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이야기
2004.09.12 06:25
달 이야기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나는 둥근 달과 함께 산다
달이 내게 들어와 사는지
내가 들어가 사는지 모르게
서로가 품고 함께 산다
차거운 얼음 조각으로
늘 밤하늘에 서럽게 떠있던
내 유년의 초생달이
세상을 한 바퀴 휘돌아 와
만장 같은 깃발들을
한 올씩 허공에 훨훨 날려보내고
이제 텅 빈 달로 돌아와
세월이 훑고 간 내 빈 가슴 속에
둥글게 다시 차오르고 있다
그래도 내 영혼은 다시
싱겁게 빛이 바랜 흰 달을
자꾸 기어 나와서
이제는 이 세상이 아닌 저 하늘
별밭 속 어딘가에 빛나고 있을
또 하나의 내 영혼을 찾아서
이밤도 별빛 사이를 떠 흘러만 간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39 | 그림 새 | 박영호 | 2004.09.12 | 105 |
138 | 다시 피는 꽃 | 박영호 | 2004.09.12 | 99 |
137 | 다도해 물고기 | 박영호 | 2004.09.12 | 91 |
» | 달 이야기 | 박영호 | 2004.09.12 | 97 |
135 | 참조기 | 박영호 | 2004.09.12 | 94 |
134 | 숲속의 정사 | 박영호 | 2004.09.12 | 231 |
133 | 동방의 빛 | 박영호 | 2004.09.12 | 294 |
132 | 지금은 등불을 밝힐 때 | 박경숙 | 2004.09.11 | 49 |
131 | 내가 그린 그림 | 김동찬 | 2004.09.11 | 71 |
130 | 정갈한 수저 두벌 | 강학희 | 2004.09.11 | 76 |
129 | 마지막 통화 | 백선영 | 2004.09.09 | 117 |
128 | 홍인숙 시집 '내 안의 바다'를 읽으며 / 강현진 | 홍인숙(Grace) | 2004.09.09 | 130 |
127 | 시집 ' 내 안의 바다 ' 서문 / 황패강 | 홍인숙(그레이스) | 2004.09.09 | 185 |
126 | 백선영님 정원에 가을을... | 김영교 | 2004.09.08 | 146 |
125 | 샌드위치 | 장태숙 | 2004.09.07 | 77 |
124 | 내 마음의 외딴 마을 | 김영교 | 2004.09.06 | 52 |
123 | 찬양 | 김영교 | 2004.09.06 | 35 |
122 | 빨래 | 정용진 | 2004.09.06 | 22 |
121 | 심운(心雲) | 정용진 | 2004.09.06 | 22 |
120 | 아내의 꿈 | 김동찬 | 2004.09.06 | 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