우라 한다

    낡은 옷 탈탈 털어
    마른 가지에 걸고
    보스스 햇살 한줌 뿌리고
    온몸 적시라 한다

    지나온 먼길이
    발가락 감아돌아
    한기로 차오르고
    하늘 불태우는 노을에
    눈이 시린 날

    눈감아도 흘러오는
    검푸른 물살이
    이리 평안일 줄이야

    날더러 누우라 한다

    손끝의 욕심마저 훌훌 버리고
    홀로 젖으라 한다
    그 큰 가슴에 안기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