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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이여 내 사랑만은

        이 월란



        내 상처 내가 밟으며 왔던 길
        덧난 곳 없이 아문것도
        뒤돌아보니
        무심하게 흘렀던 그 세월 탓이더이다

        얼음처럼 엉겨붙은 시린 기억들
        하나 둘 녹여내어 흘려보내 준 것도
        외면해도 그만이라던 그 세월이더이다

        운전하는 길마다 뿌옇게 흐려지고
        제발 멈추라는 빨간 신호등 앞에서
        지치도록 눈물 닦아준 것도
        어이없이 흘렀던 그 세월이더이다

        종소리에 침이 고이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이제 당신을 기억하는건
        바늘구멍만한 눈물샘 뿐이니

        몸져 누운 가슴 일으켜 업고온 세월이여
        이제 가다가 무거워 나 내려놓더라도
        내 못다이룬 사랑만은
        내려놓지도
        가벼이 하지도 말고

        슬퍼서 더 아름다운 이 세상
        꽃잎처럼 떨어지는 날
        그 꽃잎 결결이 새겨 안고 갈
        바람으로 고이 놓아달라고...


        200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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