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들의 간도 되찾기 운동

2005.08.29 12:50

정찬열 조회 수:25 추천:2

            
                                                      
  오늘은 8월 29일, 국치일. 지금부터 95년 전인 1910년 오늘, 한일합방 조약이 체결되었다. 이 아침, 올해가 을사보호조약 100년, 해방 60년을 맞은 해임을 되새겨본다. 그리고 미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간도 되찾기 운동을 소개한다.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강제로 을사보호조약을 체결한 4년 후인 1909년 9월 4일, 일본은 청국과 '간도협약'을 맺어 만주 철도부설권과 광산권 등의 이권을 얻은 대신 간도지방의 영유권을 청국에 넘겼다. 압록강과 두만강 유역의 비옥한, 한 반도 넓이에 버금가는 땅이 청나라 소유가 되어버린 것이다.
  알다시피, 을사보호조약은 강압과 협박에 의해 최고통치권자인 고종의 서명도 없이 이루어져 법 절차상 치명적인 하자가 있는, 국제법적으로 명백히 무효인 조약이다. 권한 없는 당사자에 의해 맺어진 간도협약은 당연히 무효이며, 제 2차 세계대전 전후처리를 위한 카이로 선언에 비추어 보아도 간도는 벌써 반환되었어야 한다.  
   잃어버린 땅 간도를 되찾아야 한다는 운동이 지난해 11월부터 미국에서 인권문제연구소와 흥사단 등의 단체가 중심이 되어 전개되고 있다. 간도 땅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국제사법 재판소에 '이의신청'(Appeal)부터 해 놓아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국제법상 영토분쟁에 대한 이의신청 시한은 100년이다. 100년이 지나면 자기영토가 분명하더라도 되찾을 길이 없어진다. 국제법과 국제규약은 엄정하다. 지난 올림픽 게임 때 체조선수였던 양태영 선수의 경우는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심판이 분명 잘못했음에도 불구하고 15분이라는 시한 내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딸 수 있는 금메달을 놓쳐버린 것이다. 한번의 실기는 평생의 아픔과 한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지금 간도 땅 문제를 들고 나오기에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힘과 맞부딪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중국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북한이 동조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해야 하겠지만, 남한 역시 수출물량 의 40%에 가까운 큰 시장이며 정치 경제 군사 외교 등에 막강한 위세를 자랑하는 나라 중국을 자극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미주동포가 앞장서, 중국의 역사왜곡과 동북공정에 당당히 맞서 '간도 땅 되찾기 운동'의 깃발을 올린 것이다. 먼저 해외 동포들이 발기를 하고 점차 국내외로 조직을 확대하여 국제 학술대회와 연구활동 등, 본격적인 활동을 계획해 오던 이 운동이 요즘 난관에 부딪쳤다. 국제사법재판소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주체는 반드시 '국가'라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간도협약 체결 100년이 되는 오는 2009년 9월 4일까지, 앞으로 4년 이내에 한국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간도는 영원히 중국영토가 된다. 역사적으로 우리 영토라는 충분한 증거와 자료를 가지고 있는 우리 땅 간도. 민족 건국의 발상지이자 동북아의 전략적 요충지인 간도. 재중 동포와 내국인 사이에 역사와 문화의 동질성을 확보하고, 장래 민족의 생존공간으로서 대단한 가치를 지닌 간도를 영구히 포기해도 좋은가.
   당장 문제를 제기해 중국과 맞선다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정부의 신중한 입장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들의 후손에게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라도 최소한 국제재판소에 이의신청은 해 놓아야 하지 않을까. 정부가 나서서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시민 단체일 수도 있고, 다른 더 큰 세력일 수도 있겠다.
   보도를 보면 국내에서도 '간도 되찾기 운동본부'가 만들어져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고 하니, 희망이 없지는 않다. 4년은 짧다.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8월 29일, 오늘은 국치일.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성찰이 절실한 아침이다.
             <2005년 8월 31일자 광주매일칼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9 장례식에서 강학희 2004.09.26 106
158 떨쳐버릴 수 없는 친구 조정희 2004.09.25 191
157 추석단상 오연희 2004.09.25 112
156 영혼의 강 박영호 2004.09.24 97
155 화원 산책 (2) 박영호 2004.09.24 98
154 눈 덮인 산정 (1) 박영호 2004.09.24 92
153 가을에 띄운 편지 강학희 2004.09.23 141
152 그대의 사랑으로 나는 지금까지 행복하였소 이승하 2004.09.23 56
151 가슴에 키운 흑진주 백선영 2004.09.21 65
150 불꺼진 창 최영숙 2004.09.21 93
149 30여년 세월의 스승 권태을 선생님께 이승하 2004.09.20 76
148 안착을 알리며 김영교 2004.09.20 105
147 강학희 2004.09.17 64
146 고모님과 동정 강학희 2004.09.17 48
145 요즘 나는 무척 바쁘다 강학희 2004.09.16 42
144 하늘가는 길 전지은 2004.09.16 49
143 그 친구들 문인귀 2004.09.16 30
142 아버지와 낚시여행 홍인숙(Grace) 2004.09.15 41
141 해부 오연희 2004.09.15 32
140 세도나 백선영 2004.09.12 7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