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꽃

2014.10.09 15:35

차신재 조회 수:21

그리운 꽃
                 차신재

여름 밤
모깃불 피워 놓고
금방 쪄낸 감자 옥수수
함지박 가득 멍석 위에 내어놓으면
아이들 보다 먼저 달빛이 달려들었지

햇빛 쏟아지는 밭고랑에서
종일 감자를 캐던
외할머니 삼베 적삼이
앞마당 빨랫줄에 흔들리는 사이로
먼나라 별들도 배시시 끼어들었지

입담 좋은 당숙 아저씨
수박 서리하던 얘기
공동묘지에서 귀신 만난 얘기
무용담처럼 늘어놓으면
밤하늘의 별처럼
자지러지게 웃고 떠들던 여름밤

지금은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는
사촌 육촌 조무래기 형제들
달빛 속의 박꽃처럼
생각만으로도 가슴 흥건해지는
그런 꽃,
지금도 피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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