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

2004.10.02 05:47

정어빙 조회 수:79 추천:8

- LA 한국의 날 장터에서

그들과 함께 있었다
소리와 소리가 부딪치는
그 속에 있었다

꼬치에 끼인 고기들이
지르는 소리였다
창자 속에 갇힌 돼지 피가
쌀과 당면에 뒤범벅이 되어 지르는 소리였다
줄지어 늘어선 소들이 갈비짝을 물고
아픔을 참는 소리였다
숯불 위에서 연기를 푹푹 뿜어대며 시간을 잊어버린 닭들의
울음소리였다
소리들이 모여 소리를 질렀다
소주, 막걸리, 동동주, 복분자,
떡볶기, 김치전, 순대, 오지어볶음, 오댕 . . . . 있어요!

사람들은 소리를 먹으며 간다
사람들은 소리를 마시며 간다
떼를 지어
내일이면 다시 찾아오는 허기를 찾아간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419 하나님 전상서 차신재 2014.10.13 141
10418 가을 / 석정희 석정희 2014.10.13 23
10417 내가 세상의 문이다 강민경 2014.10.12 47
10416 맑고 향기롭게 최미자 2014.10.12 172
10415 우리는 알고 있다 차신재 2014.10.11 30
10414 나는 당신의 生이고 싶어 차신재 2014.10.11 54
10413 이렇게 기막힌 가을이 차신재 2014.10.11 40
10412 행복 백남규 2014.10.11 43
10411 가을 밤송이 성백군 2014.10.10 41
10410 담쟁이 차신재 2014.10.09 24
10409 초승달, 그 쌀쌀한 눈매 차신재 2014.10.09 33
10408 시에게 차신재 2014.10.09 30
10407 그리운 꽃 차신재 2014.10.09 21
10406 모두 어디로 갔을가 차신재 2014.10.09 19
10405 코스모스 sonyongsang 2014.10.09 18
10404 [이 아침에]초식남과 육식녀의 사회 10/6/14 오연희 2014.10.07 19
10403 [나를 일으켜 세운 한마디]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9/22/14 오연희 2014.10.07 17
10402 오늘도 걷는다마는 2 서용덕 2014.10.07 17
10401 마른 꽃 차신재 2014.10.06 24
10400 파랗게 눈 뜬 별이 되고 싶어 차신재 2014.10.0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