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없는 수박

2014.08.03 15:50

김수영 조회 수:0



작열하는 여름 태양 빛에
파란 하늘을 등에 업고
초록 수박이
속으로 피를 토하는 가슴앓이

까만 씨가 부재중
구멍 숭숭 뚫린 허허한 가슴 안고
숨을 헐떡이며 눈물을 찡하게 짠다

불임의 수치를 항의하는 절규
빨갛게 피멍이 맺혀
석류알보다 더 고운 붉은 마음
붉게 타들어가도

까만 씨가 별처럼 촘촘히 박히던
옛날이 그리워 한숨짓는다

불임수술을 감행한 인간의 마음에
가시가 돋아 나를 마구 찌르고 있다

나의 아픔을 아는 듯 모르는 듯
맛있다고 냠냠 입맛만 다시는 사람아

푹푹 찌는 여름 염천에
시원한 원두막에 앉아 까만 씨를
후벼 파내고 맛있게 먹던 그 옛날
수박이 그리 웁네.
씨 없는 수박 金秀映 작열하는 여름 태양 빛에 파란 하늘을 등에 업고 초록 수박이 속으로 피를 토하는 가슴앓이 까만 씨가 부재중 구멍 숭숭 뚫린 허허한 가슴 안고 숨을 헐떡이며 눈물을 찡하게 짠다 불임의 수치를 항의하는 절규 빨갛게 피멍이 맺혀 석류알보다 더 고운 붉은 마음 붉게 타들어가도 까만 씨가 별처럼 촘촘히 박히던 옛날이 그리워 한숨짓는다 불임수술을 감행한 인간의 마음에 가시가 돋아 나를 마구 찌르고 있다 나의 아픔을 아는 듯 모르는 듯 맛있다고 냠냠 입맛만 다시는 사람아 푹푹 찌는 여름 염천에 시원한 원두막에 앉아 까만 씨를 후벼 파내고 맛있게 먹던 그 옛날 수박이 그리웁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