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꽃

2014.10.09 15:35

차신재 조회 수:21

그리운 꽃
                 차신재

여름 밤
모깃불 피워 놓고
금방 쪄낸 감자 옥수수
함지박 가득 멍석 위에 내어놓으면
아이들 보다 먼저 달빛이 달려들었지

햇빛 쏟아지는 밭고랑에서
종일 감자를 캐던
외할머니 삼베 적삼이
앞마당 빨랫줄에 흔들리는 사이로
먼나라 별들도 배시시 끼어들었지

입담 좋은 당숙 아저씨
수박 서리하던 얘기
공동묘지에서 귀신 만난 얘기
무용담처럼 늘어놓으면
밤하늘의 별처럼
자지러지게 웃고 떠들던 여름밤

지금은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는
사촌 육촌 조무래기 형제들
달빛 속의 박꽃처럼
생각만으로도 가슴 흥건해지는
그런 꽃,
지금도 피고 있을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439 해부 오연희 2004.09.15 32
10438 아버지와 낚시여행 홍인숙(Grace) 2004.09.15 41
10437 그 친구들 문인귀 2004.09.16 30
10436 하늘가는 길 전지은 2004.09.16 49
10435 요즘 나는 무척 바쁘다 강학희 2004.09.16 42
10434 고모님과 동정 강학희 2004.09.17 48
10433 강학희 2004.09.17 64
10432 안착을 알리며 김영교 2004.09.20 105
10431 30여년 세월의 스승 권태을 선생님께 이승하 2004.09.20 76
10430 불꺼진 창 최영숙 2004.09.21 93
10429 가슴에 키운 흑진주 백선영 2004.09.21 65
10428 그대의 사랑으로 나는 지금까지 행복하였소 이승하 2004.09.23 56
10427 가을에 띄운 편지 강학희 2004.09.23 141
10426 눈 덮인 산정 (1) 박영호 2004.09.24 92
10425 화원 산책 (2) 박영호 2004.09.24 98
10424 영혼의 강 박영호 2004.09.24 97
10423 추석단상 오연희 2004.09.25 112
10422 떨쳐버릴 수 없는 친구 조정희 2004.09.25 191
10421 장례식에서 강학희 2004.09.26 106
10420 일상이라는 잡초 김혜령 2004.09.27 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