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보일라

2007.11.19 13:54

강학희 조회 수:3

머리카락 보일라 / 강학희


숨바꼭질은 어두움이다
두려운 등판이다 내 젖무덤이다

세상이 온통 숨은 얼굴 찾기에 신명내던 시절, 사람들은 밤낮으로 숨바꼭질에 미쳐 있었다 집집마다 술래가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보일라 주문을 외면 사랑하는 사람들, 아버지도 삼촌도 철이 아저씨도 모두모두 숨는다 머리칼 한 올 뵈지 않게 어둠의 장벽 속으로 사라졌다 포대기 속에서 처음 배우던 숨바꼭질은 지금도 눈에 선한 아니, 지금도 그대로 이어지는 놀이다.  

숨바꼭질은 기다림이다  
남겨진 등판이다 내 젖무덤이다

지친 술래 먼 눈으로 보일라, 보일라 주문 외우다 못 찾겠다 꾀꼬리 불러도 이젠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다 슬픈 술래는 돌아가고 꽁꽁 숨은 아이는 어른이 된다 찾아지지 않는다 혹, 깨어나지 않은 꿈일까? 아는 얼굴 사라진 거리에서 그 때의 동안童顔을 찾아서 놀자! 그리운 소리하나 찾아서 현실과 추억빗금 사이를 숨바꼭질한다 나를 찾아 달라 한 움큼씩 머리칼 문자 날린다.


숨바꼭질은 설레임이다
그리운 등판이다 내 젖무덤이다

보일락, 보일락 머리카락 내보이기는 달빛에 내 글 쓰기, 오늘도 밤새 구름에 가리운 달처럼 들락날락 나의 술래를 찾아다닌다 술래, 너는 나의 구름이다 달빛엄마다 아니, 술래는 잃어버린 순수純粹를 찾아다니는 내 안의 나다 내 젖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