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C에게 보낸 편지 3/14/07

2007.03.13 15:25

이 상옥 조회 수:241 추천:1


오늘 아침도 이렇게 흐릿하니 비가 올듯 한 그렇구 그런 날이군요.
내말은 내가 요즈음 격고 사는 내기분과 비슷한 날씨란 뜻이 랍니다.
" 근데 느닷없이 왼 편지냐 ? "
하고 물으신다면 이런 이유가 있었어여.

지난번 나는 그 머랄까요.
갑자기 당신의 은총을 둠뿍 받고 싶은 욕심으로
마치 건강을 챙기려면 몸에 좋다는 보약은 몽땅 거둬다가 기를 쓰고 먹어치우듯이
나도 그런 의미로 신대륙 아메리카에서 제일 못사는 나라 볼리비아선교를
자원해 다녀 왔었지요.
당시의 계획으로는
선교를 다녀와서 어깨를 으쓱거리고 입에 침을 튀겨가며 별볼 일 없는 선교이야기를
뻥을 튀긴 다음 에필로그는
" 할랠루야 , 아멘 "을 섞어가며 당신의 축복 속에
머리끝까지 꼴깍하며 감미로워 할려구 했었답니다 !
근데 그런 계획이 중간에 빵꾸가 나고 김이 빠져 버려 이렇게라도
당신에게 넋두리를 해야 했어요.

내가 볼리비아에 가서 제일 먼저 느낀 사실은
인간은 태여 날 때부터 불 공평 하더군요.
좋게 표현을 하자면 " 인생은 불가사의 하다. "
뭐 그렇게도 말 할 수 있겠지만
누구는 저 볼리비아 안데스 산골짜기에서
귀저기도 찾 보지 못하고 어린시절을 보네야 하고 또다른 아이는 태교라고 엄마 뱃속에서부터
바하나 모찰트를 들으며 자라도록 운명 지워졌다는 사실 말입니다.
목욕물이 없어서
이가 득시글거리는 머리에다가
한시절,
내 어린때 유행했던 기계총이라는 머리에 생기는 피부병 말이죠,
나는 그걸 거기 사는 남자아이들에게서 다시 봤읍니다.
나는 마음속으로 통곡을 했답니다.
힘들게 살았던 내 어린시절이 생각나서 였고
그 천진한 아이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주질 못하는 초라한 나 자신이 부끄러워서 였죠.

이런 걸 세상 물정 모르는 아마추어의 치기라 할것 같네여.
나는 그 뭐 서푼짜리 가짜 양심을 발동하여
디지털 카메라에 그럴듯한 모습을 모두 담아가지고
여기 시카고에 와서 교회마다 찾아 다니며
" 이 불쌍하고 가엾은 배골는 아이들을 좀 도와 주십시요. "
하고 동냥보따리를 들고 다닌 결과는
" 이보시요. 어디 이세상에 굶고사는 아이들이 거기 한곳 뿐인줄 아슈 ? "
그러면서 우리교회는 세계50여군대에 선교사가 파견돼서
이렇게 영웅적으로 당신의 모습대로 선교를 하고 있다며 그럴듯 한 사진과
편지들을 보여 주더군요.
어디 그양반이 설마 거짓말을 하겠어요 ?
물론 사실이고 사실 일 것이지만 난 당신이 우리들에게 말해주신
" 너희 가운데 가장 미소한 이웃에게 한 것이 바로 내게 한 것이다. "
어쩐지 저말과 그분의 말씀이 선듯 일치한다고 느껴지 질 못했답니다.
그래서 혹시나 그분 자신의 호주머니라도 털어내지 않을까 하고 기다려 봤으나
그분은 흐뭇한 미소만 짖고 자신의 롤랙스손목 시계를
들여다 보길래 얼른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 버렸지요.

그리고 어제는 말이죠.
내가 관여하는 우리 어르신네들 모임에
이번 시민권 신청을 하신분들의 면접시험이 내주 화요일로 정해져서
그 준비로 그분들을 모시고 샴버그라는
제법 큰 타운에 자원봉사로 공원청소를 다녀 왔어여.
이유는 우리들의 어르신네들이 정부에서주는 생계보조비를 그냥 타 먹기만하는
기생충같은 존재가 아니고 이렇게 이웃을 위해 일 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였지요.
이말은 내가 자랑을 하기 위해 꺼낸 것이 절대 아니고
그 시민권 면접시험에는 다섯분의 통역이 필요한데
겨우 세사람만을 확보해서 말이죠.
두 사람이 더 필요해 다른 분들에게 부탁을 했더랬어요.
하루를 일을 않하고 그 분들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데
모두들 그렇게 할수가 없다는 군요.
밴즈를 타고 백만불짜리 집에 살아도 말입니다.
물론 내가 못나서 작업을 잘못한 탓이긴 했어도
왠지 당신 뵙기가 께림직해서 말이죠.

이제 새삼느끼는 사실은 우리들의 인간사란것이
이천년전 당신의 시대나
지금 우리시대나 변한것이 별로 없어 보여서 말입니다.
당신이 가끔은 당신의 백성들을 먹여주고
또 병을 낳게해주고
위로해 주고
그리고 죽은사람까지 살려놔도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고 대신 살인자 " 바랍바 "를
살려주라고 악을 썼던 그 환경이 변한 건 하나도 없어 보이는 군요.
그리고 나처럼
평화로운 미소를 지으며 남들에게 그럴듯하게 보이다가
절호의 때가 오면 당신을 얼른 팔아 넘기려는 이세상이지만
죽은 " 마더 데레사 " 같은 분이나
" 간디 " 라던가 " 마틴 루터 킹 " 목사같은 분이라도
다시 이세상에 보네 주실수는 없으신지요 ?
아니면 " 도산 안 창호 " 같은 분이라고 괜찮읍니다만.

제이씨 !
그냥 이렇게 라도 당신에게 넋두리를 하며
매달리고 싶은 날이였답니다.
어짜피 당신은 우리 인간들의 이런 속성을 진작부터 간과하고 계셨잖아여 !
당신이 십자가 위에서 고통스럽게 이세상을 하직하며
당신 아버지에게 청한
" Father  forgive them,They 
don,t know what they doing."이란
저 말속에 나같은 죄인은 그 가운데 쯤에 들어 가 있을 것이란
사실이 당신이 내게 배픈 가장 큰 은총으로 난 생각 한답니다.

제이씨 !
미운넘 밥 한술 더 주기예요.
그래두 기댈 건 당신이여서
누구들처럼
당신 때문에 이 세상 살기가 이렇게 좋다는
그런 사람들의 기쁨과 행복에 겨운 편지가 아니라
미안 합니다.
가끔은 나처럼 땡깡이나 부리는 골치아픈 친구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 줘 감사 하구여.
제발 이 판도라 상자같이
잇속에 밝은 우리 예수꾼들에게
" 야들아 ! 내가 언제 너희들 보고 그렇게 빛좋은 개살구 노릇하라고 했더냐 ? "
라구 호통을 한번 쳐 주십시요 !
나도 그런 말을 들어야 할 자격이 있어서
당신을 제대로 못 쳐다보고 이렇게 뺑소니를 치며 눈물을 흘린 답니다.
제이씨 ! 제이씨 !
울적한 날의 내 넋두리
오늘은 이만 줄이겠읍니다.
바이 제이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