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한 시 속으로 들어가는 오전 아홉 시

2005.11.11 06:55

장태숙 조회 수:413 추천:3

새벽 한 시 속으로 들어가는 오전 아홉 시
                    
                                   장태숙

서랍을 열자
자폐증 환자처럼 웅크리고 앉은 시간
벌떡 일어선다
고국의 밤으로 홀로 가는 손목시계
시침과 분침 사이
일 주일 전 건너 온 고국의 새벽 한 시가
숨가쁜 맥박처럼 걸어나온다

LA의 오전 아홉 시
아침햇살에 분해되고
규정지을 수 없는 시간속 공간이
환각으로 출몰하는 순간
경계가 허물어지며 영혼을 결박당한 내가
새벽 한 시 속으로 들어간다

밤늦도록 꺼지지 않는
서울의 박하 향 나는 불빛과
잠 못 이루는
맑은 술잔들의 수다
그리고
가끔 두통을 유발시키는 당신
그 웃음소리
연한 속살처럼 탱탱하다

몇 장의 스냅사진 사이로
통통 뛰어 다니는 맨발의 그리움
먼 바다색깔 닮은 눈빛으로 응시하면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축축한 기억들
담쟁이 같은 손바닥으로 간신히 억누르는

여기는 오전 아홉 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519 파일, 전송 중 이월란 2008.04.11 0
10518 <font color=#310063>조각 그림 박봉진 2008.04.11 0
10517 쉿! 이소연씨 오영근 2008.04.15 0
10516 종 소리 백선영 2008.04.19 0
10515 침략자 이월란 2008.04.20 0
10514 거부하는 것으로 배희경 2008.04.20 0
10513 탕자의 비유 오영근 2008.04.19 0
10512 추모의 글 ㅡ고원 교수님 영전에ㅡ 배희경 2008.04.20 0
10511 다시 찾은 파피(Poppy )꽃 단지에서 이용애 2008.04.26 0
10510 우리는 하나 / 석정희 석정희 2008.04.27 0
10509 왼쪽 발바닥의 시편 오영근 2008.04.27 0
10508 가슴을 이고 사는 그대여 유성룡 2008.04.28 0
10507 그 섬에 이월란 2008.05.10 0
10506 밤 과 등불 강민경 2008.04.30 0
10505 어느 곡예사의 옹이 장정자 2008.05.05 0
10504 촛불-자살 놀이 오영근 2008.06.30 0
10503 사람, 꽃 핀다 이월란 2008.05.04 0
10502 편지 박정순 2009.04.18 0
10501 UFO(견공시리즈 50) 이월란 2009.12.09 0
10500 토비의 창(견공시리즈 51) 이월란 2009.12.0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