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風磬) 1

2004.07.28 12:25

길버트 한 조회 수:77 추천:1

세상을 향해
말 한마디 던지지 못하던 물고기
땅 짚더니 이내 맨발로 산을 오른다

현암사 양지 바른 바위에
껍질 훌훌 벗은 알몸으로 매달려  
구리 빛 적막을 향해 두드린 푸른 멍

지붕의 기와들이 일어나
낡은 이로 끈질기게 붙들던 새벽
떠나버린 밤은 耳鳴으로 남아 흐른다

처마에 매달린 눈망울
소망을 외면하지 않았던 합장의 기도
떨리는 그리움을 먹고 풀숲은 우거진다  

푸른빛 바다에 홀로 헤엄치는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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