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지지 않는 이름이고 싶다
2004.08.26 09:59
지워지지 않는 이름이고 싶다/오연희
내 가슴에 살아있는 이름들
가만히 되뇌어 본다
몽실몽실 하얀구름되어 포근히 안겨오는 이름도 있고
묵직한 바위덩이로 가슴을 누르는 이름도 있다
포근한 이름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통증이 이는 이름에 가위표를 긋는다
아픈 이름만 솎아내 버리면
내 삶은 빛났으리라
정말 그런줄 알았다
지우고 싶은 이름 때문에 힘든 세월의 강은
지금도 흐르고 있지만
내 눈은 깊어지고
내 가슴은 열려지고
무릎꿇는 자의 잔잔한 평안도 누린다
흘러가는 강물 따라
하나 둘 내 곁을 떠나가는 이름
나를 익게 한 상처들도 함께 지워져 간다
지우고 싶은 이름 없다
지워지지 않는 이름이고 싶다
2004년 맑은울림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19 | 산다는 것은 | 장효정 | 2004.09.02 | 57 |
118 | 길 | 장효정 | 2004.09.02 | 74 |
117 | 노래방에서 | 오연희 | 2004.09.01 | 176 |
116 | 영혼을 담은 글 | 이승하 | 2004.08.31 | 183 |
115 | 점의 노래 / 석정희 | 석정희 | 2004.08.30 | 118 |
114 | 그림자(子) | 백선영 | 2004.08.30 | 71 |
113 | 아틀라스의 후예 | 백선영 | 2004.08.28 | 115 |
112 | 사이먼과 가펑클 | 장태숙 | 2004.08.27 | 388 |
111 | 록키산맥-그 모래성 | 이성열 | 2004.08.27 | 90 |
110 | 생로병사에 대한 단상 (부제 -아버지와 지팡이) | 홍인숙(그레이스) | 2004.10.08 | 165 |
109 | 먼 그대는 아름답다 | 강학희 | 2004.08.26 | 131 |
108 | 말하기 | 강학희 | 2004.08.26 | 35 |
107 | 종이새 | 강학희 | 2004.08.26 | 108 |
106 | 대청소를 읽고 | 박성춘 | 2007.11.21 | 45 |
» | 지워지지 않는 이름이고 싶다 | 오연희 | 2004.08.26 | 334 |
104 | 새ㅡ | 김동찬 | 2004.08.25 | 119 |
103 | 대한독립만세 | 김동찬 | 2004.08.25 | 176 |
102 | 밥을 먹다가 | 김동찬 | 2004.08.25 | 43 |
101 | 큰비 | 김동찬 | 2004.08.25 | 44 |
100 | 봄날의 텃밭 | 김동찬 | 2004.08.25 | 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