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의 문이다

2014.10.12 21:44

강민경 조회 수:47

내가 세상의 문이다/강민경



내생에 남은 사 분의 일은
오후 여섯 시,
이십사시의 한 귀퉁이에 불과 하지만
소중한 것은 언제나
귀퉁이로 남은 마지막 부분이다

저무는 해를 따라 벌겋게 상기한
오후 여섯 시,
내가 연 문들의 사 분의 일을
어떻게 닫아야 할지
오후 여섯 시에 골똘하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던
어머니의 자궁 문을 연 첫날부터
무슨 사연이든, 어떤 삶이든
“내가 세상의 문이다.” 라는 정의는
빽빽한 솜털의 촉수같이
필수 불가결의 내 삶의 전체이다  

당신 개개인은
더 변명할 수 없이  
세상의 문임이 틀림없는데
뭐 그리 애 끓이느냐고 다독여
허허, 웃어넘기는 명답,
피하지 않으려는
내 중심에 문고리를 흔드는 소리 들린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439 가을 / 석정희 석정희 2014.10.13 23
» 내가 세상의 문이다 강민경 2014.10.12 47
10437 맑고 향기롭게 최미자 2014.10.12 172
10436 어머니의 모습 차신재 2014.10.21 33
10435 우리는 알고 있다 차신재 2014.10.11 30
10434 나는 당신의 生이고 싶어 차신재 2014.10.11 54
10433 어둠 속 날선 빛 성백군 2014.11.14 105
10432 이렇게 기막힌 가을이 차신재 2014.10.11 40
10431 행복 백남규 2014.10.11 43
10430 가을 밤송이 성백군 2014.10.10 41
10429 담쟁이 차신재 2014.10.09 24
10428 초승달, 그 쌀쌀한 눈매 차신재 2014.10.09 33
10427 시에게 차신재 2014.10.09 30
10426 그리운 꽃 차신재 2014.10.09 21
10425 모두 어디로 갔을가 차신재 2014.10.09 19
10424 코스모스 sonyongsang 2014.10.09 18
10423 [이 아침에]초식남과 육식녀의 사회 10/6/14 오연희 2014.10.07 19
10422 [나를 일으켜 세운 한마디]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9/22/14 오연희 2014.10.07 17
10421 오늘도 걷는다마는 2 서용덕 2014.10.07 17
10420 마른 꽃 차신재 2014.10.0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