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꽃이지 않으면

2015.01.14 16:39

차신재 조회 수:42

그대가 꽃이지 않으면
                 차신재

문득 생각이 나서
지난 여름 사막에서 따온  
선인장 마른 꽃 하나  
유리 찻잔에 띄운다
시간이 무심코 밟고 갔어도
금방 그리움으로 피어나는 꽃

죽음이란
보고 싶은 사람을 볼 수 없는 것
함께 손잡고 솔밭 길을 걸을 수 없는 것
그대가 꽃이지 않으면
어떻게 찻잔 속에서
그리움으로 피어날 수 있겠는가

삶의 가장 빛나는  순간
그리고 가장 쓸쓸한 순간
함께 껴안고 울고 싶은 사람
그대가 꽃이지 않으면
어떻게 이런 순간
그리움으로 피어날 수 있겠는가

사랑은 그냥 피어나는 것
마음의 빈 들판에
끝없는 야생의 꽃으로 피어나는 것
그대가 꽃이지 않으면
어떻게 빈 들판에
그리움으로 피어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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