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 소리

2004.10.11 05:35

장효정 조회 수:62

           빗소리

                            장 효 정


톡톡 물방울들이 히롱을 걸면
잎새들 일제히 간지럼타며
또르륵 또르륵
짙푸른 향기를 말아 올리는 소리

긴긴 밤 잔 뿌리 쓸어 안고
애태우든 갈증
쏴아 증발하는 소리

자작나무숲 둥지에서 자라던
이끼 푸른 그리움이
더 이상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
뚜욱뚝 떨어져 내리는 소리

서늘히 가슴 만지고 가던 눈물자국
그 홀씨들이 한 자리에 모여
우~우 우는 소리

저 소리들은
풀꽃 처럼 외로운 내 영혼이
길 떠나며 글성글성이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