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그네 / 석정희

2005.04.02 13:17

석정희 조회 수:307 추천:5

사랑 나그네/석정희


너도 나그네
나도 나그네
세상에서 만난
사랑 하나로 손잡은
사랑나그네
거친들 건너
다다른 눈 앞에
망망한 바다 펼쳐 있어도
둘이 아니면 갈 수 없는
길 거기 있어
모래바람 견디며
손잡고 가는 산과 들
벼랑이 끊기어도
둘이 아니면 갈 수 없는
길 아득히 놓여
따뜻한 마음 의지해
가다가 어느새 눈물 비쳐도
둘이 아니면 갈 수 없는
너와 나의 길
만들어 가야하네
세상에서 만난
사랑 하나로 손잡은
사랑 나그네
너도 나그네
나도 나그네

시작노트:
우리는 만남을 촛점으로 하고 산다. 중요한 일이다.
모든 일들이 그 일에 가리워져 떠남은 잊고 있다.
누구나 떠나 온 곳이 다르게 살다 마주치는 희열에
잡은 손은 놓지 않으려 한다. 놓치지 않을 듯 산다.
그러나 누구나의 앞에 떠남이 있음을 어찌 하랴.
떠나 가기도 떠나 보내기도 한다지만 어딘가 서서
기다릴 것 같은 마음에 붙들려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 마음을 사랑이라 하자. 죽음이 우리를 가른 뒤에도
남는 애틋한 그리움으로 살게 된다면......
잠시 동행이 되던 나그네일찌라도 얼마나 고마운 일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