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여 번째 박치기

2013.04.15 03:04

이주희 조회 수:0


만여 번째 박치기 / 이주희


맞흥정은 없다 마음먹고 세게 받아쳤으므로 거스름도 없다 날개는 폭풍우에 꺾인 돛대와 같고 이마는 산산 조각난 거울과도 같다 비록 피를 흘리며 곤두박질치지만 추락하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아마도 나는 이대로 아래로 내려가 시린 바닷물에 코를 박아 뭉개거나 아니면 다시 한 번 떠가는 뱃머리에 부서진 머리를 들이박을 것이다 저 바다에서 청각을 잃고 모래벌판에서 숨을 거둔 고래는 진동의 진폭을 난도질당해 그리된 것이다 자유로운 우리의 진로를 가로막고 위협하는 작두날 같은 인간의 날개 의(義)있는 동료가 어제 열어준 길 오늘은 내가 만여 번째 뒤따랐다 지금 나는 내리꽂을 듯 하강 중이므로 이제 이별의 시간도 그러할 듯 뒤따라와 에워싸는 동료들의 고별 날갯짓 아 ! 투사의 폐 속으로 시리게 들어차는 평화스런 이 공기. -(소리비)에서- ( USA 투데이는 7일 “ 지난 1월 US항공 여객기가 뉴욕 허드슨 강에 불시착한 원인이 새떼와의 충돌로 알려진 가운데 이 같은 사고가 2007년에만 7666건이나 발생했다 "고 보도했다. )


(2010. 여름. 미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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