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바다

2007.09.29 16:28

윤석훈 조회 수:6 추천:1

바다에만 파도가 있는 줄 알았다
시작도 없는 듯 끝도 없는 듯
가고 오는 저 자동차의 물결들이
파도인 줄 이제 알겠다
썰물에 익숙해진 사무실은
바다 복판에 닻을 내린 작은 배였다
뱃길 따라 오고가는 자동차에서는
쏴쏴 파도소리가 났다
한 뭉치의 바닷물에 뿌리내린
부초 같은 엔진들
새벽 바다에 떠내려 온
죽은 것들의 껍질처럼
가릉거리며 흔들리고 있었다
가필드 길이 해안선 되어
철썩 철썩 해일이 일었다
길가에 펄럭거리는
주인 없는 깃발들은
해안선으로 밀려온 해초였다
더는 떠돌 수 없는 그리움의 뼈들이
710번 프리웨이에서 내려
플로렌스 길을 따라 내려오다
가필드 해안에 이르러 파도가 되었다
무중력의 일상이 파도가 될 수 있다니
전속력으로 밟아보는 엑셀레이터가 또한
해일의 속도일 수 있다니
십년 전에 떠났던 바다를
이국의 아스팔트에서 처음 듣던 날
몸 속의 갈매기들이 꺼억 꺼억 하늘로 날아 올랐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159 이슬이 내는 소리 장정자 2007.09.29 3
7158 명상 강성재 2007.09.29 12
7157 내부 수리 중 (2) 김영문 2007.09.29 6
7156 한낮의 산란 구자애 2007.09.29 4
» 아스팔트 바다 윤석훈 2007.09.29 6
7154 미얀마(버마)에도 햇볓이! 오영근 2007.09.30 4
7153 절벽 이성열 2007.09.30 3
7152 나뭇잎의 임종 이성열 2007.09.30 3
7151 타인의 축제 김영문 2007.09.30 743
7150 동백꽃 구자애 2007.10.01 4
7149 당신의 오바타임 나의 기쁨 김영교 2007.10.01 9
7148 일상 장정자 2007.10.02 7
7147 여림에 대하여 장정자 2007.10.02 5
7146 선택 고현혜(타냐) 2007.10.02 6
7145 통일문을 두드리는 대통령 오영근 2007.10.02 5
7144 나무/아내에게 윤석훈 2007.10.02 6
7143 落 照1 구자애 2007.10.02 7
7142 祝 死望-나는 내 永魂을 죽였다 James 2007.10.02 6
7141 청산에 살련다 강성재 2007.10.02 9
7140 시간을 죽이고 있는 남자 강성재 2007.10.02 8